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트롤 / 松花 김윤자
-노르웨이 문학기행
사진:松花
올덴 마을 할아버지는 분주하다.
브릭스달 빙하를 찾아온 사람들을 오픈카에 싣고
산정을 오르내린다.
비가 오면 춥다고 담요와 비닐을 덮어주는데
아무리 비옷을 입었어도, 우산을 쓰고 있어도
할아버지는 늙은 손으로, 세 사람씩 마주앉은
여섯 명 모두에게 가슴팍까지 씌워준다.
할아버지가 지켜주는
계곡의 물은, 동물은, 나무와 풀은 모두 순결하다.
산 아래 정류장에 하차하여
산 입구에 선 두 개의 커다란 목각 트롤을 만났다.
꼬리를 길게 늘이고, 삐죽한 코, 괴이한 머리
우스꽝스럽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저것은 아까 그 할아버지다.
인상도, 순진함도, 고운 마음씨도 똑같다.
노르웨이 트롤, 산 곳곳, 마을 곳곳에서
자국인을 지켜주고, 이방인을 지켜주는 꿋꿋한 지킴이
때론 무서운 존재로, 때론 아름다운 요정으로
익살스런 괴물, 내 조국 장승이다.
노르웨이 트롤-여행문화 202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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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트롤
-노르웨이 문학기행
김윤자
올덴 마을 할아버지는 분주하다.
브릭스달 빙하를 찾아온 사람들을 오픈카에 싣고
산정을 오르내린다.
비가 오면 춥다고 담요와 비닐을 덮어주는데
아무리 비옷을 입었어도, 우산을 쓰고 있어도
할아버지는 늙은 손으로, 세 사람씩 마주앉은
여섯 명 모두에게 가슴팍까지 씌워준다.
할아버지가 지켜주는
계곡의 물은, 동물은, 나무와 풀은 모두 순결하다.
산 아래 정류장에 하차하여
산 입구에 선 두 개의 커다란 목각 트롤을 만났다.
꼬리를 길게 늘이고, 삐죽한 코, 괴이한 머리
우스꽝스럽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저것은 아까 그 할아버지다.
인상도, 순진함도, 고운 마음씨도 똑같다.
노르웨이 트롤, 산 곳곳, 마을 곳곳에서
자국인을 지켜주고, 이방인을 지켜주는 꿋꿋한 지킴이
때론 무서운 존재로, 때론 아름다운 요정으로
익살스런 괴물, 내 조국 장승이다.
노르웨이 트롤-여행문화 2021년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