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모닥불 시낭송회 >
종합예술웹진 모닥불이 오는 28일 오후 5시 여의도 백상빌딩 세나도에서
"제1회 모닥불 시낭송회"를 연다. 이 시낭송회에는 가수들의 축하음악과
靑蘭 왕영분의 살풀이 춤, 김지향, 이시환, 마광수(연세대교수) 시인 등이
참여한다. 사진은 모닥불 회장 박건호 시인.//문화/ 2005.5.17 (서울=연합뉴스)
3000 여곡의 노래를 작사하고 수백곡을 히트시켰던 작사가 박건호씨가
회장으로 계신 종합예술웹진 모닥불이 주최한 시 낭송회에 지난 토요일(5/28)
평소 존경하는 선생님을 모시고 다녀 왔다.
모닥불 피워 놓고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노래 모닥불로 시작된 낭송회는 분위기는 가수 하야로비, 유리, 김시현, ENC 등
이 출연해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으며 음악의 대가답게 시분위기에 맞춰 뮤직을
깔아 줘 차분하면서도 그윽한 시향을 느낄 수 있었다.
멀어져 가는 그 뒷모습늘 바라보면서~ 슬픈 인연속에도 푹 빠져보고...노래가 시고
시가 노래인 불가분의 관계속에서 온 몸이 반응하는 그 영향은 무어라 달리 표현할 수
없다. 너무 행복하다고 밖에는.
그 날, 시인이자 연세대 교수인 그 유명하신 마광수교수님과 한 테이블에 앉게 됐다.
가냘프신 몸, 반백 사이를 아슬하게 넘기신 머리, 그러나 피부만큼은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하필이면 마주 보고 앉게 돼 시선이 불편했다. 왜 그랬을까. 그분 앞에선
내 발가벗은 몸까지 다 드려나 버릴 것만 같은 아슬함이 자꾸만 고개를 숙이게 했다.
요즘 같아선 별 문제가 되지 않으련만 <즐거운 사라>가 큰 파문을 일으키게 돼
8년 이란 세월을 심적고통으로 힘들게 보내셔서인지 복직이 되신 아직도 건강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다. 어쩌면 선구자적 인물이란 생각도 든다.
" 교수님 너무 유명하신 분이라서...."
" 유명한 건 안좋아. 잡혀 가거든..."
"ㅎㅎㅎ"
"장미다방 최양입니다." 며
커피를 갖다 드리니 웃으며 고마워 하신다.
"교수님 가발을 쓰시면 30대로 보이겠습니다."
" 가발은 더워서 안 쓰는데... "
아직도 원고를 손으로 작성하시고 컴을 시작하신지는 3개월 밖에 안 됐다고.
6월초 인사갤러리에서 전시회가 있고
장편소설(광마잡담),철학에세이(비켜라 운명아 내가 간다), 에세이(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
등 세 권이나 나온다 하신다.
대단하신 창착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하긴 아무나 유명해지나...
여전히 <가자, 장미여관으로> 부터 벗어 나지 못하시고 낭송하신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고도>와 함께.
낭송을 끝내고 오신 교수님께 수고하셨다고 뭐라 한 말씀 드리고 싶은데
" 이렇게 솔직하기가 쉽지 않으실텐데, 솔직해서 좋습니다." ㅋㅋㅋ(혼자 웃음)
내 차례 낭송을 마치고 돌아 왔습니다.
다 아시지만 마교수님의
시 전문을 실어 봅니다.
<가자, 장미여관으로>
詩: 마 광 수
만나서 이빨만 까기는 싫어
점잖은 척 뜸들이며 썰풀기는 더욱 싫어
러브 이즈 터치
러브이즈 휠링
가자, 장미여관으로!
화사한 레스토랑에서 어색하게 쌍칼 놀리긴 싫어
없는 돈에 콜택시, 의젓한 드리이브는 싫어
사랑은 순간으로 와서 영원이 되는 것
난 말없는 보디 랭귀지가 제일 좋아
가자, 장미여관으로!
철학, 인생, 종교가 어쩌구 저쩌구
세계의 운명이 자기 운명인 양 걱정하는 체 주절주절
커피는 초이스 심포니는 카라얀
나는 뽀뽀하고 싶어 죽겠는데, 오 그녀는 토론만 하자고 하네
가자, 장미여관으로!
블루스도 싫어 디스코는 더욱 싫어
난 네 발냄새를 맡고 싶어, 그 고린내에 취하고 싶어
네 치렁치렁한 긴 머리를 빚질해 주고도 싶어
네 뾰족한 손톱마다 색색 가지 매니큐어를 발라 주고도 싶어
가자, 장미여관으로!
러브 이즈 터치
러브 이즈 휠링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했는데도>
詩: 마 광 수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 했는데도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는데도
사랑은 내 가슴 뻥 뚫어 놓고 새처럼 날아 갔네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했는데도
사랑은 내 청춘 야금야금 불살라 먹고 연기처럼 사라졌네
그래도 얄밉게 남아 있는 그리움 그 미련 그 희망
지금껏 가슴을 파고드는 첫 펠라티오의 추억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했는데도
사랑은 내 정액 다 빨아 먹고
하마처럼 흉하게 살이 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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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쉬~마~~~시인의 글은 언제봐도 섺쉬하네유~
가자 장미여관으로! 솔직, 담백, 그 자체네요...그것이 시라고 한들 , 또 아니라고 한들, 한 인간의 솔직한 감정표현임에야.....
마광수 교수를 대하면 상상력의 도사라는 느낌이 들지요. 그 맑은 얼굴에 심약해보이는 몸. 전혀 섹쉬한 사람이 아니지요. 오히려 병악한... 전에 모임에서 그러더군요. "밤이 화려한 사람은 절대 이런 글 안 쓴다"구요.
동감!! ^^
깜짝이야. 맞어풀꽃향기는 장미여관 갈 줄 모르는 사람이라 대담하게 썼구먼!!!
이상타 난 밤도 화려한데.........ㅎㅎㅎ.
맞아요. 칠부능선님 말씀처럼 밤이 화려한 사람은 절대 그런 글 안 쓰지요. 심약한 심성이 빨리 회복되었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