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용품 등 농산물 수요가 늘어나는 구정(舊正)을 앞두고 수입농산물과 토종농산물의 식별요령을 총정리해 본다.
공식 통계상으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1~11월 67억달러어치(약 7조원)의 외국농산물을 수입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7%나 증가했다. 보따리상이나 밀수꾼들이 은밀히 들여온 농산물까지 합치면 수입량은 훨씬 더 늘어난다.
더욱이 이들 수입농산물은 대부분 국내에 반입되는 순간 ‘토종’으로 둔갑한다. 지난해 농림부가 적발한 수입농산물 원산지표시 위반업체는 5924곳(1~11월 누계치). 1곳당 평균 적발 물량이 19t에 달해 2003년보다 4배나 증가했다.
토종으로 둔갑한 수입농산물은 소비자에게 금전적 손실을 끼치는 것은 물론이고 식탁의 안전까지 위협한다.
수입농산물은 농약 등 유해물질 잔류량이 많고, 수입과정에서 변질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속여팔기에 대해서 정부도 감독을 강화해야 하겠지만 우선적으로 소비자들부터 ‘수입·토종 식별요령’을 숙지해
스스로를 방어할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농산물과 수입산 비교 전시회’ 행사를 기획한 농협 식품안전팀 김기훈 과장은 “일반인들이 육안으로
토종과 수입산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지만, 몇 가지 요령만 숙지하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예컨대,마른 고추의 경우 꼭지가 없고 몸통이 납작하게 눌린 고추는 100% 수입산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수입업자가 운송과정에서 무게와 부피를 줄이기 위해 불필요한 부분(꼭지)을 없애고 꽉꽉 눌러 담기 때문이다.
농산물에 흙이 묻어 있는지 여부도 토종과 수입산을 구별하는 포인트다. 당근·도라지 등 뿌리를 먹는
농산물의 경우 토종은 흙이 그대로 묻어 있는 반면 수입산은 깨끗이 세척돼 있다. 우리 정부가 외래 병해충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흙이
묻어 있는 수입 농산물은 통관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
향기와 소리로 구분하는 방법도 있다. 대추의 경우 토종은 달콤한 향내가, 수입산은 퀴퀴한 군내가 난다. 국산 호두는 흔들어도 소리가 안 나지만, 수입산은 속이 빈 경우가 많아 흔들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육안 식별에 자신이 없는 소비자는 간단한 구매요령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임재암 유통지도과장은 “가급적 대형유통업체를 통해 농산물을 구입하고, 원산지 표시
사항을 반드시 체크하기만 해도 ‘속을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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