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은 우리 몸속 필터…소변에 거품 많고 피 보이면 ‘경고등’
사구체 손상되면 단백질‧혈액 걸러내지 못해…조기 치료 안 하면 평생 투석
우리 몸속 장기인 신장(kidney)은 강낭콩 모양으로 생겨서 우리말로는 ‘콩팥’이라고 불린다.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하고 전해질 농도를 조절하거나 혈압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콩팥에서 노폐물을 거르는 핵심 필터가 ‘사구체’다. 사구체는 혈액에서 노폐물을 걸러주는 가느다란 혈관의 뭉치로 각 신장에 대략 100만개씩 존재한다. 신장의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는 노폐물은 잘 걸러주지만 혈액이나 단백질은 통과하지 못하게 한다.
소변을 보는데 거품이 많거나(단백뇨), 갈색 또는 피와 비슷한 색이 보이면 사구체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사구체에 손상이 생기면 소변으로 혈액과 단백질이 빠져나간다. 손상이 심해질 수록 단백뇨가 더 많이 나오고, 한번 손상된 사구체는 회복되지 않고 소실돼 점차 만성콩팥병으로 진행한다. 사구체는 다양한 이유로 손상된다. 혈관 뭉치이기 때문에 고혈압‧당뇨와 같은 혈관에 손상을 주는 질환들이 오래되면 사구체에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다양한 원인의 면역학적 요인도 사구체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감기 등으로 우리 몸에서 활성화된 면역세포가 특별한 이유 없이 사구체를 공격하거나 사구체에 존재하는 단백질에 항체가 생겨 사구체가 손상되기도 한다. 우리 몸에 쓸데없이 많이 생긴 항체, 특히 IgA 항체들이 사구체에 축적되어 손상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사구체신염은 종류가 수십가지가 넘고 임상 양상도 신장증후군‧신장염증후군‧급성신장부전‧만성신장부전 등 다양한 형태로 발현된다. 몸이 심하게 붓는 신장증후군으로 병원에 오기도 한다.
염증이 많이 생기는 사구체신염 종류는 부종‧고혈압‧혈뇨‧단백뇨‧신기능 저하 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급성신염증후군으로 병원을 찾기도 한다. 만성신염증후군은 심하지 않은 혈뇨‧단백뇨가 지속되면서 점차 신장 기능이 떨어진다.
사구체신염은 조기에 진단되면 대부분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고 방치하면 만성 콩팥병으로 발전한다. 이 경우 평생 투석을 받거나 콩팥 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까지 결국 진행하게 된다. 이미 만성콩팥병이 3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신장 손상의 진행을 느리게 하고 연관된 합병증을 조절하는 방법을 병행해야 한다.
혈뇨‧단백뇨가 나오는 환자들은 그 원인이 사구체신장염이 아닌지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당뇨가 있는 환자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연 1~2회 정기적으로 소변·혈액 검사를 통해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이상호 교수는 “사구체신염은 신장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최근 근육을 만들기 위한 단백질 보충제가 보편화 되었는데, 장기적인 단백질 보충제 섭취는 신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