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2014<하> 한국기업의 내수시장 공략 현황
호치민 유통점포마다 한류스타ㆍ한국상품ㆍ한국브랜드 넘실
홈쇼핑ㆍ대형마트 동반진출로 중기제품 진출효과 배가될 듯
베트남 호치민시 1군 지역에 있는 전자제품 양판점 응웬킴 4층 매장의 쿠쿠 전기밥솥. 일본의 코끼리표 밥솥을 누르기 위해 대대적인 판촉 공세를 벌이고 있다. |
베트남어로 ‘Hàn Quốc’. 우리 말로 읽으면 ‘한꾸억’이다. 베트남에서는 우리나라를 가리켜 ‘코리아(Korea)'라고 하지 않고, ’한꾸억‘이라고 한다. 세계 어느 곳을 가봐도 대한민국을 두 글자로 줄인, 한국이란 국명(國名)이 베트남에서만큼 대접받고 있는 나라는 없다. 그만큼 베트남은 한국과 한국상품에 대해서 우호적인 시장이라는 얘기다.
지난 10일 한-베트남 FTA 협상이 타결됐다. 한-베 FTA 협상 타결은 베트남이 한국과 한국기업에게 내수시장을 우선적으로 개방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입지도 강화된다.
이미 우리 기업들은 한-베트남 FTA 체결을 예상하고 베트남 내수시장을 뚫기 위한 공세를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한류스타를 앞세워 화장품, 가전, 주방용품 시장을 세게 두드리고 있다. 이들 제품은 FTA 체결로 관세인하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대베트남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CJ오쇼핑, GSㆍ롯데홈쇼핑에 이어 현대 홈쇼핑도 베트남 홈쇼핑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는 포스코로부터 다이아몬드 백화점 지분을 인수해 롯데백화점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까지 매장을 6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호치민에 2개 매장을 오픈하기로 하고 막바지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유통업체들은 한국기업의 해외 생산제품이나 한국산 제품의 현지 판매를 확대하는 트로이의 목마 역할을 하고 있다.
한-베 FTA가 체결되면 외식과 프랜차이즈 등 유통, 서비스산업 분야 우리 기업들의 진출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롯데시네마와 CJ CGV가 현지에 진출 짭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뚜레주르와 파리바게트, 커피빈과 카페베네 등도 호치민 시장에 진출해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매장이 200개를 돌파해 현재 204개의 매장을 개설해 베트남 도심을 점령하고 있다.
<주간무역>은 한-베트남 FTA 협상 타결을 앞두고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5일까지 베트남 제1의 경제도시 호치민의 소매 유통채널을 통한 한국상품 판매실태를 현지에서 직접 취재했다.
호치민시 1군 지역 소재 빈컴센터 지하 쇼핑몰의 락앤락 매장. 한국상품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한글 표기를 별도로 해놓고 있다. |
한글로 알리는 한꾸억 상품
▪빈컴센터의 한국 상품= 10월 29일 오후 3시, 호치민시 1군 지역 중심가에 있는 초현대식 고급 쇼핑몰인 빈컴센터(VINCOM Center) 지하 2층. 이 곳에는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한국 브랜드가 집결해 있다.
빵집인 뚜레주르와 파리바게트, 보관용기와 후라이팬 등 종합 주방용품점인 락앤락, 음식점인 서울가든, 가구점인 킴스풀하우스(KIMS FULL HOUSE)의 매장이 있다. 킴스풀하우스 옆에는 또다른 한국 가구점이 문을 열기 위해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뚜레주르 매장에는 김수현 사진을 담은 직립 배너가 서있다.
중앙 홀엔 한국상품을 한 곳에 모아서 판매하는 코너가 따로 있다. 해피쿡(Happycook), 휴롬(HUROM), 오쿠(OCOO), 도루코(DORCO), 글래스락(Glasslock) 등 주방용품 브랜드들이 전시돼 있다.
코너 바로 옆에는 ‘메이드 인 코리아’ 임을 강조하는 '웰치(Wellchi)' 브랜드 1구 전기레인지를 팔고 있다. 광고 문구에는 아예 한글 표기가 그대로 들어있다. 락앤락도 영어와 함께 한글로 상점을 표기하고 있다.
빈컴센터 바로 앞 팍슨 백화점 벽면에는 김태희를 모델로 한 오휘 브랜드 광고판이 붙어 있다.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는 명품 브랜드 판매점인 유니온스퀘어에는 세계의 각국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삼성전자는 특별관을 개설, 삼성 제품의 명품이미지를 홍보하고 있다.
응웬킴 가정용 전자제품 매장에 진열된 코리아 킹 브랜드의 세라믹 쿠킹 냄비. |
▪응웬킴의 한국 브랜드= 지난 11월 1일 토요일 오후 3시경, 호치민시 빈탄시장 근처의 전자제품 양판점인 응웬킴(Nguyenkim).
입구에서부터 한국판이다. 입구 오른쪽에는 이승기 모델 사진을 앞세우고 쿠쿠가 전기밥솥 시연 행사를 하고 있다. 쿠쿠는 지난 7월 호치민 푸미흥에 1호 샵을 오픈했다. 12월 초에는 하노이에 2호점을 개설했다.
4층의 주방가전 매장으로 가니 쿠쿠가 ‘메이드 인 코리아’를 앞세우며 매장 한 복판을 점령하고 있다. 그 뒷 켠에는 그 유명했던 일본의 코끼리 밥통(ZOJIRUSH)이 버티고 있다. 점원에게 물으니 쿠쿠 판매량이 압도적이란다.
이 매장에는 쿠쿠 외에도 베트남 진출 기업의 브랜드인 해피쿡(happycook), 한국 브랜드는 코리아킹(KOREA KING)과 비전(VISIONS), 한일, 부흥, 풍산(POONGSAN), 리홈, 코웨이, 재규어(JARGUAR), 기네스 등이 입점해 있다. LG 의 전자레인지도 한 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외의 브랜드는 베트남의 썬하우스, 네덜란드의 필립스, 일본의 샤프와 파나소닉 등이다. 필립스의 브랜드 파워가 가장 강했다.
3층 가정용 전자제품 매장에서는 삼성과 LG전자가 일본 브랜드가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14kg짜리 대형 세탁기가 이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는 베스트 셀러 제품이었다. 베트남에서는 지금 온 가족의 세탁물을 한꺼번에 세탁기에 넣어서 빨래하는 붐이 일어나고 있는 중이란다. 롯데마트에 들렀을 땐 대용량 세제 매장이 매우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2층 TV 매장은 소니와 삼성이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달씩 번갈아 가며 제일 목 좋은 곳을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LG와 샤프, 파나소닉의 대결도 치열하다. 이 곳에서 팔리는 LG전자 TV는 32인치에서 46인치 LED TV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1층은 휴대폰을 주로 판매하고 있는데 삼성이 매장의 가장 많은 면적을 점유하고 있다. 입구엔 S5 광고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노키아, 소니, 애플, 블랙베리 등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한류스타 앞세워 총공세
▪팍슨&크레센트몰= 지난 11월 2일 일요일 오전 11시, 베트남 호치민시 푸미흥 지역의 팍슨 백화점. 이 곳에는 LG생활건강의 오휘, 더페이스샵, 락앤락이 입점해 있다. CGV 영화관도 있다. 백화점 입구에는 CGV와 오휘 브랜드 벽면 광고가 큼지막하게 붙어있다.
오휘 브랜드 화장품의 모델은 김태희. 1층 매장과 입구 벽면 광고판에는 김태희의 사진이 선명하게 걸려있다. 벽면에 베트남 한류의 전설 이영애의 ‘후’ 브랜드 광고모델 사진이 붙어 있다. 그 사진의 제목은 ‘The history of Whoo'다.
드라마 대장금은 지난 2005년 베트남 국영TV를 통해 첫 방영돼 태풍과 같은 인기를 끌었다. 그 뒤에도 수차례 방송이 돼 대장금의 주인공 이영애는 베트남 한류의 전설이 되어 아직도 살아있는 것이다.
같은 날 오후 1시. 푸미흥 지역에 있는 크레센테 몰. 이 곳에서는 스킨푸드, 더페이스샵, 장인가구, 락앤락, 삼성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도 CGV가 들어와 있다. 지하 전자제품 매장에는 삼성 브랜드가 판매되고 있다.
이 몰의 지하 식품 매장에는 팔도와 오뚜기, 농심, 삼양에서 만든 다양한 면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식품 매장 입구에는 한국산 인삼주와 배, 포도를 특별 판매하고 있다.
크레센테 몰 입구의 대형 광고판에는 삼성 갤럭시 노트4와 CGV 광고가 눈에 띈다.
김수현은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뚜레주르와 더 페이스 샵의 매장 곳곳에 사진이 붙어 있다. 팍슨 백화점과 크레센테 쇼핑몰, 롯데마트 더페이스샵 매장에는 김수현의 광고 사진이 큼직하게 걸려있다. 크레센터 쇼핑몰 입구에도 김수현의 더페이스샵 대형 광고판이 있다.
한국상품 냄새가 물씬 풍겨
▪롯데마트= 11월 2일 오후 4시경 푸미흥 지역의 롯데마트를 가니 한국과 한국상품 냄새가 물씬 풍긴다. 입구에선 인천광역시와 농식품유통공사가 특판 코너를 설치 인삼주, 홍삼, 배, 포도를 팔고 있다.
1층에는 ‘엔젤리너스(Angel in US)’ 커피숍과 롯데리아가 성업중이다. 안쪽 코너에는 한국 중소기업 상품을 판매하는 ‘코리아플라자’가 있다. 이 곳에선 한국 기업들의 의류와 패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그 옆으로 더페이스샵과 스킨푸트 매장이 있다.
2층엔 락앤락이 입점해 있고, 가전 코너에는 삼성의 곡면 UHD커브가 팔리고 있다. 베트남 주방용품 브랜드인 썬하우스(SUNHOUSE) 매장에서 한국산 쥬서기 특별 판매를 하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과자를 파는 코너에는 초코파이와 카스타드 등 오리온 제품이 주력으로 진열돼 있다. 라면 판매 코너는 크레센테 몰 지하 매장과 비슷한 제품이 베트남산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장류 진열대에는 한국산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신선 식품부에는 현지화 김치 브랜드인 옹김이 한국산 종가집 김치와 판매 경쟁을 하고 있다. 베트남 중부 고원 지대에서 생산한 저온살균 우유 달랏밀크도 한 켠을 지키고 있다. 달랏밀크도 한국인 경영자가 현지 경영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브랜드다.
롯데마트 3층에는 롯데시네마 극장, 볼링장, 푸드코트, 전자 오락실이 자리잡고 있다. 푸드코트에는 베트남과 한국음식을 팔고 있다. 한국 음식점은 서울델리와 옛고을이다.
전자오락실에서는 어린이와 어른들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호치민 시내에는 요즘 ‘김치김치’라는 한국 분식집 체인이 생겨나 주목을 끌고 있다. |
▪중소기업 베트남 진출 동향과 향후 전망= 중소기업의 호치민 시장 진출 전진기지인 비즈니스 인큐베이트가 입주해 있는 2차 이타운 옆 건물 1층. 이 곳에는 김밥과 떢복이, 라면 등을 현지화한 분식점 ‘김치김치(Kimchi Kimchi)' 체인점이 있다. 호치민에만 가게가 예닐곱 곳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지난 10월 30일 코엑스가 사이공국제전시장에서 개최한 제6회 유통산업전에 참석했던 침구류 브랜드인 에브론(EVERON)도 호치민 시내에서 브랜드 샵을 볼 수 있었다.
한국계 안경체인인 SKY옵틱스도 현지 시장에서 매장을 적극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유아동복 브랜드인 알로앤 루와 제로 투 세븐도 호치민에 매장을 열었다. 대교와 짐보리 등 유아교육업체들도 베트남 진출을 적극 진행중이다.
한-베 FTA는 먼저 관세인하 효과로 인한 수출 확대가 큰 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FTA가 발효되면 민감 부문 반영시 우리나라의 대베트남 수출은 연간 약 26%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베 FTA로 수출이 가장 많이 늘어날 품목으로 화장품, 전기밥솥, 믹서기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 제품은 이미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 내수시장 공략을 깊숙이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 FTA가 발효되면 수출확대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한-베 FTA는 우리 기업의 베트남 내수시장 공략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