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SOS/AWS) 오류 지속 증가
해양기상부이, 해양안개관측장비의 장애도 증가 추세
중국 불량 기상장비업체 제품 타 부서에서 지속적 구매
최근 급격한 기후 변화로 폭염과 열대야, 국지성 호우 등 예기치 못한 기상 현상이 발생하는 가운데 예보와 방재의 기초자료를 생산하는 자동기상관측장비(ASOS/AWS)의 오류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발생한 장애 10건 중 3건은 복구에만 하루 이상 걸려 이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상 기상을 관측하는 자동기상관측장비(ASOS?AWS)는 기상 관서에서 기상요소를 자동으로 관측하는 ‘종관기상관측장비(ASOS)’와 관측 공백 해소를 위해 도서 지역의 기상 관측을 지원하는 ‘방재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있다. 모두 강수량, 적설 등 기상예보와 방재 기상 감시에 활용되는 기본적인 장비다.
지난 10년간 자동기상관측장비(ASOS?AWS)의 고장 건수는 총 3,129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4년 8월 기준 발생한 오류는 430건으로 역대 2위이다.
해당 장비의 오류 복구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발생한 ‘자동기상관측장비 장애 541건 중 긴급보수까지 하루 이상 소요된 건수는 164건(30%)으로, 10건 중 3건은 최소 하루에서, 많게는 48시간 이상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김포시갑)이 기상청으로부터 받은 ‘기상청 보유 관측장비별 장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 자동기상관측장비(ASOS?AWS) 오류 건수가 14년 130건, 23년 541건으로 4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오류는 전년(385건)보다 156건 급증한 541건으로 14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기상청은 ASOS, AWS, 운고·운량계 등 노후화된 지상관측장비 교체를 위해 매년 예산을 늘려 교체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장비 교체 예산은 ’20년 2,951백만원, ’21년 4,084백만원, ’22년 4,792백만원, ’23년 4,974백만원 ’24년 5,124백만원까지 점점 증가했다. 한편, 기상청이 올해 편성한 내년도 지상관측장비 교체 예산안은 3,435백만원이다.
지상관측장비 뿐 아니라 해상에서 수온, 파고. 풍향 등을 관찰하는 해양기상관측장비의 오류도 늘고 있다. 연안에서 파고, 파주기 등을 관측하는 파고부이 고장 건수는 ’14년 기준 44건에서 ’23년 기준 135건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이 밖의 해양기상부이, 해양안개관측장비의 장애도 증가 추세로 나타났다.
최근 새로 도입한 도로기상관측장비에서도 ’23년도 16건, ’24년 24건으로 종종 고장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시간으로 네비게이션(티맵, 카카오 내비 등)에 자료를 전달하는 도로기상관측망의 오류 대부분이 전원통신부에서 발생하고 있어 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대해 기상청은 기상장비가 매년 증가하고 섬이나 산간에 설치하는 악조건인 환경에서는 고장율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교체나 수리에서도 기상조건으로 인하여 섬이나 산악지대의 시설물을 제 시간에 수리보수가 어려운 환경이란 점에서 단순히 여건이 좋은 환경의 시설물과 비교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한편, 기상청이 불량 기상관측 장비를 납품해 2억원여 손해를 끼친 업체의 배상이 이뤄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해당 업체와 같은 제품 뿐 아니라 다른 관측장비까지 약 10억원 대 추가 구매를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안양 만안)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기상청은 2018년 한 업체로부터 5억 8,000여만원 상당의 레인존데 3,650개를 납품받았다.
레윈존데는 기구에 센서를 매달아 하늘로 띄워 저고도부터 고고도까지의 기압·기온·습도·풍향·풍속 등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는 필수 기상장비로 회수하지 않고 소모한다.
하지만 중국에서 가져온 이 장비는 2019년부터 하나씩 하늘로 띄우는 과정에서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는 등의 하자가 드러났고, 2020년까지 확인된 불량 부품 수는 915개에 달했다.
그런데도 기상청은 2021년 같은 업체로부터 레윈존데 4,000개를 8억 1,500만원에 추가 구매했다.
여기서도 불량은 계속 발생했고, 기상청은 올해 5월 불량 부품의 단가를 산정해 총 2억원의 피해금액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도 소송 전 달에 해당 업체와 2억 3,300만원 가량의 연직바람관측(전파를 대기중으로 발사해 대기상태를 측정)장비 유지관리 연구용역 계약, 지난 2월에는 3,400만원 상당의 예비품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업체의 하자발생을 인지한 뒤 맺은 계약만 10억원이 넘는다.
기상청은 “2021년 2차 납품받은 레인존데 제품은 하자율이 낮아졌고, 연직바람관측방비는 타 부서에서 납품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하자 제품을 납품해 피해를 입힌 업체로부터 피해금액을 환수하지 못한 상태에서 추가 계약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 혈세낭비를 예방하기 위해 손실을 끼친 업체에 대한 입찰참가 제한규정을 마련해야 하고 기상청내 다른 부서와 공유하는 제도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2023년부터 2024년 8월까지 매각한 장비 342개의 구입 당시 총 취득금액은 112억 8198만 890원이다. 하지만 매각한 금액은 3798만 7550원에 불과하다. 대부분 고철 매각하고 있는 것도 지적됐다.
이와 같은 문제는 올해만 불거진 것이 아니라 과거 슈퍼컴퓨터 1~3호기를 1192억에 구입하여 7920만원에 고철 매각 처리했다. 또한 2022년에도 구입가격 277억의 장비를 5년동안 1억여원의 헐값 매각 했다.
고가의 장비들이 매각될 때 특정 업체들에 몰아서 처리하는 현상도 발견되었다. 광주지청의 2개 업체와 대구지청 3개 업체를 제외하면 강원·부산·전주·제주지청과 수도권기상청이 모두 각기 다른 1개 업체에 장비를 고철 매각했다.
대전과 청주 지청은 같은 1개 업체에 장비들을 매각했다.
이에 대해 김위상 의원은 ““헐값 고철매각은 반복해서 지적됐음에도 아직 장비의 재활용, 판매 등 처리에 대한 방안이 구축되지 않았다”며 “기상청이 조속히 자체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철매각은 "전세계적으로 슈퍼컴퓨터의 재활용은 매우 어려워 대부분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향후 폐배터리처럼 관련 부품들을 분리하여 재활용,재이용으로 순환구조를 할 수 있는 기술적 방향이 마련되지 않는 한 고철처리후 업체에서 관리하는 방향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다"라는 것이 기상청측의 의견이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 국회 김동환, 김승배 기상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