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봄·가을 행사가 기다려지는 아파트가 있다. 경기도 시흥시 장곡동 숲속마을 1단지 아파트(관리사무소장 정용주)가 바로 그 주인공. 5월에는 어린이 골든벨, 춘계 사생대회, 입주민 노래자랑 잔치가 열린다. 또 9월이 되면 봄에 이어 추계 사생대회와 엄마 골든벨 행사가 열리고 10월에는 이 아파트의 명물이 된 한마당 체육대회로 숲속마을 입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게 되는 아파트 행사가 99년 준공 이후로 한해도 빠짐없이 활발히 추진된 데는 이 아파트 입주민들의 남다른 아파트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타 아파트와는 달리 입주자대표회의의 아파트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그 자부심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파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관리주체를 믿어주며 책임지는 활동을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 관심이 일부 입주민에게서만 나오는 것이 아닌 아파트 입주민 모두의 마음에서 나온다”고 정용주 관리사무소장은 말한다.
숲속마을 1단지 아파트는 99년 8월에 준공돼 18개동에 1,246세대가 모여 살고 있다. 부동산TV 베스트 아파트 1호에 선정될 만큼 아파트의 명성은 대단하다. 또한 아파트 내의 도서관과 시네마홀도 이 아파트의 자랑거리다. 도서관에는 만 여권의 책이 구비돼 있다. 지난해에는 시흥시의 추천으로 ‘경기도 우수마을 문고’에 선정돼 400여만을 지원받기도 했다. 50여명 정도가 모여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시네마홀은 금·토요일에 영화를 상영해 아파트 입주민들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 “아파트의 지리적 성격상 극장 등 문화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서울, 부천 등으로 나가야 한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작지만 입주민들을 위해 시네마홀을 만들게 됐다. 이는 입대의 문화분과 나상인 이사를 비롯한 위원들의 적극적인 추천과 사업 추진으로 얻은 결과 중 하나다”라고 입대의 이효복 회장은 전한다.
4개 분과 및 전문가로 입대의 구성능률적 아파트 관리 위해 노력
▲경기도 우수마을 문고로 선정된 도서관
이 아파트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마음을 읽는 입대의 임원들과 관리주체의 세심함에 있다. 입대의는 문화·시설·총무·관리분과로 나눠져 임원들이 각 분과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화분과는 문화행사 및 시네마홀 등의 기획 및 운영을 맡고 있으며 시설분과는 아파트 울타리 등의 공용시설을 담당한다. 총무분과는 입대의의 회무를 보고 있으며 관리분과는 관리사무소와 제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또한 이 아파트에는 동대표 이외 회계·법무·환경·기술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3명 정도의 직능별 대표자가 있다. 이들은 현직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가로 보다 효과적이고 능률적인 아파트 관리를 위해 입대의와 관리주체에게 도움을 준다.
신뢰와 존중으로 맺어진 관리주체와 입대의
▲아파트 행사를 사진첩으로 만들어 소개하고 있다.
정 관리사무소장은 “이효복 회장을 비롯해 입대의 임원들은 아파트 관리가 전문 분야라는 것을 알고 열심히 공부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무보수로 봉사해 당장의 이익은 없지만 결국은 아파트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눈에 보이지 않는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친다”며 입대의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 이어 이 회장은 “입대의 임원들이 아파트 관리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일한다고 해서 관리주체인 관리사무소장이나 관리직원들을 무시하거나 그들의 영역을 넘어서서 일하는 것은 아니다. 관리주체가 담당하는 부분을 100% 신뢰하며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일년 동안 7~8개의 행사가 불협화음 없이 순조롭고 꾸준하게 진행된 것은 말뿐인 입대의의 의결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는 입대의의 마음가짐과 일심동체로 일하는 관리주체의 숨겨진 노력에서 나온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