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글과 인연. 253
[죽음의 의미]
죽음이란 무엇일까? 2025년 모두가 새로운 희망과 꿈을 품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신
년 벽두부터 어떻게 보면 부정적이라 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하여 깊은 고민을 하면서 개인적
으로 깨닫고 판단하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는 이 시간이 몹시 찹찹하지만 그럼에도 이 글을
써야했고 소개해 드려야겠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독자들께 드러내고자 한다.
나는 지난 한 달, 즉 2025년 1월에 두 번의 죽음을 맞이하는 개인적으로는 특별(?)한 일정을
만났는데 그 하나는 내게는 가까운 글벗이며 형님으로 모셨던 제주의 문00시인의 죽음이었
으나, 그 일은 이미 소개 해 드렸으니, 굳이 재론할 이유는 없을 것이나 그럼에도 아직까지 내
게 뚜렷하게 기억되는 것은, 1월 9일의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본 그의 모습이다. 숨을 몰아쉬는
그 모습. 나는 내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 드리면서 보았던 그 숨 몰아쉬기를 제주에서 본 것인데,
특이하게 어머니의 임종은 자연스럽게 받아드렸지만 제주의 문00시인의 임종은 지금도 나를
아프게 하는 사연이 되어 버렸다.
다른 하나는 작은 어머니의 죽음인데,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려고 한다.
지난 1월 26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중에 폰이 계속 진동한다. 예배 후 열어보니 부고가 몇
곳에서 왔고, 전화도 여러 사람이 했는데, 그 내용은 하나같이 작은 어머니의 임종에 관한 내용
이었다. 새벽에 돌아가셨다는...
내 아버지의 형제는 칠 형제분이셨고, 그 형제분 부부들 중 아직까지 유일하게 생존해 계시던
작은 어머니, 94세의 일기로 생을 마치신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나와 형제들과 사촌들 위의 어
른의 존재는 이 땅에서 끝을 맺게 되었다.
작은 어머니는 칠 남매를 두셨고, 그 자녀의 부부, 그리고 손자손녀, 증손까지 50명이 넘는 자손
을 두었으니 요즘 가족 세대를 대조한다면 참으로 다복하셨다고 할 것인데, 돌아가시기 얼마 전
부터 가벼운 치매 기운이 있었지만, 사촌들 말대로라면 예쁜 치매였다고 하며 손주들은 오히려
그런 할머니를 더 사랑했다고 한다.
소식을 접한 나는 마음은 그곳으로 가고 있지만 그 날 해야 하는 일 때문에 길을 나서지 못했고,
월요일 일찍 길을 나셨다. 연천군 전곡읍 전곡의료원 장례식장까지는 일반적으로 세 시간 반에서
네시간 거리. 하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조치원에서 출발하면서 이미 내렸던 눈들이 길을 조심스럽게 했고, 내리는 눈이 앞을 가로막아
100미터 앞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험하다. 특히 고속도로에 올라서니 진행을 막는 눈이 안개
처럼 길을 가리는 바람에 속도는 자연스레 느릴 수밖에 없었고, 마음은 급한데 길이 허락하지 않
는다.
더구나 안성 부근의 정체는 일상일 때에도 유명한 지역인데, 그날따라 더욱 심각하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시간을 지체시킨다. 그리고 또 한 곳, 하남에서 구리로 올라가는 길 역시 안성 못지않게
길이 막히니, 눈과 빙판과 정체가 삼박자로 운행을 방해하는 길, 그렇지만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한
다고 했던가? 전곡에 도착하니 길에서 보낸 시간이 여섯 시간은 족이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