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serted story_board
김수미_#001/The deserted story_board_사진 콜라주_10.8×10.8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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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serted story_ board ● 우리는 흥미 있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한권 사서 읽다보면 희극 또는 비극적 이야기 구조를 가진 에필로그(epilogue)를 흔히 경험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이야기 속 다양한 내러티브를 체험하게 되는데 대개가 시작이 있고 분명한 끝을 제시해줌을 알게 된다. 이는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최근의 이른바 초고속 인터넷 환경에서 비롯된 변화와 함께 컴퓨터 그래픽은 무한한 발전을 하고 있고 불과 얼마 전까지 아날로그적 기술이 흥미를 잃어 가고 있었다면, 이른바 복고의 또 다른 패러다임의 구조를 만들고 있는 추세이다. 미디어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숙제를 만들곤 한다. 기술이라는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경계가 어디까지이며 또 그것의 본질적 의미를 찾는 것이 그 한 예일 것이다.
김수미_#002/The deserted story_board_사진 콜라주_10.8×10.8cm_2009
김수미_#003/The deserted story_board_사진 콜라주_10.8×10.8cm_2009
김수미의 작품에서 매체에 대한 나름의 이해를 발견한다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의미가 있다. 그의 작품은 전통적 회화기법을 찾아보기도, 기교가 있는 테크놀로지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분명 추상적인 드로잉과 시간을 거슬은 의미 있는 여행을 통한 사진이라는 매체가 존재하고 있다. 그는 작가의 심리적인 상황을 결말짓지 않고 질문을 던져버린다. 그림을 그리면서 어떤 식으로든 회화의 존재에 대한 사유를 건너뛸 수 없다는, 작가적 고민이 보이는 부분이다.
김수미_#004/The deserted story_board_사진 콜라주_10.8×10.8cm_2009
김수미_#005/The deserted story_board_사진 콜라주_10.8×10.8cm_2009
또한 작가는 우리의 일상 속 우연적 사건을 훔쳐본 듯 머릿속의 한 조각 데쟈뷰를 조각내고 다시 꼴라주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형태의 꼴라주는 작가가 여행에서 경험한 ‘우연’의 비정형적 형태를 모아 새로운 미장센을 연출하는데, 그 속에서 우리는 미장센의 기본구조인 구도, 앵글, 아이콘 등의 요소가 절제되어있으나 때론 파괴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김수미_#006/The deserted story_board_사진 콜라주_10.8×10.8cm_2009
‘어디까지 갔을까? 어디까지 온 걸까?’ 온통 의문투성인 이 가슴설램은 작가가 경험했을 여행 직전 흥분됨을 고스란히 체험하게 한다. 버려진 곳, 잊힌 이야기,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드러나지 않는 질문들, 그 조각난 수많은 사진들은 작가의 의도에 맞게 다시 잘려지고 또 그 위에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 그 재조합된 이야기(the deserted story)는 작가가 재현한 틀 혹은 액자(board)안에서 의문스러운 내러티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김수미_#007/The deserted story_board_사진 콜라주_10.8×10.8cm_2009
이 전시는 한편의 완성되지 않은 영화와 같다. 김수미는 미완성의 잃어버린 이야기의 스토리보드(the deserted story_board)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또 다른 새로운 에필로그를 제시하고 있다. ■ 장지희
첫댓글 ‘어디까지 갔을까? 어디까지 온 걸까?’................우린, 어디꺼정 와 있는겔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