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판, 시디알, 노트텔, 수자식 사진기, 사진카드…. 북한에서 통용되는 전자제품 용어들이다. 최근에 입국한 한 탈북자에 따르면, 북한 내(內) 대도시에서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최신 전자제품이 상당량 유통되고 있고 농촌에서도 DVD플레이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한다. 작년 여름까지 함경북도 청진(淸津) ○○시장에서 전자제품ㆍ잡화 판매원으로 일했던 탈북자 김분이(가명ㆍ27ㆍ여)씨는 “북한에서 20~40대를 중심으로 전자제품을 사용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김씨가 살았던 청진시는 북한에서 평양, 함흥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항구공업도시다. 철강업과 금속공업이 발달한 청진시에는 시장 상인이 1000여 명에 달하는 수남시장을 비롯해 상인 200~300여 명 규모인 수원시장 등 5~6곳이 있다. ‘암시장’도 번성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의 증언을 통해 청진시를 중심으로 현재 북한에서 유통되고 있는 전자제품의 종류와 유통경로 등을 알아봤다. 김씨의 증언이 북한의 전자제품 시장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최근 상황을 짐작하기에는 충분하다. 전자제품은 공개ㆍ비공개 두 형식으로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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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도 당시의 청진시 수남시장 모습. | 일반적으로 북한에서 판매되는 전자제품은 매대(賣臺)에 내놓고 파는 공개 제품과 단속ㆍ통제로 내놓고 팔지 못하는 비(非)공개 제품으로 나뉜다. 전자제품은 자전거 부품, 철물 잡화 등을 파는 곳에서 거래된다. 이런 점포에서 공개 제품과 비공개 제품을 동시에 판다. 비공개 제품은 구매자가 상인에게 “○○ 있느냐?”고 물어보면 “있다, 없다, 가격은 얼마다”는 식으로 흥정이 이루어진다. 물론 처음 보는 구매자가 비공개 제품을 요구하면 당연히 “없다”고 잡아뗀다. 단속요원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격 흥정이 끝나면 상인은 비공개 제품을 숨겨둔 장소로 구매자를 데려가 물건을 보여준다. 공개적으로 판매하는 제품으로는 필름사진기, 유선전화기, 전자시계, 라디오 기능 없는 소형 카세트녹음기, 전기콘센트, 전구, 전자계산기(전자수판), DVD플레이어(국영상점에서 판매), 노래방에서 사용하는 마이크 등이 있다. 중국에서 제조된 것들이다. 북한에서 유통되는 전자제품의 90% 이상이 중국산이다. 가정용 CD노래방 기기에 연결하는 무선마이크는 한중(韓中) 합작제품도 있다고 한다. 비공개로 판매되는 전자제품은 MP3플레이어, 수자식 사진기(디지털사진기), USB, MP4(PMPㆍ휴대용 동영상 플레이어), DVD플레이어, 노트텔(휴대용 동영상 플레이어), 라디오, GPS, 무선전화기, 손전화기(휴대폰), 영상대화기(홈비디오폰 또는 도어폰), 컴퓨터(중고), 노트북, 시디알(동영상이 들어 있는 CD와 DVD를 통칭) 등이다. 동영상이 들어 있지 않은 공(空) CDㆍDVD는 판매하지 않는다. 구매자가 가장 많이 찾는 전자제품이 MP3플레이어다. 중국산(産)이 가장 많고, 한국산(삼성제품)ㆍ일본산도 있다. 액정화면이 있는 것과 없는 것 두 종류다. 액정화면이 있는 게 더 많이 팔린다. MP3 용량은 1~4GB이다. 구매자는 주로 대학생이지만 중학생과 30~40대도 더러 있다. 가격은 신(新)화폐 1만원(한국돈 3600원) 선이다. 비싼 제품은 2만~3만원짜리도 있다. 밀수(密輸) 제품이 대부분이다.(편집자注=북한은 2009년 11월 구화폐 100원을 신화폐 1원으로 교환했으나 화폐개혁 실패로 구화폐와 신화폐의 가치는 거의 같아졌다. 2011년 6월 현재, 북한돈 1만원은 한국돈 3600원 정도에 해당한다.) MP3플레이어의 메모리는 공(空) 상태이지만 북한 노래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최근 들어 ‘계몽기 가요(金日成 우상화가 본격화되기 이전의 노래)’가 들어 있는 제품도 있고, 중국영화나 드라마 주제곡이 저장된 것도 있다. MP3플레이어에 영상물을 담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있는 대학가(街)나 디지털카메라를 취급하는 사진관에 가야 한다. 대학가나 사진관이 정보 유통센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불온서적이나 음악을 단속하는 요원들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불시검문을 하기도 한다. 노래 중에 외국노래가 나오면 MP3플레이어를 회수하지만 단순히 소지하고 있다고 해서 뺏지는 않는다. 한국 노래는 통제한다. 한국 노래 ‘아침이슬’은 과거에는 통제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통제한다. 1970~1990년대 중국 영화 많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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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 채하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생활용품들. | 국내에 일반화돼 있는 막대형 메모리카드 ‘USB’는 북한에서도 사용된다. 용량 4GB 제품이 대부분이고 2GB짜리도 있다. 가격은 구화폐 3만원부터 10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 메모리는 빈 상태로 팔린다. USB의 구매자는 어른과 학생 등 연령과 상관없다. USB에 영화를 저장해뒀다가 보고 싶을 때 DVD플레이어에 연결해 본다. 일부 학생들은 공부하는 데 활용하기도 한다. USB는 북한정권이 통제하는 품목이다. 하지만 언제든지 DVD플레이어에 꼽았다가 곧바로 뽑을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많이 선호한다. 북한 주민이 USB에 담아 보는 동영상은 주로 중국 영화다. 중국에서 1970~ 1990년대에 유행했던 영화들이 대부분이며 1940~1950년대 중국 영화도 있다. 2003년도까지 남한 영화를 많이 봤으나 2004년 이후에는 남한 영화를 보는 데 어려움이 있다. 전자제품과 기록물 검열ㆍ단속을 전담하는 ‘109상무’가 생겼기 때문이다. 109상무는 인민위원회, 당, 보위부, 보안서 요원들로 구성돼 있다. 최근에는 김정일(金正日)의 지시로 ‘118상무’가 추가로 생겼다고 한다. 109상무의 단속 강화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몰래 보는 사람들이 많다. 황색바람 영화(에로영화)는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DVD플레이어는 북한주민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시청각 전자제품이다. DVD플레이어는 TV보다 더 광범위하게 보급돼 있고 현재 상당수 주민이 사용한다. 중국이 저가(低價)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해 북한 지역에 들여놨기 때문이다. TV가 있는 집이라면 DVD플레이어를 100퍼센트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주민들은 TV를 보지 않는다. TV 방송내용이 식상하고 바깥 세상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가 저장돼 있는 CD(DVD)를 구입해 DVD플레이어를 통해 시청한다. 청진시의 경우 DVD플레이어 보급률이 90% 정도이고 인근 농촌의 경우는 100%에 가깝다. DVD플레이어의 가격은 쌀 2㎏값(북한돈 4000원) 수준이다. 중고제품의 가격은 구화폐 5만~6만원이다. 일반적으로 북한주민이 말하는 DVD는 DVD플레이어를, CD는 CD플레이어를 의미한다. 음악이나 동영상이 저장돼 있는 DVD는 DVD알, CD는 알판 또는 CD알이라고 부른다. CD플레이어의 정확한 북한식 명칭은 ‘CD록화기’이며, DVD플레이어는 ‘DVD록화기’이다. 최근 북한에서 많이 팔리는 DVD플레이어는 DVD 방식이 아닌 ‘EVD플레이어’이다. EVD는 중국이 개발한 기록방식이다. ‘EVD알’(EVD플레이어용 기록매체)은 양면에 기록이 가능하다. 일종의 양면 DVD인 셈이다. EVD플레이어로 DVD를 시청할 수 있다. 현재 북한은 DVD플레이어에서 EVD플레이어로 넘어가는 추세다. 시장에는 중국산 DVD플레이어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 2010년 여름, 새로 만든 DVD플레이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북한기업 ‘하나전자’가 생산하는 DVD플레이어만 유통된다. 이런 현상은 2009년부터 시작됐다. 하나전자는 북한의 ‘삼성전자’다. CD플레이어는 신제품이 없고 개인이 판매하는 중고제품만 거래된다. 중국산 EVD플레이어의 가격은 DVD플레이어와 비슷하다. 북한에서는 CD플레이어보다 DVD플레이어가 먼저 보급됐다. 지금은 EVD플레이어가 대량 유통되고 있다. 배터리로 작동하는 DVD플레이어 북한주민들은 배터리를 이용해 DVD(이하 EVD 포함)플레이어를 사용한다. 현재 중국에서 북한으로 공급되는 EVD플레이어는 200볼트 전기와 12볼트 배터리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전기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북한에서는 배터리 사용자가 훨씬 많다. 청진시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6월까지 6개월 동안 전기가 거의 공급되지 않았다. 일부 권력기관이나 공장에만 전기가 들어왔을 뿐이다.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EVD플레이어는 2007년부터 시장에 나왔다. 전기만 사용할 수 있는 플레이어도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수리해서 쓴다. 북한에서는 모든 게 귀하기 때문에 부품이 없으면 만들어서 쓴다. 중국산 플레이어의 수명은 대략 1000∼2000시간 정도다. 배터리는 자동차용 배터리가 대부분이다. 간혹 용량이 큰 탱크용 배터리도 있다. 중국산이 대부분이고 북한산으로 ‘대동강 배터리’가 있다. 북한 사람들은 크기가 큰 12볼트용 배터리를 ‘왕따전지’라고 부른다. 배터리는 중국산보다 북한산이 더 좋다. 중국산은 불량품이 많다. 배터리를 구입할 때 테스트는 할 수 없다. 반품이 안 되기 때문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배터리 충전은 전기가 들어오는 공공기관, 기업소, 차량 수리공장 등에서 가능하다. 충전 비용은 신 화폐로 200원 정도다. 주민들은 손수레에 배터리를 실어 이곳저곳으로 충전하러 다니느라 바쁘다. 배터리 충전 장사를 하면 돈을 많이 번다. 그만큼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전기 때문에 DVD를 보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청진시내 사람들은 매일 DVD플레이어를 통해 동영상을 본다. 하루 평균 시청시간은 1~2시간이라고 한다. 북한주민들은 배터리를 이용해 TV도 본다. TV규격은 ‘촉’으로 구분한다. 7촉, 10촉, 12촉이 있다. TV는 대부분 흑백이고 컬러TV는 많지 않다. 14촉짜리 컬러TV는 전기를 많이 잡아먹는다. 이 때문에 ‘왕따전지’로 보기 힘들다. DVD플레이어 시청에 대한 검열은 ‘109상무’가 맡고 있다. 109상무는 불시에 특정 마을을 대상으로 검열ㆍ단속을 한다. 109상무 요원은 매일 검열만 하러 다닌다고 보면 된다. 청진시내에 거주하는 가구는 1년에 다섯 번 정도 검열을 당한다. 시 외곽이나 농촌 지역도 비슷하다. 109상무의 단속에 걸리면 돈으로 해결한다. 돈이 없으면 교화소나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 고생을 많이 한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동영상을 보는 도중 109상무 요원이 들이닥치면 “지금 막 없애는 중이다”며 아깝더라도 DVD를 박살내야 한다. 증거가 남으면 뇌물을 주고도 빠져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단속 요원들도 요령이 생겨 가정집에 들어갈 때는 전기부터 차단한다. 현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특이한 점은 요즘 들어 109상무 요원들도 수색영장을 갖고 다닌다. 과거에는 수색영장 없이 검열해도 주민들이 순순히 따랐으나 지금은 주민들이 수색영장을 내놓으라고 항의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당국은 2009년경 ‘하나전자’가 생산한 DVD플레이어만 이용하도록 하고 중국산은 압수했다. 그러나 체신소에 등록한 중국제품은 압수하지 않는다. 북한이 만든 하나전자 제품은 중국산에 비해 1.7배 비싸고 USB를 사용할 수 없어 주민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DVD플레이어에 USB를 끼워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제품은 2007년부터 공급됐다. CD알은 모든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시장입구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사람들이 CD알을 파는 장사꾼들이다. 매대에 내놓고 파는 CD알은 북한 영화, 북한 음악 그리고 북한당국이 허락한 중국영화 등이 대부분이다. 이것을 ‘본판’이라고 한다. 본판은 한 장에 구화폐 1500원이다. 비공개용 CD알은 장당 1000원 안팎이다. 공 CDㆍDVD는 거의 팔지 않는다. 북한당국은 CD에 교육용 동영상 자료를 담아 당ㆍ군ㆍ행정기관 간부들 교육 시 사용하기도 한다. 북한주민들은 대부분 비공개용 CD알을 사서 본다. 본판은 비싸고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장사꾼은 구매자가 나타나면 동영상 CD알(DVD알)의 목록을 보여주고 고르도록 한다. 동영상은 대부분 영화다. 중국, 러시아, 인도, 홍콩, 미국, 한국 영화 순(順)이다. DVD알은 13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들어 있다. 본판 DVD알의 가격은 구화폐 7000~8000원이다. 비공개용은 3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요즘에는 DVD알 한 장에 7시간 분량의 영화가 들어 있다. 많이 팔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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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남도 옹진군 장마당의 2006년(왼쪽)과 2010년도의 달라진 모습. 2006년 공터였던 곳이 2010년에는 몇몇 건물이 들어섰다. | 노트텔ㆍMP4ㆍ디지털카메라 북한당국이 DVD(EVD)플레이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자 대체품으로 시장에 나온 것이 ‘노트텔’이다. 2009년 겨울부터 나오기 시작한 노트텔은 2010년 여름 많이 공급됐다. 모두 중국산이다. 가격이 700달러 정도로 비싸 부유층만 구입할 수 있다. 화면 규격은 ‘7촉(A4 절반 크기)’부터 있다. 노트북처럼 생겼는데 CD나 DVD를 볼 수 있다. 컬러 화면이 나오는 노트텔은 USB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크기가 작아 이불을 뒤집어쓰고도 볼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노트텔은 소형 건전지로도 작동된다. 이동용 플레이어인 MP4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기 위해 구입한다. 가격은 80~200달러 정도다. MP4의 용량은 2GB부터 있다. 주요 구매자는 돈 있는 사람, 대학생 등 부유층이다. MP4의 문제점은 고장이 잦고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MP4는 별로 유통되지 않고 대신 디지털사진기를 많이 사용한다. 디지털카메라는 수자식 사진기라고 불리는데 요즘에는 디지털사진기라고도 부른다. 중국산과 한국산이 많다. 필름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로 대체되는 상황이다. 디지털카메라는 부유층이 아니면 구입하기 힘들다. 대략 110~220달러다. 비싼 것은 500달러 정도 한다. 디지털사진기는 숨겨놓고 팔기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이다. 청진시의 경우 100명 중 10명 정도 갖고 있다. 평양시는 이보다 더 많다. 북한 사람들은 디지털카메라에 들어가는 메모리 카드를 ‘사진카드’라고 부른다. 사진 현상은 사진현상소에서 할 수 있다. 필름현상소와 디지털현상소의 비율은 1:10으로 디지털현상소가 훨씬 많다. 평양에 있는 사진현상소는 남한처럼 디지털카메라만 가져가면 그 자리에서 현상해 준다. 현상 비용은 사진 크기에 따라 다른데 구화폐로 500원에서 1200원까지 한다. 유선전화기는 공개적으로 판매되지만 무선전화기는 비공개 판매 제품이다. 2003년부터 무선전화기를 판매할 수 없게 됐다. 무선전화기가 폭탄 리모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선전화기는 누구나 살 수 있다. 그러나 전화기 가격이 비싸고 등록비가 별도로 있어 일반 주민이 설치하기는 쉽지 않다. 전화를 설치하려면 전화선을 끌어다 써야 하는데 장마당에는 전화선만 파는 곳이 따로 있다. 전화를 설치한 가정집은 괜찮게 사는 집이다. 청진시의 경우 열 가구 중 두세 가구가 개별 전화를 갖고 있다. 농촌은 3~5% 정도에 불과하다. 컴퓨터ㆍ증폭기ㆍGPS 전화기는 버튼식이 많다. 다른 지역에 전화를 걸 때 교환원이 필요 없는 자동전화 방식이다. 2009년 8월경 김정일의 현지 지도가 있은 후 수동교환방식으로 전환됐다. 불법적인 장사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불편한 점이 많아 한 달 정도 시행되다가 자동전환으로 되돌아왔다. 최근 들어 북한주민들도 손전화기(휴대폰)를 가리켜 그냥 ‘휴대폰’이라 부른다. 휴대폰은 전화국에서 판매할 때만 구입할 수 있다. 중국 휴대폰을 구입해 전화카드를 끼워 사용하기도 하는데 가격이 비싸다. 휴대폰 카드를 한번 사면 500분(分)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주로 쓴다. 가정집 출입문에 설치하는 영상대화기(도어폰)도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200달러로 부유층 주택에 설치돼 있다. 일반 컴퓨터는 중국산 중고제품이 많다. 가격은 70달러 정도다. 신제품은 1000달러 정도 한다. 소형 노트북은 감추고 판다. 소학교나 중학교 등 교육기관이 주요 구매자이다. 한 학교에 대략 다섯 대 정도 설치돼 있다. 컴퓨터 교육은 과거에는 중학교 2학년부터 시작됐지만 2009년부터 소학교에서도 실시되고 있다. 일부 부유층 가정도 컴퓨터를 갖고 있다. 109상무는 ‘컴퓨터 하드 검열(로그기록ㆍ프로그램 검열)’을 불시에 한다. 등록되지 않은 컴퓨터는 몰수한다. 최근 북한에서는 노래방용 기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CD플레이어, DVD플레이어, 마이크, TV 그리고 증폭기로 구성돼 있다. 증폭기는 소리를 증폭하는 기계인데 가정용도 있다. 증폭기에 CD를 넣을 수 있는 것도 있다. 노래방 기기는 술집에서 많이 사용한다. 북한 시장에서는 GPS도 은밀히 거래되고 있다. 구매자는 대부분 어부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