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기린과 거인 달팽이를 읽고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김춘남 동시집 '키 작은 기린과 거인 달팽이를 읽었다. 역발상의 은유가 돋보이는 동시집 표지 그림에는 거대한 달팽이 앞에 키 작은 기린이 서 있다. 달팽이는 느릿느릿 느낌이 나지 않을 정도로 기어가는 게 연상된다. 기린은 몸집이 크고 목이 길어 키가 큰 동물로 꼽힌다. 이러한 특징을 역으로 바꾸어 시선을 사로잡는 제목의 동시집 속에는 어떤 마음이 표현되어 있을까?
요즘 나는 달팽이 두 마리를 키운다. 이 녀석들은 사료보다 상추를 잘 먹는다. 상추를 냉장고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도 일상의 하나가 되었다. 사료를 주면 달팽이들이 얼마만큼 먹었는지 잘 모르지만, 상춧잎을 주면 자신들만의 추상화를 그려낸다. 지도 같기도 하고 미로찾기를 하는 것같기도 하다. 이처럼 김춘남 작가의 동시집은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준다. 독창적인 은유의 공간이다.
시인의 말에서 시인은 '동시는 '아'와 '어' 사이에 있다'라고 한다. 아버지, 어머니, 아이, 어른 '아'와 '어'가 손을 잡으면 놀이를 좋아하는 '애'가 된다고, 아이는 놀이을 통해 즐거움과 재미를 느낀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 동시집은 한글의 말맛이 돋보이는 은유로 가득하다. 작가의 일상과 체험에서 건져올린 동시가 아이들과 만남을 기다린다.
귤
김춘남
품을 줄 안다
나눌 줄 안다
어른인 나도 마지막 수록 작품 '귤'에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방법을 배운다.
"'상상'은 놀라움이다. 상상을 물구나무 세워보라 '앗앗'"
첫댓글 폭염 속에서 동시집 읽고 격려 해주셔서 힘이 나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