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빛고을입니다!
동호회 '전문3' 게시판이 뜻밖의 광주역 존폐 논란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네요~(라고 저만 느끼는건지...ㅋㅋ) 이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니지만, 제가 생각나는데로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졸렬한 의견이지만 회원님들의 고견이 담겨있는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많은 회원님들의 고견 가운데서도 KTX 부천역님께서 지적하신 "광주역 폐지는 광주지역, 나아가 호남선 전체의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입니다. 호남선 열차의 직접 수혜 대상지역인 광주/전남 서남부지역의 수요가 호남선 주변 역세권의 고른 수요에서 비롯되기 보다는 대도시(?)인 광주/목포 두 지역의 수요에 의존하는건 사실입니다. 비록, 강진/해남/진도/완도 지역등 남부지역의 군단위 지역의 수요도 어느정도 있기는 하겠지만, 이 수요는 현재로써는 버스 수요로 거의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죠~
즉, 이들 군단위 지역민들의 잠재수요를 끌어내기 보다는 현재의 광주/목포 두 지역의 현실적인 수요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잠재수요를 끌어오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역을 폐지한다면...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 글쎄요~ 송정리역을 중심으로 하는 광산구지역의 수요만 간신히 유지하고 광산구를 제외한 지역의 수요는 고스란히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사실, 80년대~90년대 초 중반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명맥을 유지하던 광주역이 오늘날 존폐논란을 불러일으키게 될 정도로 전락한 것은 광주시의 도시계획에도 일정부분 책임은 있다고 보여집니다.
I Love (용산~왕십리)님께서 지적하신 바와 같이 "경전선의 중간역"이었던 광주역이 한낱 "광주선의 종착역"으로 전락하면서 좁게는 남광주 역세권 지역의 수요와 넓게는 전남 동부지역의 수요를 잃어버리면서 전체적으로 광주지역의 철도 수요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고, 때맞춰 광주시의 도시계획 마스터 플랜의 변화(광주천 축에서 영산강 축으로...)는 장기적으로 광주 도심지역의 저밀도화 내지는 공동화를 초래함으로써 도심철도 이설로 1차적으로 타격을 입었던 광주역 수요에 2차적 타격을 입히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물론, 도심철도 이설 자체는 광주시의 발전축 장애요소 제거라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철도수요 감소에 대한 대책마련이 없는 상태에서 성급하게 "일단 선로부터 걷어놓고 보자"는 식으로 이뤄져 다소 무책임한 측면도 없지는 않았죠~
그 결과는 광산구 지역의 광주광역시 편입 이후(=1988년에 "전라남도 광산군"에서 "광주직할시 광산구"로 편입) 상대적으로 개발에 있어서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던 광산구지역 상공인들의 광주역 폐지와 송정리역 확대 개편 요구로 이어졌습니다.(=실제로 광산구의회 차원에서 몇년전에 철도청에 건의도 했다는...)
그렇다면 대책/대안은 없는 것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첫째로 광주역 존폐 문제는 정말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입니다. 단순히 광주역은 역사 자체의 존폐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광주역에 몸담고 있는 부속기관들(=광주차량사무소/광주기관차승무사무소/철도시설관리공단 등...)의 동반 이전까지 이뤄지는 만큼 근시안적인 대책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지금도 철도시설관리공단의 이전문제를 두고 철도 노조측과 공사측, 광주시 사이에서 왈가왈부 말이 많죠~
둘째로, 타 교통수단을 "경쟁상대"가 아닌 "공존의 대상"으로 봐야합니다. 늘 이런 문제가 있을때마다 줄곧 제가 주장해왔다시피 타 교통수단을 공존의 대상이 아닌 경쟁상대로 보았다가는 우리나라와 같이 자동차를 이용한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 가능한 나라에서는 철도의 판정패는 불보듯이 뻔한 일이죠~ 문전연결성/도심접근성이 뛰어난 버스에 비해서 철도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있습니다.
I Love (용산~왕십리)님께서 지적하신 바와 같이 서로를 공존의 대상으로 보고 철도가 위치하는 지역을 "교통 포털화"할 수 있는 묘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죠~ 실제로 중국이나 미국과같은 나라에서는 "주철종도(主鐵從道=철도가 주가 되고 도로가 철도를 뒷받침하는...)"개념에 입각한 대중교통 체계가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러한 개념은 이들 나라처럼 꼭 넓은 나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처럼 좁은 나라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개념이라고 보여집니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과 광주역을 한데 아우르는 물리적인 교통 포털체계의 구축이 불가능하다면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범위 내에서 소프트한 교통 포털체계의 구축도 충분히 고려해 볼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예를들어 역-버스터미널간 무료 셔틀버스 운행등...)
셋째로, 광주역 존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당사자는 건교부/철도공사/광주광역시 관료들이 아닌 광주역을 이용하고 광주역의 혜택을 받는 실 수요자인 광주시민들과 광주인근지역의 전라남도민입니다. 이들을 배제한채 강행되는 무리한 존폐논의는 자칫하면 철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심화와 수요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기관으로써의 철도청"이 아닌 "기업으로써의 철도공사"는 어쩌면 호기를 맞이하고 이다고 보여집니다.
"정부기관"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기업"의 특성을 십분 발휘한 연계교통수단을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해당 운송사와의 전략적 제휴도 고려해 볼만합니다.)과 잠재수요 발굴을 통한 이윤 극대화는 광주를 비롯한 호남지역에 있어서 철도의 앞날은 항상 어둡다고 얼굴찌푸리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어 줄 것입니다.
어떠신지요? 바쁘신 가운데서도 부족한 잡글 읽으시느라 대단히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말씀 드리면서 이상 빛고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