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주의: 결혼하지 않고 혼자서 평생을 지내려는 주의.
독신주의자
No.3
이슬은 요즘같이 솔로모드, 사랑 어쩌고 하며 혈액형 궁합과 솔로를 위한 블랙데이가 생기는 판에,
말로만 들었던 독신주의자를 보더니 놀란 토끼눈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슬의 반응에 불쾌해하는 은림을 보고 얼른 표정관리를 한다.
덕분에, 표정이 이상해졌지만.
-왜 그래?
-아, 아뇨...
-너네 집 어디야?
-쭉...가면되요.
-난 왼쪽으로 돌아가야 되. 잘가~
아까까지만 무섭게만 느껴졌던 은림이 귀엽게 '안녕' 손짓을 하고 돌아서자,
이슬은 약간 흐리멍텅한 표정을 지었다.
독신주의자인 은림때문에 이슬의 맘 속엔 은림이 뒹굴었긴 했지만
이슬은 그냥 무시하고 제 갈길을 간다.
**
한편, 카페에 남게 된 초아,재림,나미 요 셋은 밴드연습실로 가는 중.
가라앉은 분위기에 침묵하고 있는 세 사람.
사실, 분위기는 나미가 압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초아와 재림 콤비가 이런 분위기를 가만 놔둘리가 없지.
-아~ 지루해.
-나도.
-오락실갈까?
-그래!
-난 안갈래.
언제나 초아, 재림 콤비의 흥을 깨는 은림과 나미.
은림이 없을 땐 나미가 나미가 없을 땐 은림이.
따라서 두 사람이 없을 땐 정말 뽕짝이 잘 맞지만, 둘은 둘의 주요 대화 소재가 은림과 나미란 걸 알았으니.
-집에서 뭐해~ 밥먹게? 살쪄!
-오락실가자. DDR이 땡긴다. 예압~
-둘이서 잘 다녀오세요. 응?
살짝 초아의 볼을 꼬집은 뒤, 여유있게 손흔들며 가버리는 나미.
초아, 재림 콤비는 눈을 마주치자 마자 신나게 오락실로 질주한다.
10분간의 질주 끝에 도착한 '슈팅오락실'.
-언니 돈 있어?
-천원밖에 없다...
-어? 내 지갑!
-지갑없어?
-카페에 두고 왔나봐!
되는 일이 없는 두 사람...
결국 울면서 카페로 향한다.
**
Far away U're my sunshine~ We are to...
-여보세요?
-......
-여보세요.
-......
-이봐요! 전화를 걸었으면 말을-.
뚝-
어이없는 전화에 할말이 없어진 은림. 뭐, 원래 할말은 없었지만.
수신자 번호를 확인해보니, '수신자 번호 표시 제한'
괜히 핸드폰에 신경질을 부리며 가방으로 집어넣고선 신발을 찍찍 끌면서 간다.
드디어 은림의 시야에 포착 된 집.
-집아~ 내가 왔다!
독신주의자인 만큼 은림은 혼자 집에 살고 있다.
부모님은 사업 차 미국으로 가시고, 형제도 없는 외동딸이니.
어렸을 때 부터 부모님이 사업때문에 바쁘고 혼자서 쓸쓸히 지냈으니 당연히 독신주의자가 된 은림이다.
방으로 들어간 은림은 가방을 내려놓고 편한 트레이닝 복으로 갈아입는다.
그리고 향한 곳은 부엌.
-밥이 없네?
텅 비어서 써늘한 바람이 불고있는 밥통 속.
은림은 선반을 뒤져서 라면을 꺼낸 뒤, 물을 끓이기 시작한다.
물이 끓는 동안 TV를 켜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어떤 프로그램에 시선이 꽂힌다.
-어?...
이혼문제를 다룬 법정 프로그램.
은림이 즐겨보면서도 굉장히 증오하고 욕을 뱉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한창 TV속의 재연 전문 연기자들이 절정에 치닫는 연기를 하는 동안, 물은 금새 펄펄펄.
-좋았어~ 라면을 넣고... 스프를 넣고.
면발을 덜 익혀서 먹는 은림은 면발이 완전히 익기도 전에 가스레인지의 불을 끄고 TV앞으로 가지고 온다.
곧 눈,코,입이 모두 바빠진 은림. 보느랴, 먹으랴, 맛있는 라면 향기를 맡으랴!
1.5인분을 끓였음에도 불구하고 라면국물까지 싹쓸이한 은림은 뚱한 표정을 지으며 냄비를 물에 담궈놓는다.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릉
-여보세요.
-유은림!
-누구세요?
-나야, 나.
-누군데요.
-글쎄. 내일보자!
뚝-
어...라?
웬 남자목소리? 누구지?
그런데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듯한 목소리였다.
**
벌떡 문이 열리는 지수가 운영하는 카페.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헐레벌떡 들어온 초아가 계산대의 지수에게로 달려간다.
-지수언니!
-초아야~
-내 지갑 못보셨어?
-보셨어. 칠칠맞게 두고 다니냐. 받아.
-히힝~
-혼자 왔네? 재림이는.
-몰라! 전화받더니 혼자 슝- 가버렸어. 힝~
카페로 오는 동안 재림은 누군가의 전화를 받더니 발그레해져서 어디론가 가버렸다.
발그레? 그럼 재림의 애인?
이상하다-, 재림은 미팅을 보려다 약속이 생겨서 은림에게 넘긴 여잔데.
-잘가~
-응!
지갑을 받고 룰루랄라 가던 초아, 출입문 앞에서 문을 안으로 열고 들어오는 사람 때문에 부딪혔다.
밖에서 워낙 거칠게 문을 열었던 터라 박았을 때 났던 소리도 컸으리라 짐작한다.
-아야, 으윽...
그대로 엎어지는 초아.
상대편은 아무 생각없이 서있는다. 상대의 반응에 기가 찼는지 코웃음을 치는 초아.
-뭐야, 당신.
아무 말 없이 손을 건네는 상대편...을 무시하고 혼자 벌떡 일어나서 초아의 입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쯤되면 모두 알것이다. 초아의 위대한 말빨을.
-참나, 사과 한 마디도 없이 손 내밀면 다야?
-처음부터 반말하는 그 쪽도 반말하면 답니까?
움찔-,
이 사람 정체가 뭐야.
어머!
-그러니까...
어머~ 잘생겼네.
멋진 남자라면 사족을 못쓰는 초아였기에 잘생긴 남자를 보자 그녀의 입이 닫혀버린다.
-죄송해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 쯤은...
-그럼 이만.
짧게 대답하고 카페로 올라가는 남자.
초아는 서운한 듯 입맛을 쩝쩝 다시고 문을 열었다.
그 때.
한번 보고 두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
-은림아~잉
초아의 애교섞인 말에 당황하는 은림의 목소리가 핸드폰 건너 들렸다.
이래저래 전화하는 초아.
아까 초아와 부딪혔던 남자가 가려던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그리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더니 전화를 막 끊은 초아에게로 다가간다.
-저기요. 아가씨
※It's My Time.
3편은 짧네요~ 어쩌저쩌하다보니...
소설 2편까지 쓰고 놀다가 자버렸답니다. (닉네임이...)
코멘이 2개 올라와있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처음쓰는 소설이라 두근두근했는데. 하하;
좋은 저녁입니다~ 밥을 꼬박꼬박 챙겨드시고!
꾸러갸는 이만 물러가옵니다. (꾸벅)
첫댓글 재밌어요^^ 독신주의자라..........저도 한떄는 엄마아빠하고만 살꺼라고 했던 기억이^^
크큭; 추억의 DD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