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옛날 이야기를 하나 할까 합니다.
아주 먼 옛날..... (대략 호랑이님께서 금연에 실패했던 그 시절...)
먼먼 바다 깊은 곳, 외딴 조그만 바위섬에... 외눈박이 물고기-비목-들이 살고 있었어요..
그 고기들은 태어날때 부터 눈이 한쪽 뿐이 없었습니다...
왼쪽에 혹은 오른쪽에 하나의 눈만을 갖고 태어나죠...
그래서 그 비목들은 반대쪽 눈을 가진 다른 한마리와 짝을 맺고 평생을 함께 다녔습니다...
일생 동안 단 한번의 산란을하는 그들은 종족을 많이 퍼트릴수가 없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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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 별로 안 좋은 일은 늘 이렇게 시작을 하죠^^ -
그만 그 고기들이 어부가 쳐 놓은 그물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그 "비목"들의 존재는 세상에 전해 지게 됐습니다.
또 그렇게 그들의 비극은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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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혹은 인간들..)은 늘 새로운 이야기 꺼리를 찾는 이상한 습성이 있는 족속들이라....
곧 그들 비목의 이야기는 세간에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비목을 잡기 위해서 노력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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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이 고향이던 그 비목들은 하나 둘 큰 수족관에 전시가 되고...
또 더러는 많은 실습실, 실험실로 팔려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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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선천적으로 파괴본능을 갖고 태어난다죠??
들녁에, 길가에 피어 있는 꽃을 보면 그냥 꺽고 싶고...
하얗게 쌓여 있는 눈밭을 보면 꼭 밟아 보고 싶어지고...
누군가 쌓아 놓은 돌탑을 보면 쓰러뜨려 보고 싶고....
그런 작은 욕심까지도 타고난 파괴본능의 표출이라고 하더군요.
혹시 자신도 그런 증상이 없는지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보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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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실에 잡혀온 비목들은 여러 가지 실험의 대상이 됐습니다...
사람들은 두마리 물고기를 큰수족관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았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두마리 물고기는 서로를 금방 찾아 가더랍니다...
마치 자석에 끌리듯.. 아니면 상대방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나 있다는듯...
사람들은 두마리를 각각 다른 수족관에 넣어 보았습니다...
비목들은 자신의 반쪽이 자신과는 같은 물 안에 없음을 알았을까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먹이를 줘도 먹지 않고 그렇게 굶어 죽더랍니다....
좁은 공간안에 여러 마리의 비목들을 썩어 놓았습니다...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짝을 찾았고 다른 물고기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답니다..
이런 일련의 실험을 하면서 사람들의 해석은 여러가지 였습니다...
필요에 의해서 어쩔수 없이 붙어 다니는 것이다....
사냥과 천적으로 부터 도망가기 위한 편법이다....
혹은 멍청한 고기들이다....
돌연변이들의 이상한 번식이다....
더러 시인들은 그들의 모습을 진정한 사랑이라고 적기도 했고....
어떤 사람은 양식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려 했습니다...
그렇게 비목들은 우리들 곁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또 그러던 어느날.... - 물론 또 안 좋은 일이 벌어 집니다.... -
좀더 잔인해 보기로 한 인간들은....
두마리의 비목을 잡고서 다른 한마리가 보는 앞에서 그 짝을 죽여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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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남은 외눈박이 물고기 한마리는 어떻게 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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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됐을까요?? 한번 상상해 보세요.. ^^
한가지 주의 할점.. 너무 쉽게 상상하지는 마세요..(같이 죽는다던가..뭐 이런 쉬운 결론)
저는 제 상상력과 감성이 이렇게 매말라 버렸는지 새삼 깨달아야 했으니까....
살아남은 외눈박이 물고기는...
자신의 반쪽이 죽는걸 지켜보며 그렇게 살아 남은 외눈박이 물고기는...
이젠 더 이상 누군가에게 의지할수 없다는걸 깨달은 까닭일까요..
아니면..
죽으면서도 자신의 죽음보다 혼자 남게 될 자신의 짝에 대한 염려일까요...
살아남은 외눈박이 물고기는 반대쪽에 없었던 눈 하나가 생겨난답니다.
자신의 반쪽이 죽은후에.. 두눈박이 정상의 물고기가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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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을까요??
처음부터 두눈을 다 가진 정상의 물고기라면 그렇게 안타까운 사연도 없었을것을...
하긴..
처음부터 "두눈"이었더라면 그렇게 애절한 사랑을 못했을수도 있겠네요....
이제 정상이된 두눈박이 물고기 비목은 그렇게 유유히 바다 속으로 사자져 버렸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죽은 비목이 살아 남아 있을 비목을 걱정해서 마지막 선물을 주고간게 아닐까요??
이젠 더 이상 필요 없어진 자신의 반대쪽 눈을...
아니면....
살아남은 비목이 끝까지 사랑을 지키면서 살아가기 위한 다짐으로 스스로 또 하나의 눈을 만들어 내는건 아닐까요.
자신의 짝이 없어진 후 결국 같이 죽게 된다거나 혹은 다른 짝을 찾아야 한다면...
그건 좀 애절한 사랑이라고 하기엔 2% 부족할 것 같습니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詩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첫댓글 하나는 외로워 둘이랍니다 ~ 싯구절이 생각납니다.... 열심히 사랑합니다...
그럼난 외눈박이 코알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