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민, 재활 24-3, 대구 재활의학과 진료 첫 동행
오늘은 해민 군과 처음으로 병원에 가보는 날이자,
지난번 만나 뵙지 못한 해민 군 어머니를 처음 뵙는 날이다.
전날에는 새벽부터 기운도 없고 몸이 축 늘어져 마음이 쓰였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생글생글하면서도 넘치는 에너지를 되찾아
여느 학생들처럼 개학 첫날 지각을 하는 헤프닝을 겪기도 했다.
정말 힘들었던 건지, 꾀병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개학하는 날 그 기분을 해민 군 덕분에 오랜만에 느껴볼 수 있었다.
다행히 오늘은 컨디션이 매우 좋아 보인다.
점심을 먹고 바로 출발해야 하는 일정이라 학교에 가지 않고
산뜻한 오전 시간을 보낸 후 배를 채우고 채비를 마쳐 집을 나선다.
박현진 선생님께 또 신세를 진다.
선생님이 동행하시고 운전까지 해주시기로 한다.
설을 앞두고 대목장이라 그런지 차가 북적인다.
강변 주차장에 주차를 하신 어머니를 처음 만나 뵈었다.
처음 뵙는지라 급하지만 차에서 내려 잠깐이나마 인사를 드리고 서둘러 다시 탄다.
감사하게도 커피를 준비해주셨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어머니께서 준비하신 마음이 따뜻하다.
병원으로 향하는 한 시간가량 어머니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특히 어머니는 지난번 통화에서도 당부하셨지만
편하게 했으면 좋겠고, 너무 잘하려는 부담감을 내려놓아야
즐겁고 오래 일할 수 있다고 일러주셨다.
해민 군에게도 호칭이나 말을 편하게 하셔도 좋다고 하시기에
해민 군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렇게 할까 싶다가도 아직은 망설여진다.
또, 다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하셨는데
해민 군은 물론이고 나에게도 다치지 말라고 하신다.
당신 자식이 먼저 염려되실 텐데 함께 챙기시니 감사하다.
해민 군과 다치지 않고, 즐겁게 지내야겠다.
전날, 병원 홈페이지를 대략 둘러보았었는데 역시나 깔끔한 시설이었다.
영남대학교에 계시다가 개원하셨다고 하고, 해민 군과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접수하고 기다리는 동안 해민 군은 어머니 손을 잡고 병원을 둘러보기도 하고,
휴대폰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듣기도 했다.
직원은 후방에 있는 듯 없는 듯 서성이고
어머니 몫 다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사실 어디까지 나서고 어디까지 나서지 않을지 확실히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박현진 선생님이 적당한 직원 몫을 감당해주신 듯하다.
다음에 어머니와 해민 군과 셋이서 오게 될 때는
그 치열한 고민이 좀 덜하고 보다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어쩌나 우려했던 것과 다르게
생각보다 빠르게 진료를 할 수 있었다.
엑스레이를 먼저 찍고 들어본 결과는 놀라웠다.
해민 군 측만 각도가 아주 좋아졌다.
지난 진료일인 23년 10월에는 측만 각도가 보조기 착용 전 24도, 착용 후 18도였는데
오늘 결과는 착용 전 16도, 착용 후 13도이다.
오른쪽의 발 축도 거의 바르게 되어
왼쪽이 상대적으로 틀어 보일 수는 있다고 하셨다.
교수님도 놀라실 정도의 결과라니 달리 더 표현할 게 있을까.
교수님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운동재활수업의 영향을 언급하셨다.
그렇지 않아도 기뻐하실 선생님 모습이 선해 얼른 전해드리고 싶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듣자마자 김미숙 선생님이 생각났었다.
좋은 결과에 힘입어 보조기를 더 조이는 것을 고려해 볼 만했다.
하지만 보조기는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론상으로는 3시간 정도 착용해도
효과가 있기에, 해민 군이 보조기가 불편하다고 착용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면
조이는 효용은 없을 것으로 결론지었다.
몰랐던 사실인데 해민 군이 교수님 척추보조기 ‘1호’ 이용 고객(?)이었으며
그 효과가 좋아 보조기가 필요한 다른 분들도 많이 이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해민 군이 선한 영향력을 끼친 것이다.
보조기를 맞출 당시 어머니께서도 정말 큰 고민을 하셨을 텐데
결과가 이렇게 좋다니 괜스레 뿌듯했다.
보조기를 조이지 않은 대신 다음 진료 일정을 기간을 조금 더 짧게 하여
3개월 후에 보기로 한다.
더 나빠지지 않는 것만 생각했는데,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잠에 든 해민 군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2024년 2월 6일 화요일, 서무결
신입직원으로서 모든 것이 처음이죠. 오늘은 재활의학과 첫 동행. 어머니와 박현진 선생님 함께 해서 든든했겠어요. 결과가 좋아서 아주 큰 힘을 얻었겠고요. 기적 같은 일이네요. 감사 감사합니다. 차 안에서 해 주신 어머니 말씀, 참 고맙습니다. 월평
보조기가 보탬이 되어 다행입니다. 보조기가 많이 불편하고 힘들 텐데 해민 군도 고생했구요. 해민 군 지원할 때 직원의 자리 고민해 주셔서 고마워요. 신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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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얼마나 기뻤을까!! 이 기쁨을 김미숙 선생님에게 돌려드리는 서무결 선생님의 생각이 귀합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었으니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그 공을 돌려야죠. 사회사업의 귀결이 그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