월간 음악저널 6월호
한국 예술가곡의 자아를 담다 앨범 ‘더 코리안 아트송’
글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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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5년 조선 말기 미국 선교사를 통해 찬송가가 들어오면서 한국에서의 서양 음악이 처음 시작되었다. 이후 1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의 서양 음악은 급속도로 발전을 했다. 양질의 음악교육이 시작되었고, 젊은 연주자들이 해외 콩쿠르에서 부각을 나타냈다. 바이올리니스트나 피아니스트들이 유럽 무대에서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작품을 연주하며 큰 환호를 받고 테너나 바리톤이 유명 오페라 극장에서 베르디와 바그너의 오페라를 연기한다. 하지만 외국인이 우리 음악을 물어보면 우리가 대답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서양 음악이 우리 음악을 너무 많이 대체해버린 것이다. 가곡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 한국 가곡은 이탈리아 풍으로 과도하게 변해 한국적 요소를 잃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작곡가 이영조는 소프라노 이유라와 함께 우리나라의 전통 음악, 특히 전통 궁중음악보다는 민요와 같은 민속음악을 바탕으로 18곡으로 구성된 한국 예술가곡 앨범인 ‘더 코리안 아트송(The Korean Art Song)’을 이번 5월에 독일에서 발매했다. 발매 이후 독일 4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이 진행되며 한국에서는 6월 중 발매될 예정이다.
작곡가 이영조는 뮌헨국립음대에서 4년간, 시카고의 미국음악원에서 10년 간 유학생활을 하며 서양음악을 배우고 연구했다. 독일 유학생활을 하며 그는 독일 음악의 여러 특징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우선 대중음악이 강세를 보이는 미국과 달리 독일에서는 예술음악이 적극 추구되고 있다. 또한, 음악의 철학적 기능을 강조하며 음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러한 소리들을 나열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독일에서는 음악이 단순히 즐거움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신세계를 이끌어가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독일 음악의 이러한 특징과 형태이라는 그릇에 이영조는 우리의 노래, 가사, 그리고 감성 등을 이번 앨범에 담아냈다.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를 더 이상 서양만의 악기로 보지 않은 이영조는 전통악기로만 우리 음악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올린과 같은 악기로도 우리의 음악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일 음악의 특유 논리성을 통해서도 한국 예술가곡을 표현하려고 했다. 실제 그의 앨범에는 소프라노와 피아노, 그리고 호른이라는 서양 음악적 요소와 김소월이나 서정주의 시나 우리 전래민요가 함께 어우러지는 곡들이 한국 예술가곡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양 학문을 공부하는 사람에는 항상 다음과 같은 점을 고민하고 지낸다. 한국인인 내가 서양의 학문을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나의 학문은 어떤 정체성 위에 있는가? 이번 앨범 작업에 참여한 소프라노 이유라 역시 이와 유사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라이프치히 국립음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 한 그녀는 그 후 성악에 발군의 기량이 인정되어 다시 성악과 학사, 석사, 그리고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하여 드레스덴, 라이프치히, 빈, 베를린 등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했으며 현재 미국 시카고의 Leota Arts Management 사의 전속 가수로 세계무대에서 독창자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유라는 한국인이지만 철저히 서양 옷을 입고 서양 음악을 서양의 언어로 노래하고 연기하는 것에서 오는 음악적 자아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왔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 작곡가 이영조의 음악을 접하게 되며 자신 나름대로의 길 혹은 자아를 찾고자 이번 앨범에 참여하였다.
이영조의 이번 ‘더 코리안 아트송’ 앨범이 한국의 민속요소 위에 서양 음악논리와 연주형태가 융합되었느는 의미만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음악인들이 한국 가곡이 변해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이전까지 그 누구도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 이영조는 이번 앨범 발매를 통해 한국 예술가곡의 전환점을 마련했고, 한국 음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영조는 지금까지의 한국 음악교육이 국악과 서양음악을 너무 구분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교육 정책적으로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영조에게 음악은 다른 문화와는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바로 상상을 통한 무한한 가능성이다. 음악은 악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연주자가 표현을 하고 관객이 어떻게 감상하는지에 따라 여러 의미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다. 그리고 그 무한한 가능성은 단순히 음악이 한 곳에 머무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음악을 통해 만나고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만의 자아를 확고히 하는 것이다. 이영조는 이번 ‘더 코리안 아트송’ 앨범에서 한국 음악의 자아를 세계 관객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다.
작곡:이영조
노래:이유라
Yoora Lee-Hoff
성악가(쏘프라노, 바이올린)
연주:마이클 슈츠, Piano
연주:kahle, Horn
‘더 코리안 아트송’ 트랙리스트
01 엄마야 누나야 (김소월)
02 비단안개 (김소월)
03 다듬이 (이은상)
04 새야 새야 (전래민요)
05 새쫓기 노래 (전래민요)
06 별빛 (강나영)
07 달밤 (김남조)
08 한오백년 (전래민요)
09 옹헤야 (전래민요)
10 문경새재 아리랑 (전래민요)
11 경상도 아리랑 (전래민요)
12 정선 엮음 아리랑 (전래민요)
13 청산리 벽계수야 (황진이)
14 어져 내일이여 (황진이)
15 춘향 옥중가 (서정주)
16 보라, 세상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을 (성경)
17 시편 23편 (성경)
18 주는 참 포도나무요 (성경)
작곡가 이영조 / 소프라노 이유라 / 피아노 미햐엘 쉬체 / 호른 마리-루이제 칼레 / GENUIN classics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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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8 (화) 신은영 기자
선라이즈 선셋 음악회 출연 이유라 소프라노
시카고한마음교회가 마련한 ‘따스한 사랑을 전하는 선라이즈 선셋 콘서트’에 출연하기 위해 독일에서
시카고를 방문한 이유라<사진> 소프라노는 “어려운 남미 아동들을 돕는 좋은 취지의 음악회에 참석하게
돼 기쁘고 시카고지역 유명 성악가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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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이유라 목소리로 18곡 수록...'한국적 정서 찾기' 빛나는 열정 담겨
한국 전래민요의 새 발견···
작곡가 이영조 ‘더 코리안 아트송' 독일서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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