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치과를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고 아침부터 샤워하고 혹시 이를 뽑을지 모르니까 일찍 아침도 먹었다. 9시 30분에 진료를 시작하니까 시간에 맞춰서 예약해야 한다. 어제는 성탄절이라 휴진이다. 진료를 시작하는 시간에 병원으로 전화했다. 받지 않았다. 이상했다. 늘 머리를 시원하게 묶고 있는 예쁜 간호사 선생님이 친절하게 전화를 받는데. 간호사 선생님 얼굴이 아른거렸다. 잠시 뒤에 전화를 다시 걸어도 받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병원 진료 시간을 알아보니 목요일은 휴진이었다. 어제, 오늘 내가 왜 이럴까?
‘성탄절 즐겁게 보내고 오세요.’엊그제 농협 적금 만기일을 잘못 알고 가서 다시 돌아오는 일이 있었다. 오늘 은행 일부터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치과는 내일 가면 된다. ‘성탄절 잘 보내고 오셨어요?’ 농협 직원이 상냥하게 먼저 인사를 건넨다. 자주 보니 더 좋다고 하면서 나의 무안함을 덜어준다. 올해는 이자가 작년보다 적다. 다시 일 년 정기 적금을 들었다. 내년에는 더 금리가 낮아진다고 한다. 그냥 원금을 소중하게 지키고 싶은 내 마음을 알까?
오늘은 보험에서 중도금으로 건강 진단비를 준다고 한다. 오래전에 들었던 암보험인데 해약하고 다시 들으라고 주변에서 권하는데 나는 그냥 보험을 유지하고 있다. 오래전, 어려울 때 들었던 보험이다. 보험 하나가 없는 내가 걱정되어서 선배이자 스승이었던 선생님이 들어주신 것이다, 이제는 서로 연락도 없이 지내지만. 언제나 고마운 마음은 그대로다. 그 사랑을 지키고 싶어서다. 제자처럼 스승으로 때로는 형제처럼 나에게 너무도 많은 것을 베풀어준 선생님이다. 내가 동양학에 관심을 두게 된 것도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면서다.
중도금과 적금 이자로 오늘은 부자가 되었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소중하게 지키고 있다. 성탄절에는 언제나 산타에게 선물을 받는다. 새해에도 건강하고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고 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감사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용서하자’ 여고 시절 학교 교훈이다. 사랑하고 용서하면서 살아간다면 그 무엇이 두렵고 아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