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부터 우리집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참고로 제가 살고있는 집은 70년대 새마을사업으로 지어진 이태리식 벽돌집입니다.
그래서 여름엔 찜질방이요... 겨울엔 냉동고이지요...
너무 오래된 집이어서인지 비만 오면 기와를 타고 천정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지붕 개량공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샤시도 새로 하기로 했습니다..
축하할 일이지요...
울엄마랑 저랑 그리도 원하던 바람막이사업이 진행되고 있는겁니다..
거기에 비만 오면 밤잠 설쳐가며 그릇을 받치지 않아도 될...ㅎㅎㅎ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제가...^^
그런데 이놈의 집구석 정말 너무너무 쉽게 지어놨더군요...
벽돌 놓고 몰탈한삽놓고 벽돌놓고.. 이랬으니 집이 안춥냐고요... 이랬으니 여름엔 안덥냐고요...
지붕은 세상에... 베니어판때기 한장씩 덮어놨으니...
건축에 건자도 모르는 저도 그렇게 집 지으라면 짓겠습니다요...ㅜㅜ
그러한 집인지라...
지붕공사한다고 아저씨들이 지붕을 타셨어요...
집 내부에서는 학교가네 출근하네 하면서 바삐 움직이고 있었지요...ㅋㅋ
그런데 울아부지...
"수호야~~ "하고 부르시더라구요..
수호(울막내입니다)
"할아버지가 박쥐 잡아왔다!!"
ㅋㅋ
이 삼형제맘 박쥐 살아있는 박쥐 첨 봤습니다...
아니 봤어도 그렇게 가까이 첨 봤습니다..
꼼짝도 안더라구요...
울아부지가 살아있는거 보여주시려 뒤집어두면 뒤집기만 할뿐 찍소리도 안내고 조용했어요...
그러다가 날개(?)를 펴보이니까 찍찍대대요... 박쥐 맞았습니다...
아 사진도 찍어뒀는데... 제가 지금 열람실 노트북으로 글을 올리다보니...
다음에 사진도 첨부할께요... 동영상이랑....ㅋㅋ
와우 신기했어요... 정말 꼼짝도 안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호기심(?) 발동한 이 삼형제맘 울아들 친구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저도 살아있는 박쥐를 본적이 없는데 애들은 오죽하겠어요...
더군다나 도시에 살고 있는 아이들인데...
그래서 아들운동화 상자에 화장지 서너장 깔고 박쥐를 담았습니다... 뚜껑까지 잘 덮어줬지요....(이게 화근이었어요...)
박쥐는 어두운걸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뚜껑 살포시 덮어주니 완전 박쥐세상이 된거지요...끙....
그렇게 무식한 엄마는 아이랑 손에 손잡고 박쥐상자를 들고 학교에 갔더랍니다..
이동중 차에서 박쥐가 마구 나온다길래(살포시 덮어둔 뚜껑사이로...) "뚜껑 꽉 덮어 버려!!" 했어요...
그리고는 교실앞 복도도착...
울수호 친구들이 그게 뭐예요?? 라고 묻습니다..
울수호 하는말.. "박쥐다!!"
울수호한테 "수호야 오늘만 박쥐랑 친구하자.. 저녁에 뚜껑 열어두면 박쥐가 집 찾아 갈거니까 그때까지만 친구하자!!"했거든요...
그래서 수호가 기분이 엄청 좋았었답니다...
초등학교 1학년애들이 얼마나 신기했겠어요...
난리났지요...
손가락으로 살짝 만져보는 아이... 상자를 살았나 죽었나확인하려 툭툭 치는 아이...꼽발딛고 서서 보는 아이...
그때까지도 박쥐는 눈이 부셔서인지 얌전히 있었습니다..
상자에 담아서 애들 선생님께 드리고 오려 했는데...
여자선생님이어서 그런지 싫어하시더라구요...
혹시 싫어하실까봐 선생님 기다리고 있었는데... 역쉬...;;;
선생님께 허락받고 수호랑 수호 친구들만 복도로 나와서 관찰(?)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박쥐가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상자를 기어 나오고...
상자밖으로 나오길래 상자 뚜껑으로 다시 상자속으로 넣어주고...
그래도 다시 나오더니...
헉!!!!
박쥐가 날아버렸어요!!!!
복도를 자유자재로...
저랑 수호랑 열심히 쫓아갔지만...
헉!!!!
잡을수가 없었어요...
복도를 너댓번 왕복하더니...
헉!!!!
2층으로 날아가버렸어요!!!
헉!!!!
삼형제맘 박쥐 쫓다가 울어버리고 말았답니다...
ㅜㅜ
그런 소란 피우려고 가져갔던게 아닌데...
애들 관찰시키려고 가져갔던건데...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온몸의 털이 곤두섭니다...
출근땜에 아부지께 전화드렸어요...
"아빠 박쥐가 마구 날아다녀요!!!"
빗자루들고 오신 울아부지 박쥐잡으러 올라가시고 저는 출근했습니다...
"아빠 박쥐 어떡하셨어요??"
"2층에서 잘~~~ 날아다니더니 또 3층으로 가더라!!""
헉!!!!
"3층가서 찾아보니까 잘 날아다니다가 빗자루로 한대 맞은거 같았는데 날아다니다가 어디로 숨어브렀는가 안보이더라..."
헉!!!
지금 이시간 광주산정초등학교 건물에는 그 날 그 박쥐가 복도를 배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ㅋㅋ
근데 박쥐 참 못생겼더군요...
이렇게 못생긴 동물도 있구나... 했어요...
근데요...
날아다니는 모습은 뭐랄까...
새하고는 다르고... 날개(?)의 모습이 멋지더군요...
ㅋㅋㅋ
배트맨 그 모양 있자나요... 진짜 멋지던데...
삼형제맘의 똘끼가 초등학교 1학년생들 30여명에게 좋은(??) 관찰거리를 제공한거죠??
이상 삼형제맘의 박쥐날다!!였슴당...에효....
공부하느라 스트레스 왕창이신분들 이글 보고 한번 웃으시라 하려구 창피함을 무릅쓰고 올립니다..
사실 제가 스트레스 왕창이거든요...
그래도 여러분들 화이팅요!! 열공모드~~~~ *^^*
저를 울렸던 그 녀석입니다..
학교에서의 소동은 언제 못찍었네요...ㅋㅋ
첫댓글 전 어렸을 때 방으로 박쥐가 날라 들어온 적도 있었는걸요??... 무서울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면 귀엽기도 하지만... 날개쪽에 기생충이 그렇게 많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 만지지 않는게 가장 좋다는...^^
전 이번 겨울 강원도 여행할 때 고씨동굴에서 거꾸로 매달려 겨울잠 자고 있는 박쥐 첨으로 봤었는 데 자세히 얼굴까진 보진 못했구요.... 좋은 경험하셨네요.. 학교에선 난리도 아니였겠네요..ㅋㅋㅋ 저도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입니다... 재미난 글 감사합니다. 삼형제맘님 힘내시고 열공 화이팅!!!
ㅋㅋㅋ 함 신나게 웃었습니다.
ㅎㅎㅎ~글 쓰시는 솜씨가 범상합니다.
기술사 공불 많이해서 그런가요?
박쥐가 날아다니는 광경을 넘 잘 쓰셔서 그 광경이 눈앞에 훤히 그려집니다.~~^^*
넘 재미있게... 실감나게... 읽었네요! ㅎㅎ~
저도 어렸을때 국민학교(예전에는 이렇게 불렀죠! ^^v) 오래된 건물과 나무 사이에서 간간이 날아다니던 박쥐의 모습을 본 게... 그게 마지막인거 같으니 벌써 수십년... --"
고생은 좀 하셨지만 분명 수호에게도, 수호의 친구들에게도 잊지못할 추억거리가 될 거에요~
오오 이놈이 그놈이군요.
날짐승 중의 유일한 포유동물이랍니다. 그런데 역시 박쥐는 날개를 펴야 제대로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