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사리는 본래 있는 것입니까? 쌓아서 얻은 공훈(功勳)입니까?”
황벽이 말했다.
“본래 있는 것도 아니고, 공훈도 아니다.”
물었다.
“본래 있는 것도 아니고 공훈도 아니라면, 어찌하여 여래의 사리라는 정제된 부처님의 뼈가 남아 있습니까?”
황벽이 꾸짖으며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그대가 이런 견해를 내고도 선을 배우는 사람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대는 허공의 뼈를 본 적이 있는가? 부처님의 마음은 허공과 같거늘, 무슨 뼈를 찾는다는 말이냐?”
물었다.
“지금 이렇게 사리를 보고 있는데, 이것은 무엇입니까?”
황벽이 말했다.
“그대의 망상하는 마음으로 인해 사리를 보는 일도 있는 것이다.”
✔ 부처님의 사리, 큰스님의 사리에 대해 보통 사람들은 위대한 인물의 몸에서만 사리가 나온다고 알고 있다. 이에 황벽은 꾸짖으며 말한다. 사리 따위의 상(相), 견해에 사로잡혀 있고서야 어찌 선을 공부하는 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이렇게 매 순간 언제나 눈앞에서 삼라만상이라는 생생한 사리, 생생한 법신이 온전히 드러나 있는데, 그것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어리석은 중생은 사소한 작은 뼛조각에 의미를 부여하고 숭배한다. 바로 그 뼛조각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망상하고, 분별하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바로 그 마음으로 인해 사리도 있을 뿐이다.
글쓴이: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