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 전에 들어본 용어입니다. 물론 1호선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 지하로 들어설 때 안내 방송에서 전류 흐름을 바꾼다는 안내를 해주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냥 그런가보다, 잠깐 실내등이 나갔다가 들어오는가 보다 하는 정도로 알고 지나왔습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구체적으로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내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거 모른다고 생활에 불편함은 없습니다. 수년 동안 들었어도 모르는 일이었지요. 지금도 모릅니다. 막연히 전류 흐름 방식을 바꾼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무엇으로 하든 잘만 달리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잘 아는 발명왕 에디슨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맞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에디슨과 버금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어쩌면 서로 경쟁하는 이야기입니다. 옛날 교과서에서 배운 에디슨과 위인전에서 읽었던 에디슨 이야기와는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화책과 역사책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한 사람의 위대함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그 위대한 인물이 부딪친 현실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만 번의 실패를 딛고 이루어내는 성공, 그 불굴의 정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이야기가 담겨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과학자가 노력하여 발명을 해도, 그 사람 역시 먹고살아야 합니다. 인간사가 그러하듯 모든 것이 돈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새것을 기다렸다가 돈을 만들려는 사업가가 있게 마련입니다. 사업성을 따져야 합니다. 비슷한 경쟁자가 있다면 어느 쪽이 성공과 이득을 더 가져다줄 수 있는지 따져야 합니다. 새로운 것을 발명하여 우리네 삶에 편리함과 유용함을 끼쳐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위해 연구개발을 후원해주어야 하는 투자자가 있어야 합니다. 무엇을 보고 돈을 대주겠습니까? 돈이 될 만한 기대가 있어야 하고 그만큼 확실한 희망이 있어야 합니다. 이쪽과 저쪽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구도 좋고 개발이나 발명도 좋지만 돈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도 나서지 않을 것입니다.
누가 무엇을 새롭게 만든다는 소식이 들어오면 우리 쪽에서도 그보다 나은 것을 더 빨리 만들어내야 합니다. 사업이라는 것도 경쟁이고 전쟁입니다. 그러니 상대방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도 필요합니다. 얽히고설키다보면 서로를 경계하고 다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말은 선의의 경쟁이지만 사업가로서는 목숨을 건 전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에디슨은 보다 그릇이 큰 사람이로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포기할 것, 양보할 것은 아귀다툼하지 않고 넘어갑니다. 얼마든지 다른 것으로 경쟁할 자신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대단한 아이디어맨입니다. 천성적으로 발명왕입니다. 그러면서 도 도량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재가 그러하듯 좀 외골수이기도 합니다. 함께 일하던 ‘테슬라’를 쫓아낸 것이 그 예입니다. 그의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테슬라는 또 다른 천재이기도 합니다. 남들보다 앞서 생각하고 차원이 다른 것을 구상합니다. 사실 직류와 교류에서 두 사람은 갈라섭니다. 처음에는 약점이 부각되지만 일단은 사업성에서 승리하면 이기는 것입니다. 돈이 되어야 진행이 될 테니 말이지요. 그 점에서 에디슨이 밀리기도 하지만 참으로 묘한 것은 사람들이 에디슨에게는 사인을 요구해도 테슬라에게는 하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인지도에 있어서 에디슨이 앞서 있습니다. 비록 사업에서 밀려나도, 좀 과장해서 에디슨이 쪽박을 찬다 해도 사람들은 에디슨의 사인을 받으려 한다는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사람을 해치는 기구를 만드는 데는 발명도 참여도 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의 약점을 지적하는 마당에서 그것이 사형기구를 만들게 되는 단초가 됩니다. 전기의자, 획기적인 사형집행 기구입니다. 그것은 에디슨의 신념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결과물입니다. 우리의 신념이나 목적과는 전혀 다르게 결과물이 등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컨대 다이너마이트를 살상무기로 사용하려고 발명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뛰어난 전쟁 무기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기의자를 본 에디슨은 그야말로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그저 건전지는 직류전기를 사용하는 것이고 일반 가정에서는 교류전기를 사용한다는 정도나 알 뿐, 그것이 왜 그래야 하는지 어떤 차이를 만드는 것인지,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등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까막눈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도 이 전기 용어들 때문에 난해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대하는 태도들이 각기 다릅니다. 무엇보다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도 먹고사는 문제, 이 기본문제는 피할 수 없다는 단순진리를 새삼 깨닫습니다. 천재가 사업능력까지 가지고 있다면 금상첨화이겠다 싶습니다. 영화 ‘커런트 워(The Current War)’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감사합니다. ^&^
잘 보고 갑니다
^&^ 복된 주말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복된 날을 빕니다. ^&^
현실감있게 이해하기 쉽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