葵花(규화) 해바라기 李滉(이황)
物物誰非天地精
물물수비천지정
憐渠偏得一團誠
연거편득일단성
莫嫌近日連陰雨
막혐근일연음우
唯向高高盡意傾
유향고고진의경
어느 물인들 천지의 정기 받지 않으랴만
어여뻐라, 너는 유독한 덩어리의 성(誠)을 얻었구나!
요즘 들어 연일 내리는 장맛비 싫다 말고
오직 높고 높이 향함에 마음 다하거라
◊. 태양을 사랑한 요정의 전설
옛날 그리스에 클리티에라는 아름다운 물의 요정이 살고 있었어요.
그녀는 매일 하늘을 가로지르며 빛을 비추는 태양의 신 아폴론을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클리티에는 아폴론의 마음을 얻고 싶었지만, 아폴론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지요. 9일 동안의 기다림 오직 아폴론만 바라보던 클리티에는 음식을 먹는 것도, 마시는 것도 잊은 채 차가운 땅 위에 앉아 밤낮으로 하늘만 바라보았습니다.
그녀의 눈물은 이슬이 되었고, 밤에는 차가운 달빛을 맞으며 아폴론이 다시 떠오르기만을 기다렸어요.
꽃이 된 요정 매일 아침 태양이 동쪽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질 때까지,
그녀의 고개는 오직 태양을 향해 움직였다.
그렇게 9일이 지나자, 그녀의 발은 땅속에 뿌리를 내렸고, 얼굴은 황금빛 꽃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이 꽃이 바로 태양을 사랑해 늘 한 곳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 해바라기의 꽃말
해바라기는 ‘일편단심’, 기다림 ‘당신만을 바라봅니다’,
한결같은 마음을 보여주는 애틋한 이야기다.
◈. 向日葵花(향일규화) 해바기 金馹孫(김일손)
一丈名花解殿春
일장명화해전춘
梢頭緗萼倚墻垠
초두상악의장은
奸臣衛足倭焉用
간신위족왜언용
烈士傾心位可親
열사경심위가친
鵝畢初勻誇點額
아필초균과점액
犀瓠半露見開脣
서호반로견개순
知渠向日元天性
지거향일원천성
愧殺千秋背主人
괴살천추배주인
한 길 남짓한 이름난 꽃
가는 봄을 알아서
줄기 끝 노란 송이
담장에 기대었네.
발 싸주는 간신들
아첨을 어디 쓰랴.
마음 바친 열사들
그 의리는 친할 만해.
꽃무리 퍼지자
고개 숙임 자랑스럽고
씨앗이 반 쯤 보여
입술을 여네.
알겠노라, 해바라기야.
당신은 해만 바라보고 사는 것이
천성이어서
주인을 배반한 자를
천추토록 부끄럽게 하는 줄을.
해바라기는 일편단심 一片丹心, 임금에 대한 신하의 절개와 충성을 상징하는 꽃이다. 김일손의 시는 해바라기 신하도 충신과 간신을 구분한다.
해바라기는 꽃 모양이 잡히면 고개를 숙인다. 이는 겸양이다. 또한 씨앗을 반쯤 벌려 입술을 보인다. 이 모습은 말을 아낀다는 뜻이다. 이런 겸손과 과묵이 충신의 모습이다. 이런 모습으로 해바라기는 해만 바라보고 충성한다. 그런데 충신인척 하다가 배반하는 간신이 있기 마련이다. 진짜 충신이 있음으로 주인을 배반한 자는 역사에 천추토록 부끄럽게 된다.
한편,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은 단종 임금을 변절한 가짜 충신에 대한 경고다.
金馹孫(김일손·1464~1498) : 자는 계운(季雲). 호는 탁영(濯纓). 김해(金海) 사람, 성종 때 문과에 급제. 벼슬은 헌납(獻納). 무오사화(戊午士禍) 때 화를 입음. 도승지(都承旨)에 추증되다. <편집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