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아니 그동안 가끔 치통을 유발했던 원인을 해결했다. 그동안에는 며칠 불편하다가 컨디션이 좋아지면 수그러들어서 그럭저럭 견디면서 지내왔다.
최근 들어 음식을 씹는데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거의 씹지를 못할 지경이었다. 그동안 써 왔던 글을 다음 카페에 올리는 작업을 며칠 했는데 그때 마우스를 사용하는 오른손을 많이 써서 그런가 하고 혼자 생각했다. 아무튼 예전하고는 분명히 달랐다. 오른쪽 맨 뒤에 어금니인지 사랑니인지 끝에 금으로 씌운 것인데 오래전에 한 기억이 난다. 혀로 건드려보니 많이 흔들렸다.
어제는 내가 다니는 치과가 휴진이어서 진통제를 먹어가면서 견뎠다. 그렇지만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서 우울하고 기분도 다운이 되어서 영천 보현산을 놀러 갔는데 기분이 나지 않았다.
아침 일찍 병원에 전화했다. 당일 예악은 힘들고 오래 기다리지 않을 수 있는 시간을 예약해 준다고 한다. 오전 11쯤에 나오면 상황을 보고 진료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오늘따라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서 조금 걱정은 되었지만 그렇다고 택시를 타고 갈 거리는 아니고 버스도 근처에 가는 것이 없다. 늘 산책하러 나가는 곳이라 운동 삼아서 걸어서 다녀왔다. 생각보다 그렇게 춥지는 않아서 마스크로 바람을 막고 목도리도 두르고 산책 삼아 걸었다. 어차피 원인을 제거해야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틀 쉬고 나서 그런지 병원에 환자가 많았다.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책꽂이에 꽂힌 책을 둘러보았다.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적은 책이다. 올 때마다 원장님의 취향이 궁금했다. 역사 만화책이 진열 이 된 병원은 드물다. 눈에 들어오는 책을 가져와서 재미있게 읽었다. 한 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드디어 이를 뽑았다. 잇몸이 많이 부었다고 양치질을 더 자주 하라고 하는데 얼마나 더 자주 할까? 이가 닳겠다고 식구들은 놀리는데 말이다. 올바른 양치질을 못 하고 있는 건지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마취할 때 기분은 묘하다. 기분 나쁘게 아프다. 그래도 손을 꼭 모으고 참아야 한다. 이를 뽑는 것은 순간이다. 순간적으로 뽑아낸다. 거즈를 꼭 물고 몇 시간을 있어야 한다. 마취가 풀리니 가벼운 통증이 왔다. 올 때도 걸어서 왔다. 가볍게 산책하면서 왔다. 세 시간 정도 거즈를 물고 있었다. 겁이 났다. 사람은 피를 보면 두렵다. 약을 먹어야 하니까 거즈를 빼고 얼른 약을 먹었다. 생각보다 피가 많이 보이지 않아서 안도했다.
그 후로 한 시간 넘게 더 물고 있었다. 어차피 점심은 거르기로 했다. 한 해를 보내면서 마무리했다. 금니라고 다시 돌려주었다. 생각보다 이빨의 크기가 커서 놀랬다. 너무 수고한 어금니가 고마웠다. 저녁에는 가볍게 죽을 먹어야겠다, 내일 소독하러 한 번 더 가야 한다. 이제는 잇몸에 좋은 약을 사 먹으면서 관리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