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光陽市)는 전라남도 남동부에 있는 시. 동쪽의 섬진강을 경계로 하동군과 도계를 이루고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도 초반, 금호동에 세계최대의 광양제철소가 들어선 이후 공업도시로 성장하였다. 태인동의 산업단지와 도이동의 광양항이 설립되면서 산업도시로 자리 잡은 인구 약 150,000명의 도시이다. 동쪽의 하동군과 서쪽의 순천시, 남쪽의 광양만과 북쪽은 구례군이 인접하고 있다.
남파랑 48
일시 : 2022.11.2.(수) 오전
코스 : 진월초등학교 앞-섬진강 휴게소-거북등터널-섬진교 동단-하동시장
이른 새벽, 숙소인 지리산온천모텔을 나선다. 어둠 속에 뿌옇게 드러나는 섬진강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물안개는 강을 덮고 강은 멀리 지리산을 품고 있는 듯하다. 4차선으로 잘 확장되어 아름다운 백리 벚꽃 옛길의 정취는 사라졌어도 악양 너른 들판, 부춘마을 골짜기, 지리산과 함께하는 물가의 동쪽 하동은 늘 그대로이다. 그대로이기에 더더욱 내력 있는 고장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하동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하는 광양행 54번 버스는 섬진교를 건너서 광양매화길로 들어서면서부터 진월로 향하는 손님들이 타기 시작한다. 초로의 노인들뿐이다. 창이 큰 모자에 수건을 둘렀다. 백팩을 메고 운동화차림이다. 이들이 내린 곳은 망덕포구 주변이다. 모두 일용의 농삿일에 투입되는 모양이다. 몸이 성한 이가 없이 허리를 구부리며 걸어가는 행렬이 못내 안타깝다.
망덕민속마을을 출발한 48코스는 하동 섬진교 동단에 이르는 역코스이다. 멀리 광양만을 뒤로 하고 제법 쌀쌀해진 강바람을 맞는다. 고속도로 섬진강휴게소를 지나면 영호남의 구분의 상징인 섬진교 아래를 건넌다. 이 코스는 국토순례 자전거 길과 함께하는 구간이 대부분이다. 오르막이 없는 평탄한 코스가 가장 큰 특징이다. 47코스의 맞은 편 광양지역만 다를 뿐이다. 어제 걸었던 조개섬, 하동재첩특화마을, 하동포구를 조망하며 걷는 내내 맑고 푸른 가을하늘과 섬진강물결과 바람과 사람이 길벗하는 기쁨을 누린다. 오염되지 않은 섬진강의 고마움도 느낀다.
남파랑 49
일시 : 2022. 11. 7(월) 오전
코스 : 광양시 중동근린공원-금호동 금섬둘레길-광양제철소-섬진강 뱃길 시원지 도촌마을-배알도 공원-망덕포구 정병욱 가옥
삶에서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할 때는 무조건 떠나야 했다. 상시 준비된 배낭과 준비물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떠나면 되는 나만의 남파랑 도반인 것이다.
오늘은 광양시 중동근린공원에 주차했다. 제철 산업도시로 탄생한 신광양 금호동의 광양제철소를 거친다. 잘 정비되고 새로이 탄생한 금호동의 ’금섬해안길‘에는 트레킹을 즐기는 주민들이 붐빈다. 대학 캠퍼스를 능가할 광양제철중학교의 우수한 시설과 규모는 청소년 교육의 미래를 보는 듯하다. 조경과 자연의 조화로 잘 정비된 ’백운둘레길‘에는 단풍이 곱게 고이 물들어 파아란 하늘과 푸른빛과 조화를 이룬다. 내 마음도 푸른 가을하늘이 된다.
태인(太仁) 도의촌 사람들이 수산물을 채취하여 하동과 구례로 뱃길을 이용하여 활발한 교역을 벌였던 ’섬진강 뱃길 시원지‘를 그 옛날의 황포돛대를 떠올리며 섬진강 상류로 향한다. 배알도 해맞이 공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곧바로 망덕포구에 이른다. 이곳은 시인 윤동주의 유고를 보존함으로써 마침내 윤동주의 시가 빛을 발하게 했던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등록문화재 제341호)이 있다. 2022년은 정병욱 박사 탄생 100주년이다. 각종 문학행사가 이곳에서 진행 중이다.
남파랑 50
일시 : 2022. 11. 7(월) 오후
코스 : 중동근린공원-구봉산 임도-사곡저수지-사라실예술촌-광양5일장-광양터미널
넓적한 남도수제비와 소맥으로 정비한 나는 또 다른 고행(?)길로 들어선다. 구봉산 임도를 거쳐 구 광양군 광양읍 광양터미널에 이르는 18km 구간이다. 구봉산에서 바라보는 광양항과 제철소, 그리고 이순신 대교를 조망하면서 걷는 임도 내내 오후의 햇살은 기울기 시작한다. 동광양의 번화함과 새로움에 비해 구봉산을 넘으면 농촌마을로 상징되는 평야가 펼쳐진다. 낙후된 농촌마을과 구 도심 광양읍의 5일장을 만나고 광양터미널에 이른다.
남파랑 51
일시 : 2022. 11. 8(화) 오전
코스 : 광양터미널-해창마을-충무사-순천왜성-율촌국가산업단지-여수시 율촌파출소
이번 코스는 구 광양(광양읍)의 월평마을과 해창의 너른 들판을 지나 역사의 길, 충무사와 순천왜성을 만난다. 남도 어디에나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이 얽히지 않은 곳이 없다,
충무사(忠武祠)는 임진왜란 때 국가를 위기에서 구한 충무공 이순신, 충장공 정운, 송희립 장군을 모신 사당이다. 1984년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48호로 지정되어 있다.
순천왜성은 충무사와 불과 300미터 남짓 거리에 있다. 정유재란(1597년) 당시 육전에서 패퇴한 왜군이 호남을 공략하기 위한 전진기지 겸 최후방어기지로 삼기 위해 3개월간 쌓은 토석성으로 왜장 소서행장이 이끈 1만 4천여 명의 왜병이 주둔하여 조·명연합군과 두 차례에 격전을벌였던 곳으로 남해안 26왜성 중 유일하게 한 곳만 남아 있다.
이곳을 지나면 국가산업단지인 율촌산업단지가 나온다. 현대제철은 물론 각종 기간산업을 위한 공단에서 뿜어 나오는 뿌연 연기를 보며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산업을 생각하게 한다. 순천의 산단을 지나면 여수시 율촌면 소재지가 나오고 율촌파출소가 오늘의 종점이 된다.
첫댓글 지리산온천모텔에서 1박 했던 기억도 새록새록 ..
사진 속에 있는 고라니처럼 달리던 시절이 있었는데..
광양 !!
사진을 보면서 이 좋은 가을 날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음엔 1박 2일 정도는 함께 하고 싶습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허해원 선생님의 남파랑길 대장정을 응원합니다. 11월 5일(토)에는 사직보조경기장서 열렸던 육상 챌린지대회 행사 요원으로 나오셔서 대회 현장에서 뵈었는데 주말을 보내고 또 월,화 주중에 남해안으로 도보여행을 나셔섰네요. 제 고향 하동 구간을 지나 섬진강을 건너면서 52구간까지 진행하셨으니 절반의 거리를 넘어서신 것 같습니다. 섬진강마라톤대회에서 가야지 회원님들과 함께 달렸던 하동 포구 80리길이 반갑고, 10여년 전 호남정맥을 종주하며 마지막 구간 도착지점으로 내려서 23차의 산행을 함께했던 산악회 회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던 옛날이 생각납니다. 백두대간과 9정맥을 종주하느라 20여년 등산에 홀딱 빠져 청춘을 보내던 황홀한 시절이었습니다. 이제는 고행의 산행을 내려놓고 기복이 적은 평탄한 길로 발걸음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꿈꾸며 실행하다가 잠시 중단하고 있는 거사를 허해원 선생님이 실행하고 계시니 동반자 의식도 생기고 차후의 도전에 좋은 정보와 자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길걷기를 하시면서 찍은 사진도 기록물로 수작이고, 도보 과정과 감상을 전하는 글도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도기정 샘도 눈이 휘둥그래졌을 추수가 끝난 가을 들판을 질주하는 살찐 고라니 사진을
보니 마치 고구려 벽화의 수렵도 속의 사슴을 보는 것 같습니다. 허선생님의 시야에 들어왔다가 사라진 이 고라니는 고구려의 무사(사냥꾼)에게 쫒기는 사냥깜이 아니니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허해원 샘도 남파랑길 대장정이 완성될 때까지 전라도 광양의 월평과 해창 마을의 들판을 지나며 조우했던 한 마리 고라니처럼 힘찬 걸음으로 도보여행을 즐기시고, 또 무사히 가족품으로 돌아간 고라니처럼 매 구간마다 안전하게 도보를 마치고 무사히 가족품으로 귀환하시기 바랍니다. 바람처럼 가볍게 김삿갓처럼 미지의 길을 찾아 나서는 낭만자객 허선생님의 장도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