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월을 읊는다
풍월을 읊는다
채린
양지바른 쪽 따스함에
몇 명이 볕을 쬐며
수다를 늘어놓는다
이것은 뭐고
저것은 뭐고
가리키는 손끝에는
다 아는
도로교통 표지판이
루미아르처럼 쭉 서 있다
평소 같으면
노란 아가들이 아장거릴 때인 데
포장한 틈새로
쑥들이 비집고 나 있다
많은 것을 말없이 보여주는 곳
스승이 거주한다
눈이 부시도록 환한 제철 만난 벚꽃들
기지개를 켜대며 몹시 자랑을 떤다
옆 한 켠 낮은 담장에는
그 옛날 전장이라도
누볐을 법한 화살나무가
초췌한 모습으로
벚꽃에 시선을 무시한 채
말없는 교훈을 하고 있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교통공원(公圓)에서
나도 한몫 한다는 각오로
요즘 세태를 교훈하고 있다
마스크를 척 걸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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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스크를 척 걸친 모습이
이 세태의 잔다르크 갔습니다
고운 글에 다녀갑니다^-^*
고맙습니다
@채린1 국보문학회원 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