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 월정 강대실
저 높은 산 멧부리
아스라한 벼랑 끝에, 덩그맣게
이내 목마른 영혼 내려놓을 수 있다면
울컥울컥 피 울음 토악질해
그 서글픔 온 산에 저렇게
영롱한 꽃등으로 피워 내걸고
나무들처럼 기도로 계절을 영접하고
칼바람 진눈개비, 의젓이 언 강을 건너
청청한 사랑 한 아름 안으련만
돌아보면 지금은,
사랑도 미움도 그리움도 한없이 덧없고
기다란 그림자 찬란히 서러운 늦은 오후
가을빛 속 또 다른 빛이 되어
어느덧 다 타고 부지깽이만큼 남은 여정
절름절름 산을 넘어서라도 마쳐야 하리.
첫댓글 희끗희끗한
뒷머리의 남자분 이미지가
더 없이
여유롭게 보여집니다..
저도 곧잘
의자에 앉은 남자분들의
뒷모습을 훔처 오는 데
글과 잘 어울려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더는 조용히 인생을 더듬으며
조락의 문턱을 넘고 싶은
욕망입니다
평안한 휴일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