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딸은 외부에서 보기에는 동질적이며 매우 친밀한듯 보이지만 사실은 애증과 갈등의 관계입니다. 아들은 아버지와 수직구조를 가지며 아버지를 큰 존재로서의 경쟁심리를 가지며 딸은 어머니와 수평구조로서의 동격의 경쟁심리를 가집니다. 또한 이러한 모녀관계는 여자를 경유한 사회적승인을 요하는 부자관계보다 직접적이며 자연적인 관계이므로 끊임없이 투쟁하는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녀갈등의 동기는 딸이 자라 어머니가 감시인이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표출되기 시작하며 엄마는 딸을 보살핌이라는 권력으로 장악하고 딸은 그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합니다. 이런 갈등은 딸의 출가와 동시에 줄어들지만 출가한 딸이 아이를 출산 후 아이를 친정에 맡길때는 더크고 복잡한 갈등구조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럴때 친밀한 모녀관계를 유지해오던 모녀간보다 밀착관계를 유지해오던 모녀관계일수록 애증과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너무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키지 않음으로 서로 함부로 대하면서 “편한만큼 마음 상하는” 공격과 방어의 갈등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 왜 친정에 아이를 맡기나요? 생후 24개월전 아이를 맡아주는 곳은 잘 없으며 또한 아이가 유치원을 가기전까지는 가장 편히 믿고 맡길수 있는 대상이 친정어머니입니다. 아이돌봄이라는 수고의 댓가로 어머님의 생활비 지원도 할 수 있어서 일거 양득입니다. 아이를 돌봐 주시던 친정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아이를 옆집에 맡겼던 A씨(32세)는 아이를 자주 들여다 볼려고 옆집에 아이를 맡겼는데 아이를 맡은 그녀는 자기 스케줄에 따라 마트도 데리고 다니고 자기의 사적 스케줄에 따라 아이를 곳곳으로 데려가기도 하고, 그 집 남편은 아이는 아랑곳 않고 담배를 그냥 아무곳에서나 피우고, 한번은 갔더니 우유병을 수건으로 돌돌 말아 그냥 아이 입에 꽂아 둔채 아이가 헉헉거리며 우유를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A씨는 옆집 그녀와 친정어머니의 돌봄에는 “ 애정으로 돌봄” 에서의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 어머니가 아이를 돌보실 때 저는 전혀 감사함을 몰랐어요. 그저 당연히 어머니가 딸의 어려움을 도와줘야 하는 것이 어머니의 도리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러나 어느날 더 이상 아이를 맡길 수 없게 된 날부터 아이의 돌봄에는 얼마나 큰 희생과 정성이 들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지요. 어머님이 살아계실 때 감사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어머니가 무지하다고 투정이나 부리고 까칠하게 어머니를 대하였던 제 자신이 너무나 죄스러워요.” 노부모님이 생계수단은 없어지고 자녀들의 교환적 사고방식은 증가함에 따라 딸은 부모 봉양을 당연한 도리로 생각하지 않고 실질적인 이득을 고려하여 아이를 돌보는 댓가로 부모님의 생계비를 지원하고자 맡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 아이 돌봄에서 모녀간 어떤 갈등이 발생하는가요? 친정에 아이를 맡긴 딸은 “ 애가 해달란다고 다 해주면 어떡해 그러면 아이가 버릇이 나빠지잖아 엄마는 그것도 모르면서 여태 아이를 키웠어? ” 하고, 어머니는 “ 아이가 자꾸 보채는데 어쩔수 없었어 아마 너라도 해줄 수밖에 없었을거야” 라고 답하십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입장에서, 또는 서로 다른 육아 가치관에서 나오는 양육방식과 태도 차이에서 모녀간은 부딪히게 됩니다. 딸은 처음에는 아이를 돌봐 주시는 어머니가 무척 감사하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둔감화되고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방식으로 아이를 돌본다고 어머니를 질타하고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너무나 아이가 귀엽고 사랑스러웠지만 갈수록 어머니의 무지나 다름을 나무라는등 딸의 질타성 언행에 상처를 입으며 모성본능의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딸이 마치 몇푼의 용돈으로 수고의 댓가를 지불한 고용주와도 같은 생각이 들면서 아이도 짐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손주 안부 묻는 사돈댁의 전화를 받는것도 부담스럽고, 가끔은 아이 보고 싶다고 방문하시는 사돈, 그 대접만하여도 만만찮은 스트레스와 긴장의 연속입니다.
어머니는 아이돌봄의 고됨과 딸과의 갈등, 사위와 사돈댁의 눈치도 보는 이중 삼중으로 마음의 고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 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여야 하나요 ?
역할갈등에는 그 주체들이 함께 어려움을 겪음으로 괄목할만한 대안을 찾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한 주체가 누구인지가 중요하고 그 주체의 관점이 우선 반영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아이를 계속 볼것이냐 아니냐의 선택의 문제로 풀어갈 수 있습니다.
1. 서로간 입장 조율을 해본다. “ 애 본 공과 새 본 공은 없다 ” 란 옛말이 있습니다. 즉, 잘 하다가 한번의 실수로 그 모든 공이 날아 가버리는게 아이돌봄이라는 뜻입니다. 아이는 언제나 위험합니다. 아이는 딸이 보는 눈 앞에서도 넘어지기도 하는데 유독 어머니가 돌볼때 생긴일이라고 문제삼을 수는 없습니다. 또한 어머니가 연로해서 힘든 점을 잘 감안하여야 하며 부모님의 은혜와 연로하신 어머님에게 위안이 되는 딸인지도 스스로 돌아보면서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딸이 육아를 직접 경험케 한다. 딸이 역지사지를 경험하도록 갈등 상황을 약간 틀어서 뭔가 딸이 상황을 탐색할 기회를 가져보도록 하는 것도 장기적 안목으로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아이가 “ 나는 귀찮은 존재인가? ” 하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딸과 어머니는 각별히 주의를 하여야 합니다.
위에 소개된 A씨는 말에 의하면 단연코 “ 애를 봐주지 말아야 한다. 공부만 하다가 직장 갖고 시집간 딸은 출산 뒷바라지 받고 바로 직장으로 가버림으로 아이를 돌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피부로 느끼지 못함으로 어머니의 수고를 가볍게 생각하고 어머니를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얼마나 힘듬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고 하며 그녀는 어머님이 돌아가신후 옆집에 맡겼다가 또 영아전담보육시설에 맡겼다가 몇 군데로 자리를 옮김으로서 아이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이 있었다고 합니다.
3. 각자의 몫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머니된 마음으로 딸이 안스러워 아이를 맡은 경우도 갈등이 오래간다면 모성애의 한계가 있고 또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는 각자 다른 성장을 겪게 되기도 하지만 각자는 자기의 몫이 있습니다. 어머니에게는 어머니의 인생이 있고 딸에게는 딸의 인생이 있어서 아이를 낳고 돌보는 것은 딸 인생의 몫이지 어머니인생의 몫은 아님을 분명히 하고 딸이 직장을 그만두던지 휴직을 하는 것 역시 딸이 해결할 몫이라는 인식을 하여 그 심리적 경계를 분명 하는 것이 좋습니다. 딸이 보육시설등 타인에게 아이를 맡겼을때 그들을 존중하고 함부로 하지 않듯 어머니에게도 역시 함부로 하지 않도록 하는 그 경계가 있음으로 건강한 모녀관계가 유지됩니다.
4. 지나친 인내를 조심한다. 인내는 아스피린 즉 진통제와 같습니다. 진통제는 치료제가 아니라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진통합니다. 지나친 인내는 “ 허용” 으로 길들이는 효과가 있어 모녀관계의 악순환을 돕고 내성이 생겨 모녀관계 개선을 더욱 어렵게 합니다.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적당하게 그 고통을 드러내어야 합니다. 드러냄은 진통제가 아닌 치료제를 사용하는 순간이 될 수있습니다.
5. 교육을 받거나 생활의 구조화를 돕는다. 세대가 다르기 때문에 딸과 어머니의 육아가치관과 양육방식 및 양육태도가 다른 것은 당연합니다. 전문기관등에서 육아 교육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딸은 이런 교육을 듣고 그 내용들을 어머니에게 잘 설명하고 시간을 할애하여 생활의 구조화, 아이의 배변, 밥 먹기, 기타 생활규칙을 구조화 하는 것을 돕는 것이 좋습니다.
6. 노년기의 정서와 심리를 잘 이해한다. 노인은 신체의 쇠퇴뿐 아니라 욕망, 감정등 정서심리적인 면에서도 변화를 느낍니다. 노화되어 가는 인간으로서의 고통과 공허의 경험을 극복해야 하는 시기이며 배우자의 죽음이라는 크나큰 상실도 경험하게 되며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인식하며 준비해 가는 시기이며 사회로부터의 무시를 경험합니다. 이러한 심리적 위기는 지나친 방어나 자기연민에 빠져 좁은 심정을 가지게도 하여 자기중심성이 강해지기도 하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해는 딸이 어머니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게 하고 어머니는 마음의 상처가 생겨도 자신의 성향을 돌아보고 긍정적으로 상황을 볼 수 있도록 도와 줍니다.
7. 어머니의 존재감을 높혀 드린다. 어머니는 딸이 자라면 친구가 되어주길 바라며 잘 자라서 직장을 가진 유능한 딸을 자랑스러워 여김과 동시에 딸이 어머니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에 분개하시는 즉, 양가감정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애증의 관계는 딸의 인생에 적극 개입하는 동시에 보상받으려 하시는데 그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때 더욱 심화됩니다. 어머니의 행복지수를 가장 올려 드릴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자녀들의 감사의 태도와 존경심과 어머니의 마음을 알아드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