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모니터 바탕화면상의 아이콘 크롬을 클릭하였다.
그랬더니 사진이 한 장 나타났는 데 영낙없는 술 취한 소나무 형상이다. 바닷물을 술인 줄 알고 퍼 마시려고 그랬을까?
예전에는 밤 늦게 고성방가에다 좁은 골목을 이리갔다 저리 갔다 비틀거리며 귀가하는 사람을 간혹 만나긴 했는 데 요즘 와선 그런 모습도 보기 어려워졌다. 유럽 여행중에 러시아 생떼 페테르부르크에 갔더니 이른 새벽에 거리로 나가면 빈 보드카 술병이 바람에 여기 저기 굴러 다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추운 겨울에 그들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습관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스위스 융푸라우 산행 궤도 열차를 타기 위해 인터라켄으로 가서 호수 옆에 있는 캠핑 사이트에서 한 이틀 숙박을 한 적이 있었다.
인터라켄이란 지명도 두 호수의 사이라는 뜻이란다. 호수 이름은 다 까 먹고 지금은 기억 나지 않는다. 저녁 때 식구들과 함께 호숫가로 산책을 나간 적이 있다. 고개를 들면 하연 눈이 쌓인 높은 산들이 보이고 고개를 떨구면 조용한 호수의 잔잔한 수면이 시야에 비친다. 그 옆으로는 산책로가 나 있고 여기서도 늙은 소나무 가지가 호수의 물을 마시려는 듯 수면에 닿을듯 말듯 길게 뻗어 있었다. 어떤 것은 수면에 마치 빨대를 꽂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사람들 통행에 걸거친다고 당장 톱으로 베어버렸을 것이다. 서양에선 나무도 그땅에서 10년정도 뿌리를 내리면 살아갈 권리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 나무라면 소나무다. 이북식으로 표현하자면 국민 나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갓 결혼한 북한 젊은이들이 남한 드라마를 보고 자기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게 유행인데 당국에선 부르조아 물이 든다고 적발되면 처벌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남한에서는 김일성전집이 버젓이 팔리고 있는 실정이고 엊그제는 북 지령을 받고 스텔스 전투기 F-35A기 도입 반대운동을 한 일당이 검거됐다고 한다.이들은 2017년부터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북한 공작원들과 접촉해 공작금 2만달러를 받고, 지하조직 결성 및 F-35A 도입 반대 운동 지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2017년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특보단 활동,민주당 중진 의원및 민화협 고위 관계자도 만났다고 한다. 뺄갱이 세상이 되면 뺄갱이들이 출세할까? 그건 오산이다. 부르조아에 물든 빨갱이는 숙청 제1순서임을 알아야 한다.
외국에 나가 보면 소나무들이 보이지만 우리나라 소나무처럼 단정하고 멋진 소나무는 보기 힘들다. 그래서 그런지 소나무를 주제로 한 사진가들도 많다. 몇년전 국보 제1호가 방화로 인해 정월 대보름 달집 타듯이 활활 타서 재가 되었다. 다시 짓는 데 금강송이 쓰였다. 장자는 못난 나무가 동네를 지킨다고 했다. 곧게 쭉쭉 뻗은 나무는 재목으로 베어 나가 오래 살지 못한다는 비유이다. 일본이나 중국에 있는 소나무는 우리와 비슷하나 동유럽에선 모양새가 많이 다르고 스위스나 미국 캐나다 록키산맥에 선 소나무는 종류 자체가 다르다. 그런데 독일 아우토반 도로가에 조성된 홍송숲은 우리나라 홍송과 많이 닮았다.
나무도 사람의 인격과 같이 품격이 있다.
소나무는 아무데나 심어도 주위의 경관과 잘 어울린다. 그래서 아파트 정원수로 비싸게 팔린다. 한 그루에 2억이나 하는 것도 있단다. 아주 어린 것도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 한다. 김화백이 밀양 마당가에 허리춤에 올만한 소나무를 백만원인가 주고 심었다는 이야길 들었다. 소나무는 잔뿌리가 없어 옮겨 심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소나무도 막거리를 좋아한다고 했다. 옮겨 심을 때 막거리를 한 말 받아서 부어 주었다고 한다. 신토불이가 따로 없다. 막걸리도 국민 술이 아닌가.
나도 주말에 친구들과 산에 갈 때 소나무와 다른 나무들 사진을 자주 찍는다.
대부분 군락을 이루어 숲을 만들고 있다. 바닷가 마을에서는 불어오는 해풍을 막기 위해 방품림을 조성해 놓기도 하였다. 남해 상주 해수욕장의 방품림이 대표적이다. 부산 해운대 백사장 뒷편에도 소나무 숲이 둘러 싸 있다. 소나무도 오래된 홍송이 품위가 있다. 햇빛이 환하게 비치는 날에 푸른 이파리 사이로 벌겋게 불타는 모습으로 드러낸 둥치는 콘트라스를 극명하게 드러내 주고 있다. 밀양 표충사 가는 길가 선 홍송들은 왜정때 송진채취로 영광의 상처를 한 군데씩 안고 서 있다. 말하자면 국난을 함께 한 국민 나무들인 셈이다. 참고로 오늘 Flickr 에 얼라온 사진과 밀양에서 내가 찍은 사진을 한장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