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고향집 앞뜰, 아우가 가꾼 백화등과 인동초의 향기가 진동하더니 서울까지 따라온듯
코끝에 여운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저런 꽃들이 가득한 그 뜰에 곱디 고운 어머니의
젊은 시절이 그대로 배어있는 것 같아 더 아름답고 따뜻했구요. 눈내린 설악과 30도를
넘긴 대구의 여름이 뒤엉킨 채 무언의 시위를 벌이는 5월의 봄날이 마음을 짠하게 하는 즈음입니다.
불확실과 예측불가함이 삶을 파고드니 멋대로 살아온 우리네 지난 삶에 대한 작은 회한이 꿈틀댑니다.
소중하고 눈부신 우리의 자연이 계속 곁에 머물도록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나가야지요.
저물어가는 봄날, 새롭게 시작하는 한 주, 즐겁고 힘차게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오늘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는 소만인데 8월의 크리스마스 대신
5월의 크리스마스인가요? 부처님 오신날 설악에 흰눈이 내렸다는 소식입니다.
4월도 아닌 5월에 화이트 부처님 오신날이라니요. 경계가 무너지면서 하나로 되어가는 세상에,
계절마저 구분이 사라질까봐 적이 염려스럽습니다.
광속도의 변화가 일상이 되어가는 시절, 건강도 삶도 잘 챙기시길 안부로 여쭙니다.
스승의 날이자 부처님 오신 날, 안산 농장에 모임 지인들과 소풍을 다녀와서 정토회에 함께 했습니다.
스승인 법륜스님과 정토회 가족들, 세상을 위해 애쓰는 이웃종교 지도자 및 사회 인사들과 법회를
봉행하고 이 땅에 부처님의 오심을 축하하고 거룩한 뜻을 기렸습니다. 한반도와 지구촌에 진정한
평화와 행복이 깃들기를 염원하는 마음들이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구요. 자유와 생명의
존귀함, 지속가능한 평화와 행복이 가득한 세상이 오기를 진정으로 바라봅니다.
금요일과 주말에는 2주년을 맞은 아버지 기일로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산천은 의구한데 뵐 수
없는 아버지를 생각하니 마음에 헛헛함이 몰려왔구요. 가끔씩 울어대는 뻐꾸기와 산비둘기의 소리에
그리움이 더욱 아득해졌구요. 그래도 강녕하신 어머니, 무탈히 살아가는 형제,자매들과 가족들이 있어
얼마나 다행스럽고 고마운지요. 부디 앞으로도 쭈욱 이런 삶들이 이어지길 기원해봅니다.
주말은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상징인 광주민주화운동 44주년이었습니다. 아직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미완이고, 민주주의가 뒷걸음질치고 있는 현실에서 여전히 진행중인 우리의 광주를
애닯게 바라보니 마음 한켠이 아려옴을 어찌 할 수가 없습니다. 빛고을 광주정신이 우리의 삶과
역사속에 도도하게 살아움직여 평화와 정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구심점이 되길 바라보구요.
휴일 오후엔 천호동에서 13년 넘게 독서모임을 꾸준하게 해오고 있는 특별한 분들과 행발모 10년을
기록한 '우리는 왜 걷는가' 책에 대한 미니 특강과 차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꾸준한 인연가꿈의
비결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배려와 존중의 정신이라고 내 마음대로 결론지어보았구요.
세상엔 멋진 분들이 참 많습니다.
나의 작은 꿈에 깨어있는 삶,
보다 너그럽고 크고 열린 마음,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고향'하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어머니'하면 고향이 생각난다.
어머니가 고향이다. - 허동인(시인)
2024. 5. 20
아름다운 옥수동에서,
대한민국 행복디자이너, 咸悅/德藏 김 재 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