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의 유래
세월 빠르다.
24절기의 14번째인 처서는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여
더위를 식힐 수 있다.'는 절기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
농부들은 익어가는 곡식을 보며
농기구를 씻고 닦아서 정비한다.
또한 처서가 지나면 햇볕이 누그려져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밭두렁이나 산소에 벌초를 한다.
농촌에선 이때를
"어정칠월이요, 동동 팔월"
이라 부르기도 했다.
칠월은 한가하여 어정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팔월은 추수하느라 바빠서
발을 동동 구른다는 뜻이다.
이처서가 다른 깊은 뜻이 있는 절기이다.
아주 중요한 일을 했다. 히히히~~
남자들이 이때가 되면 '거풍擧風'을 했다.
일명 '포쇄哺灑'라고도 했다.
한자 참 어렵다.
바람에 쐬고 햇볕에 말린다는 뜻이다.
처서 기간에
농부는 곡식을 말리고,
부녀자는 옷을 말리고,
선비는 책을 말리고,
남자는 고추를 말린다.
산에 햇볓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선
볼만한 장관이 펼쳐졌다.
금녀禁女의 지역에 남자들이 바글바글 모인다.
그들은 아랫도리를 홀라당 까고
고추를 내놓고 햇볓에 말렸다.
장마철과 습한 무더위에 시달렸던
고추와 쭈그렁 호두를 까놓고 열심히 말린다.
거풍은 처서 이외에도 겨울이 끝나고
진달래꽃이 한창 필 때도 이루어졌다.
건조하게 말려 자연의 정기를 많이 받으라고.
이래저래 남자들은 고금古今을 막론하고
봉사하느라 반 뒤진다.
참 불쌍하데이~~ 히히히.
어느 구석에도
여자들 고추부대 말렸단 얘기는 없습니다. 허 허 허!
어디 고추 마르는지 나가볼까?
처가에서 보내온 고추가 덜 말랐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