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쏠림 해법 멕시티-간사이연합
도시 대개조
내년 오사카.간사이박 계기
매립지 인프라 건설로 활력
골칫거리 폐기물로 인공섬
지자체 공동관리해 일거양득
항만.물류.관공서.대학 유치
행정연합 넘어 2.0버전 진화
'유메시마의 파빌리온(박람회 전시관)들을 매일 구경하고 싶다.'
최근 방문한 일본 오사카시 나카노시마역에 위치한 간사이광역연합 본부 앞 거리에는 가로등마다 다양한 햔수막이 내걸려
눈길을 끌었다.
내년 4월 개막하는 오사카.칸사이박람회를 앞두고 '행사 기간 하고 싶은 일들'이라는 주제로 펼친 시민 공모를 통해
채택된 글이다.
박람회가 열리는 오사카만의 매립섬 유메시마를 시민에게 알리고, 행사 참여 분위기를 고취하기 위해서다.
본부 1층 게시판에는 새해 처음 실시한 '독극물 취급시험 합격자'명단이 오사카부.교토부.효고현.나라현 등
지역별로 게시됐다.
'2부.6현;4시'로 구성된 간사이광역연합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는 각종 자격시험을 통합 실시해
행정 비용과 인력을 절감하고 있다.
오사카.간사이박랍회를 계기로 간사이광역연합에서는 '행정연합'을 넘어 '광역연합2.0 버전'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현재 간사이 경제에 가장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지역은 오사카만이다.
오사카만은 오사카부와 효고현.와카야마현 등 3개 광역단체와 32개 시에 접한 광범위한 지역이다.
현정부는 특별법을 제정해 오사카만 매립.개발로 인한 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간사이 경제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대표적인 3대 매립 인공섬이 '사키시마.마이시마.유메시마'다.
사키시마에 조성된 55층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면 오사카만 주변의 개발 현황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인공섬 중에 가장 규모가 큰 사키시마에는 항만.물류 기업, 광공서, 대학, 주거시설 등이 들어선다.
안내인은 한 고층 빌딩을 가르키며 '오사카 도시에 있던 세계적 스포츠 용품 기업 미즈노가 2년 전 설립 95년 만에 본사를
이곳 매립지로 옮겼다'며 '오사카만을 스포츠.헬스케어 산업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근에는 330가구 규모 후분양 맨션(아파트)이 분양 중이다.
내년 열리는 박람회를 노려 개발됐으며 사키시마 곳곳에 공터도 많아 입주할 기업들을 기다리고 있다.
마이사마는 섬 이름처럼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들로 개발됐다.
스포츠 아레나를 건립해 실내외 콘서트와 각종 스포츠.공연 이벤트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개발이 가장 활발한 섬은 내년 박람회가 열리는 유메시마다.
간사이광역연합은 2010년 출범 후 지역 경제를 살릴 방안을 고심하다가 2014년 중앙정부에 박람회 개최를 제안했다.
이후 지자체와 지역경제단체.전문가로 구성된 '박람회유치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나섰고,
2018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를 꺾고 개척지로 확정됐다.
최근 미카즈키 다이조 간사이광역연합장(시가현 지사)은 '하나의 간사이'로 발전하기 위해 광역연합을 '2.0버전'으로 역할을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람회에 이어 2027년에는 궁도,유도.저전거 등 59개 종목을 겨누는 국제 스포츠행사인 '월드 마스터스 게임스'도
오사카.교토를 비롯한 간사이 곳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오사카만은 경제 부흥뿐만 아니라 폐기물 매립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3대 인공섬인 사키시마.마이시마.유메시마 역시 폐기물 매립으로 조성됐다.
박람회가 열리는 유메시마고 폐기물을 매립한 곳 위에 파빌리온을 조성하고 있다.
현재 오사카만에서는 페기물 매립지 4곳이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서 간사이광역연합에 속한 169개 기초단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한다.
폐기물 매립지는 녹지공원을 비롯해 항만시설, 중고차 보관지, 야외콘서트장, 태양광 시설까지
다양한 경제활동에 활용되고 있다.
김찬호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장(중앙대 교수)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광역연합이 실패한 것은 지자체 간 요구.주장이 협의가
안 된 영향이 크다'며 '광역연합은 어려움과 부작용도 있지만 미래를 보고 주민을 설득해 나가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재.의료부터 협력'...사업반대 지자체 불참 허용
2010년 일 첫 광역연합 출범
경제 성장. 인구 증가 '쌍끌이'
간사이광역연합은 도쿄 중심의 수도권에 경제활동과 인구가 집중되면서 지방은 갈수록 피페해진다는 위기감에서 촉발됐다.
2000년대 오사카 중심 간사이의 지방자치단체와 학계.산업계가 '민관위원회'를 구성해
분야별로 '지방분권을 어떻게 해나갈지'를 연구했다.
준비기간 7년 여를 거쳐 2010년 12월 일본에서 처음 지자체 경계를 넘어선 광역연합인 간사이광역연합이 출범했다.
총인구는 일본 전체의 약 17%인 2182만명이고, 면적은 일본의 9%인 3만5005km2에 해당한다.
간사이 지역은 역사문화적으로 동일 생활권이란 유대감이 강해 광역연합 업무도 공통분모가 많은 7개 행정 분야로 시작했다.
공동규약에 따르면 공동사무는광역방재와 광역관광. 문화. 스포츠진흥, 광역산업진흥, 광역의료, 광역환경전, 지격시험. 면허,
광역직원연수 등 7개 분야로 한정했다.
도시 계획처럼 지역별 사정이 엇갈리면 광역업무에서 제외했다.
주요 정책은 지자체장들로 구성된 '광역연합위원회'를 매달 열어 결정하고,
각 지방의회 선발 의원으로 조직한 광역연합의회가 최종 의결한다.
일례로 최근 간사이 인근 이시카와현 노토지진 상황에서 위원회 활동이 돋보였다.
광역연합 소속지사.시장이 모두 참석해 재난 지원 방안 회의를 열고 중앙정부와 별도로 재난대책지원본부를 구성했다.
광역연합장이 '재난지원 본부장'을 맡고, 소속 지자체가 지진 피해 지자체를 한 곳씩 전담 지원히기로 정했다.
또 재난 지지체외 행정이 마비된 점을 감안해 지방세 수납을 비롯한 통상적인 행정 처리도 대신 맡아 지원했다.
이처럼 도쿄 중앙정부 업무와 별도로 스스로 '제2 수도'의 책임과 역할을 맡고 나선 것이다.
만일 추진사업에 소속 지자체 입장이 엇갈린 경우엔 어떨까.
위원회 의사결정은 '전원일치'가 원칙이다.
하지만 사업에 반대해도 강요하진 않는다.
본부 사무국의 요시나가 씨는 '사업에 합의하지 않는 지자체의 참가를 강제하지 않고, 부분 참가도 가능해 지자체 간
분쟁이나 갈등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광역연합은 각 지자체가 파견한 직원이 겸직한다.
이들은 지자체장이 위원회에서 결정한 정책 사업이 신속하게 지자체에 전달.시행되도록 한다.
광역연합 예산은 소속 지자체 부담금이 50%이고, 중앙정부가 30% 이상을 지원한다.
모빌리티.핼스케어 특화...지역내 총생산 일 25% 목표
간사이광역연합은 5년마다 지역별 전 밑그림인 '창생전략'을 세운다.
별도로 3년마다 구체적인 일정을 담은 '광역계획'도 수립한다.
2023~2025년도 광역계획에선 7개 공동사무에 대한 협력 방안과 박람회 대응, 건강.의료산업 혁신 추진, 여성사회활동
확대까지 기술했다.
광역연합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 중 하나가 도쿄의 중앙 부처를 간사이로 이전.신설하는 것이다.
그 첫 성과로 지난해 3월 문화청이 교토로 이전했고,
도쿠시마현에 '소비자청신미래창조전략본부', '와카야마현에 '총무성' 통계국 통계활용센터'를 설치했다.
간사이광역연합의 장기 목표는 도쿄와 나란히 '양극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인구,산업을 다른 지역에서 가져오기보다 자체적으로 인구 평균감소폭은 일본 평균 감소폭보다 줄이고,
지역내총생산(GRDP)은 일본 전체의 25%를 차지한다는 것이 목표다.
현재 간사이광역연합 전체 GRDP는 약 89조엔(약 795조원)으로 일본 전체의 16% 수준이다.
2040연 25%로 끌어 올리려면 경제 규모를 150조엔(약1342조원)으로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 지원과 함께 '스마트모빌리티.헬스케어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