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패네요... 역시 샌안은 강했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컨파에 오른 우리와는 달리, 컨파는 지겹게 경험해본 샌안토니오.
역시 그래서 그런지 샌안토니오는 항상 해오던 자기네들의 농구를 펼치고 있고 우리는 그렇지 못하네요. 정말 샌안토니오의
농구를 보고 있으면 감탄이 나옵니다. 어쩜 저렇게 아름다운 농구를 펼치는지... 멤피스 농구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그들은
여기에다가 멋진 패스웍, 3점슛까지 가미되어서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향을 보는 것 같습니다.
멤피스는 가장 큰 문제점이 빅맨 두 명이 던컨의 벽 앞에서 부진하고 있다는 점 같습니다. 2라운드까지 쏠쏠했던 가솔의
미드레인지 점퍼도 이번 시리즈에는 완전히 림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오늘 보니 가솔의 표정이 상당히 안좋던데 심리적인
요인이 큰 것 같습니다. 샌안의 수비가 견제를 잘 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계속되는 에어볼이 나온 것으로
보아 완전히 감을 잃어버렸습니다. 게다가 랜돌프의 우겨넣기마저 샌안의 노련한 골밑 앞에서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후반전에 조금 살아났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우겨넣기가 림을 외면한건 뼈아팠습니다. 연장전 마지막 공격상황들때
감을 되찾은 랜돌프에게 볼이 투입되지 않고 계속 베일리스와 토니를 이용한 공격이 나온 것도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랜돌프가 기분이 상한 듯 보였습니다.
게다가 여태까지는 꽤 잘 통해왔던 토니의 닥돌도 노련한 샌안의 골밑에서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좀 운이 나빴다고
할까요? 솔직히 그렇게 많이 우겨넣기를 시도했는데 이때쯤 들어갈 법도 한데 계속 안들어가더군요. 게다가 오늘은 콜이
좀 빡빡했던만큼 파울을 얻어내지도 못했습니다. 닥돌이 안통한다면 컷인을 이용해볼만도 한데 컷인이 잘 안나오더군요.
샌안토니오는 기가막힌 컷인이 많이 나왔는데 말이죠... 가솔과 랜돌프 모두 패스능력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이다보니
하이포스트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가드들의 컷인을 시도해봤으면 했는데 전혀 먹혀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 역시
던컨의 위엄일까요...
그리고 1대1능력... 멤피스에서는 1대1 공격을 효율적으로 해내지 못했는데 샌안은 진짜 1대1 공격만 해도 대단하더군요.
가솔은 슛감이 안좋고, 랜돌프는 우겨넣기가 안들어가고, 프린스는 점퍼가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토니의 닥돌도 안들어가고,
콘리의 마무리도 뭔가 아쉽습니다. 하지만 샌안은 명불허전 파커가 있는데다가 던컨도 가솔을 상대로 1대1공격이 꽤 잘
먹혀들어갔고, 카와이 레너드마저 풀업점퍼를 넣더군요. 게다가 보리스 디아우도 골밑에서 피벗동작에 이은 골밑슛을
잘 넣었습니다. 왜 샌안토니오가 강팀이라는 건지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4쿼터 막판 7분동안 2점에 묶었는데
이런 모습이 3차전부터는 자주 나와야겠습니다.
오늘 경기 중 홀린스 감독과 파커가 웃으며 대화를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내용은 홀린스 감독이 파커에게 돌파를 해서
파울을 얻어내는 능력을 칭찬했고, 콘리도 이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고 파커는 이에 대해 고맙다고 말했다네요. 오늘 정말
파커는 역사상 최고의 포인트가드같았습니다. 초반에 슛감이 안좋으니 론도놀이를 하면서 어시스트를 적립해나갔고,
득점이 필요한 순간에는 어김없이 전매특허 풀업점퍼가 나왔습니다. 물론 4쿼터 막판과 연장에선 힘이 빠졌는지 좀 슛이
빗나가긴 했지만 정말 영리했습니다. 콘리가 파커를 보고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콘리는 지금
파커와 비교했을 때 더 나은 점은 왼손잡이라는 점과 수비력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파커의 파울을 얻어내는 능력과
미드레인지 게임을 하는 능력을 배워나간다면 앞으로 더 무서운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콘리는 이미 지금 플레이
오프를 통해서 한단계 성장했습니다. 아니, 시즌 중반 게이를 트레이드한 이후 조금씩 1옵션 롤을 수행한 순간부터
그랬습니다. 그러던 것이 1라운드에서 폴을 상대하면서 한층 더 발전을 했고, 2라운드에서 오클라호마를 이길 때 역시
그랬습니다. 정규시즌 14-6을 기록하던 콘리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17-7을 찍고 있습니다. 큰 무대에서, 그것도 수비가
한층 강해지고 강팀들과 연이어 붙는 플레이오프에서 17-7을 찍고 있다는 것은 다음시즌 정규리그에선 20-8도 찍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 같습니다. 포인트가드 전성기인 현재 NBA에서 콘리라는 뛰어난 포인트가드가 이 팀에 있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3차전은 오늘까지 4일을 휴식하고 홈에서 치뤄집니다. 샌안토니오 선수들도 체력을 회복해서 나올 것이 좀 두렵습니다만
우리 역시 회복된 체력으로 빡센 수비를 선보여야겠죠. 하지만 좋은 수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해법은 공격입니다.
공격에서 좀 다양한 패턴이 나왔으면 좋겠고, 심리적으로도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지 말고 평정심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인정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스퍼스의 농구가 멤피스가 추구하는 농구스타일의 지향점에 있다보니 웬만한 변수로는 이 시리즈의 모멘텀을 흔들기가 쉽지 않네요.
작년 오클 같은 경우는 샌안과 다른 스타일의 팀으로 강력한 백코트 라인업(서버럭-하든-듀란트)으로 샌안을 힘에서 누르며 극적인 역전시리즈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대안은 특별한게 없어 보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몇가지 소소한 변화는 시도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프린스 대신 큐퐁이를 스타팅으로 내세워 큐퐁이로 하여금 부족한 3점라인을 맡기고 프린스는 벤치에서 리딩 역할을 해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것과
아써 대신 에드를 제 1백업으로 삼아 골밑에서 상대빅맨에게 힘대힘으로 맞붙게 하는 것입니다. 샌안이 물량으로 지보와 가솔을 지치게 한다면 우리도 에드와 아써(근데 아써는 골밑 부비부비를 잘 안하니)를 적극활용하여 상대편-특히 던컨을 지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경기의 모멘텀을 바꿀만한 엑스팩터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작년 오클의 하든처럼 말입니다. 우리에겐 하든만큼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는 벤치에서는 베일리스, 주전에서는 콘리를 꼽고 싶네요.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닌 지보에게 계속 짐을 지우기보다 베일리스와 콘리가 폭발할 수 있도록 이 둘을 위한 작전을 펼쳐봤으면 좋겠습니다.
3차전부터는 지보가 무리한 공격으로 블락을 당해 이게 곧바로 상대편에게 속공으로 연결되며 쉽게 점수를 내주는 장면을 지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보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득점을 기대하기 보다 2차전에서 잘했던 리바운드 사수를 최우선적으로 주문하고 공격에서는 꼭 메이드 시킨다는 자세보다 파울을 얻어내는 장면을 많이 만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이 정도만이라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면 3차전에서는 홈팬의 열광적인 응원(반드시 필요! 진짜 멤피스에 날아가서 응원해주고 싶을 정도임)에 힘입어 우리가 승리를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싶고 그것 자체가 모멘텀이 되어 반등의 요소가 마련될거라 믿습니다
오늘 4쿼터에서 분위기를 탄 이유가 큐퐁이었죠! 언능 무럭무럭 컸으면 좋겠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생각이 좀 다른부분도 있네요. 산왕의 농구가 아름답지만 우리의 지향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더 끈적끈적한(?) 농구를 추구하죠. 산왕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만난 최고의 팀이고 우리보다 강하지만, 약점도 분명한 팀이고 우리 농구를 제대로만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전술이나 힘에서 밀렸다기 보다는 멘탈이 문제였고 우리 경기를 하지 못하고 상대의 흐름으로 쉽게 내준게 패인이었습니다. 산왕이 페이스를 빠르게 가는데 우리가 마음이 급해서 쫓아간다면 이길수 없죠.. 닉스님이나 가솔님 말씀처럼 산왕방식으로 산왕을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래도 2차전에서 그리즐리스 농구의 정체성을 찾고 가는만큼 3차전이 기대가 됩니다.. 우리 농구의 강력함울 곰돌이들의 열정을 믿습니다. 가솔님 말씀처럼 엄청났던 홈팬들의 '디펜스' 소리를 다시 듣고 싶네요. 2연패 후 클리퍼스를 잡을때 가장 큰 원동력이었죠. 곰돌이들이 홈에서 자신들의 농구만 보여준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을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그래도 압도적으로 졌던 1차전과는 달리 2차전에서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3차전부터는 꼭 멤피스의 농구를 제대로 보여주길!
그러나 분명한건 던컨이 코트에 있을땐 랜돌프 가솔이 공격이 안된다는게 1,2차전으로 어느정도 증명이 되었다고 합니다 지보가 키가 큰 빅맨은 아니더라도 좋은 힘과 기술로 자기보다 큰 빅맨도 잘 잡았는데 던컨이 확실히 한수위라고 봅니다 하지만 답도 얻었는데 반대로 던컨이 없으면 골밑은 지보가 흔들수있다는거죠
3차전은 좀더 하드하게 랜돌프가 던컨을 공략해 지치게 만들어 코트밖으로 보내거나 파울트러블에 걸리게 만들도록 애쓰고 가솔은 수비에 좀더 신경을 쓰는대신 공격에서 콘리와 프린스 그리고 베일비스가 더 해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외각 오팬스를 좀더 프레셔를 줬으면 합니다 이놈의 3점때문에 따라붙기 많이 애먹었죠 하지만 잴 중요한건 자유투! 연습좀 했으면 합니다
2년전 던컨을 압도한 랜돌프의 모습이 다시 나왔으면 하네요. 하지만 이게 어려운게 2년전 던컨은 몸상태가 가장
안좋을 때였던 반면에 랜돌프는 컨디션이 아주 좋았죠. 그런데 지금은 이게 뒤바뀌어버렸어요... 던컨은 최근 5년간 가장 좋은 몸상태인데 랜돌프는 부상회복중에 플레이오프 과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