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살아가는 공동주택 내에서 입주자대표회의와 부녀회 그리고 관리사무소가 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곳 우림푸른아파트는 입주자대표와 부녀회가 한 걸음씩 양보해 많은 부분을 관리사무소에 일임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다른 곳에서 흔히 일어나는 관리주체와 입주자 사이의 큰 잡음은 없는 편이다. 올해로 준공 7년째를 맞이하는 경기도 광주 우림푸른아파트는 지난해 경기도 공동주택 우수관리 단지로 선정됐으며 음식물쓰레기 시설 설치 및 투명한 관리비·회계관리 등 유지관리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우리 아파트는 기본에 충실하고 있다. 관리비 사용 및 회계 장부는 항상 투명하게 원칙을 지키고 있다. 나 또한 ‘관리사무소장’이라는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명예와 자긍심을 살려 입주민 화합과 공동체 문화 창달에 기여하고자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박성문 관리사무소장(주택관리사보 7회)은 당당하게 말한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 도입으로인간과 자연의 상생(相生)적 관계 모색
▲음식물 분해 소멸기
이 아파트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은 다른 지역의 아파트 관리직원들이 견학하러 올 정도로 관리가 매우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지난 2002년에 쓰레기 처리 시설이 처음 설치됐을 때는 가동률이 극히 미약했다. 입주민들의 관심 및 참여도가 미진했을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파트 단지 옆 공터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입주민들이 너무나 많았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공터 옆에서 쓰레기 투기 입주민을 감시하느라 하루를 그냥 흘려보낸 일도 부지기수였다”라고 박 관리사무소장은 당시를 회고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박 관리사무소장은 환경 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입주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의 장점 및 효과를 부각시키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금은 입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입에서 입으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이러한 자발적 분위기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내 집 처럼 내 가족 같이
박 관리사무소장이 처음 이곳에 부임했을 때 아파트 유지관리가 체계적으로 진척되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물론 어느 곳에든 관리주체와 입주민들 사이의 크고 작은 마찰은 항상 있게 마련이지만 박 관리사무소장은 이러한 잡음 하나라도 그냥 넘겨보지 않았다. 우선 박 관리사무소장은 모든 지출내역에 반드시 증빙서류를 첨부토록 했다.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투명하고 깨끗하게 관리비가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도록 그 과정을 세분화했다. 또한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된 법이 바뀌면 즉시 이를 채택해 앞서가는 관리자의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러한 변화들을 민감하게 생각하거나 지나치게 꼼꼼한 거 아니냐 반문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기존의 타성(他姓)에 머문 채 쉽게 변화할 수 없다. 나부터라도 우리 가족이 생활하는 집처럼 우리 가족의 내일을 설계하는 공간처럼 생각해야 했다”라고 박 관리사무소장은 그만의 관리 노하우를 전했다.
박 관리사무소장이 처음 부임하고 나서는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야근 횟수가 잦았다. 기존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살펴봐야 했고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다른 제반사항들까지 일일이 챙겨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항상 박 관리사무소장을 옆에서 응원해준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라원균 입대의 회장과 김화순 부녀회장이다. 박 관리사무소장은 이들에 대해 “야근하는 경우가 많은 우리들에게 수고한다며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주고, 직원들과 밥값이라도 하라며 챙겨주는 고마운 분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단지 입주민들을 대표해서 고마움을 전한 것뿐이라며 박 관리사무소장의 노력 덕분에 오늘과 같은 결실을 맺게 됐다고 공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