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지다"
"......"
"네가 감히 내 허락도 없이 나의 신전에서 의식을 행하다니!"
"......"
"네눈엔 대신관인 내가 그리도 만만하더냐!?"
"...전, 너무도 부족하여 대신관님의 병자를 뿌리치는 매정함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의식을 행했습니다"
"뭐, 뭐라고!"
한가득 초최한 모습을 한 제르니는 아침부터 대신관에게 혼이나고 있었다.
어제의 큰 성력의 파동으로 많은 신관들이 그 파동을 감지했고 대신관도 어젯밤에 했던
제르니의 의식에 대해 알게 된 것이다. 제르니는 무단의식에 대한 문책을 받았다.
사람을 살렸으니 수행하는 자로서 큰일을 하였다며 칭찬을 해주어야 마땅하지만
권력에 도취되어 자신의 길에서 벗어나 황야로 들어 이미 비틀어진 마음을 가진 대신관은
알량하게도 자신의 지위가 위험해 질까봐 제르니를 이리도 야단치는 것이었다.
신관이라는 것은 나이, 출신에 상관없이 능력이 된다면 높은 자리에 오를수 잇었다.
그렇다면 고작 자신의 신전에 수행신관의 신분에 불과한 제르니가 자신보다 더 났다는 평가를 받을까봐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대신관의 마음은 이해하고도 남지 않을까.
"그리고 성수와 성화도 무단으로 가져가지 않았는냐?!"
"급할때는 누구든 써도 된다고 배웟습니다"
"급한일이라고?!"
"그렇다면 사람이 죽어가는데 병을 고치는 것보다 신관의 신분으로서 더욱 시급한일이 있습니까? 수행의
자리이지만 저는 신관되기 위해 노력하고, 신관될 자로서 생명보다 소중한것은 없다고
역시 배웟습니다!"
"이... 이 녀석이! 어디서 말대꾸냐?! 이런 못된녀석을 보앗나?!"
"저는 옳은 일을 했을뿐이며, 옳은일이기 때문에 신꼐서 저에게 고칠수있는 능력을 내려주셨다 생각합니다.
제가 한일에 추호도 후회는 없습니다"
"이...이..."
"......"
"너... 넌! 그래도 죄인이다! 그래! 너는 성물도 가져가지 않았더냐?! 그건 나의 허락없이는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물건!"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벌을 달게 받지요"
대신관은 담담하고도 당당한 제르니의 반응에 더욱 흥분했다.
그리고 제르니 또한 어제의 순진한 모습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의식후로 성격에 변화가 찾아온것일까. 대담함과 용기, 옳은일을 옳다 말하는 의지.
제르니가 이번일로 새로이 얻은것.
이유는 신과의 대화를 나눈 제르니만이 알수 있겟지.
"하아. 그래?! 그럼 중벌을 내리마! 넌 신관이 될수 잇는 자격을 박탈한다!
수행인으로서의 신분도 없어진다! 당장이 신전을 떠나라!"
한순간 제르니의 얼굴에는 놀람이 스쳐지나갔지만 곧 돌아왔다.
"그렇다면... 그래야죠. 당신의 밑에서는 어차피 훌륭한 신관을 될수 없을테니까요"
"이...!"
"그럼."
흥분해 씩씩거리는 대신관을 두고 조용히 방을 빠져나온 제르니는 긴 한숨을 쉬었다.
"하아ㅡ. 어쩐다?"
저벅저벅.
"어디로 가지?"
저벅저벅.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나? 신관되기는 글렀으니. 이모님께서 뭐라 그러실까.."
저벅저벅, 탁.
"어쩐다ㅡ?"
그러다 문득 세이와 보헤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곧 고개를 흔들고 말았다. 그리고 그때.
"어쩌긴?! 우리랑 가지가야지? 세상을 여행하는거야"
"그래, . 우리와가자. 아직 기회는 많아.
여기서 멈추고 고민하고 절망하기엔 우린 앞날이 너무 많잖아?"
고민의 늪에 빠진 제르니의 앞에 보헤이와 세이가 나타나 던진 말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유능한 신관도 필요해"
"그게 날 살려준 은인이라면 더 좋지 않겠어?"
"나의 긴여행에 환영해. 제르니 센트리온."
잠시 망설이는 제르니에게 세이가 그리고 보헤이가, 다시 세이가 말을 건넸고
생각하는 듯 하던 제르니의 얼굴이 웃음으로 가득차더니 입이 열렸다.
"반가워. 나의 동료들"
일행이 또 늘어났다. 제르니 센트리온. 금발이 잘어울리는 소년.
"뭐? 15살?"
"응. 왜?"
"뭐야, 나보다 어리잖아?!"
"정말? 동갑인줄 알았는데?"
"난 엄연히 16살이야"
"오오-"
그는 세이, 보헤이와는 달리 한살이 더 많았다.
"세이, 근데 좀 억울한걸?"
"뭐가?"
"나 너한테 존댓말 한거"
"아아, 옛일은 잊으라고 있는거야. 자 어디로 이제 어디로 갈까?"
"이봐ㅡ, 말돌리지마!"
"아, 전에 보헤이가 윈트리로 가자고 했으니 윈트리로 갈까?"
"진짜? 오, 세이. 무슨일이야?"
"글쎄...?"
"아, 세이. 내말 들으래도!!"
"글쎼라니!! 대답해 세이!"
"하하하! 윈트리로 간다!!"
한명이 늘었다고 너무나 왁자지껄해진, 서로 다른얘기로 흥분을 하는, 마음속에 깊은 뜻을 품은,
과거의 아픔을 가진,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저너머로 물들이듯 퍼지는 아름다운 노을과 같은,
서로다른 마음을 가진, 하지만 서로를 제일 잘 알것만 같은 소년 셋이 저 멀리 작은 메아리를 남기며
노을너머로 사라져갔다.
6.인연의 끈 (A string of relation)
거대한 병풍, 하늘로 솟은 높은 위용, 푸르른 자태. 대륙 최고봉이라 불리우는 제이느 마운틴이
그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야, 저게 제이느구나"
"대단하지? 가끔 가보기는 했는데 반의 반도 못가봤어"
제르니가 머물렀던 제이노스는 제이느마운틴의 이름을 딴 도시였다.
그만큼 제이느는 제이노스의 관리를 받았고 제르니도 몇번 산에 오를수 있었다.
"꼭대기까진 한번도 못가봤어. 올라가본 사람은 손에 꼽을걸?
길도 내져있는게 아니라서 미아가 되기 십상이거든. 돌아가는게 어때?"
"흐응, 말도 안되는 소리! 왠지 모험심이 생기는 곳이잖아?! 이런 기회를 놓칠수야 없지"
"세이답다, 세이다워"
"세이, 그래도... 올라가본 경험자로서의 경고야. 돌아가자"
"아하하하! 산이 날 부르고 있어!"
"이봐 , 난 책임 못진다고"
"흥, 나중에 나보고 도와달라 그러지나 말아"
세이의 말을 마지막으로 일행은 산행에 올랐다.
장난도 치며 성큼성큼 위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세명의 소년모두 녹초가 되어 버렸다.
"세상에... 이건... 등산이 아니야!"
"허억... 허억... 말하지마 힘빠져"
"세이... 체력회복 마법없냐?"
"그렇게 마법쓰고... 탈진하면... 업어갈거지?"
"크윽, 미치겠군"
땀은 비오듯 했다. 가을의 해같지 않게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데다
깎아지는 듯한 절벽은 일행이 절망하기에는 더욱 좋았다.
"하아... 후우..."
"좀, 쉬자"
"쉴데가 어딨어. 나무위에라도 올라갈거냐?"
제이느는 인적이 드물어 산길이 나있지 않았다. 대략 1천코르나라는 산에는 고작 해발 100코르나정도밖에
길이 나있지 않았다.
"허억... 누구야! 산을 오르자던 녀석이"
"너"
"......"
그후에도 한참을 빼곡한 나무들 사이를 오로지 방향만을 믿고 서쪽으로 향하던 일행은
말도안되는 상황에 눈을 크게떳다.
"저거..."
"어... 맞는거 같은데?"
"살았다..."
"밥이다..."
서로 알아들을 수 없는 대화를 나누던 일행은 눈앞에 보이는 정체모를 집을향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초인적인 기력을 발휘해서 뛰었갔다.
뚱한 표정으로 민가앞에 쭈그려 앉아있는 소년 셋.
그중 맨 왼쪽에 앉은 금발의 소년이 입을 열었다.
"아무도 안사는건가?"
"쳇, 그럴리가, 이상하잖아?"
"뭐가"
"저기봐라. 밭에 채소가 있잖아, 누가 키우던 흔적이잖아. 좀 머리를 써라"
"근데 우리 4시간이나 기다렸어"
"벌써 어둑어둑 하다구"
이미 제이느에는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했다. 먼 서쪽하늘만이 붉은 빛을 약간 띌뿐이었다.
"노숙은 안할줄 알았는데!"
"과욕이야"
"열흘은 더가야되"
"말도안돼!!"
"말되"
"근데 오늘 몇일이야?"
"음... 루리어, 18일"
"아..."
"왜?"
"아니야..."
제르니는 말끝을 흐렸다.
"뭐야, 싱거운 녀석. 근데 이 집주인은 정말 지겹게 안온다"
"그러게... 어? 뭐... 뭐야?"
"윽 눈부셔"
"으으..."
절망적인 대화를 나누던 그들앞에 정체모를 빛이 밝혀졌다.
그리고 빛의 중심에는 사람이 나타났다.
"테... 텔레포트(teleport)!?"
"누구길래"
"오와..."
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진갈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중년의 남자였다.
"누구요?"
그는 주위를 둘러보다 이내 자신의 집앞에 불쌍하게 앉은 소년들을 향해 물었다.
"아... 저희로 말하자면..."
"여행자죠! 하하하"
"여행자...?"
"예"
그는 눈을 크게뜨면서 반문햇다.
"여길 어떻게 들어왔습니까?"
"에이, 그냥 가다보니 나왔죠. 그리고 반말해도 괜찮아요"
"그럼... 가다보니까라고?"
"네, 윈트리로 가는 길인데 제이느를 거쳐가려고 했거든요. 그냥 무조건 서쪽으로 가다가 집이보이길래..."
일행의 리더격인 세이가 대답했다.
"그래..."
대답하던 그가 세이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넌!!"
"?"
"넌... 아니... 왜 여기있는겁니까?!"
"!?!"
세이는 혼자 뜨끔했다.
"어떻게..."
"반말하시라니까요~?"
"제가 어떻게 반말을 하겠습니까."
"반말해주세요... 제발..."
갑작스럽게 존댓말을 하는 그를 보면서 다른 일행들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봤다.
그것을 안 세이는 애원조로 그에게 말했고 그는 잠시 세이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후우... 얘기는 들어가서 하죠."
싱싱한 채소에 소스를 얹은 샐러드, 토마토 소스를 뿌린 치킨요리, 치즈와 그 치즈를 찍어먹을 먹음직스러운
노르스름한 빵. 소년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이렇게..."
"아 , 괜찮다. 많이 먹으렴"
일부러 그는 세이를 향해 말했다.
"윈트리로 간다고?"
"예. 그냥 뭐, 관광차"
"그렇구나..."
침묵이 길어졌다. 식사를 마친 네명은 식탁을 치우고 다시 모여 앉았다.
"이름이 뭐지?"
보헤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보헤이 소테리로아입니다"
"소테리로아?!"
잠시 놀란빛을 띈 남자는 곧 되물었다.
"예"
"그렇군..."
"저는 제르니 센트리온이에요"
"반갑구나"
"저는... 세이 이니체스티입니다"
"...그래"
그의 대답에는 약간의 공백이 있었다.
"근데, 셋다 국적이 다르구나?"
"예? 아니에요! 세이랑 저는 리리오스 출신이에요"
"아, 그래, 그렇겠구나"
세이는 여전히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근데 아저씨는 이름이 뭐애요?"
"쟈드라고 불러라"
"음, 쟈드 아저씨, 마법 잘해요?"
"그냥, 조금 쓰는편이지"
"우와. 세이도 마법써요, 마법사에요!"
"그래?"
계속 세이를 보면서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던 쟈드는 보헤이의 말에
눈을 반짝였다.
"로드도 잇는데요! 돼게 멋진거에요. 이름이 뭐더라... 아! 트루체이어였어요"
"그래? 어떻게 생겼니?"
"음. 금색에 여러색깔 보석이 박혔구요... 아! 가운데에 페니오나르 왕가 문장이 있었어요.
세이가 왜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쟈드의 눈빛은 이미 확신으로 변해있었고 세이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그렇구나. 제르니는 벌써 졸린가 보구나"
"하암... 그런거 같아요"
"그럼 자야지. 저 안쪽에 있는 방에는 두명밖에 못들어가는데, 어쩌지?"
"저랑 보헤이가 들어갈게요"
"세이는?"
"난 쟈드아저씨랑 대화하다가 여기서 잘게, 먼저자"
"응... 가자 제르니. 잘자 세이"
제르니와 보헤이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할말이 많습니다"
"......"
"어떻게, 여기계시는지요"
"......"
"전하..."
쟈드는 세이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세이가 말했다.
"넌, 누구냐"
"...쟈디오 디플리시, 궁정마법사께서 저의 부친되십니다."
"시체로우의 아들?!..."
"면목없지만... 아버지께서 그 일이 생길줄 미리 아셨나 봅니다. 저를 이곳으로 보내시면서
말씀하셨죠. '인연이 있다면 왕자전하를 만날수 있겠지. 그땐 꼭 전하를 뫼셔라.'
그게 아버지의 마지막 말씀이셨습니다. 그로부터 한달후... 난이 일어났고... 이렇게 되었죠...
정말 전하를 뵈게 될줄은..."
"...나혼자 살아남았다. 당시 황태자였던 형도, 난의 희생자가 되셨지...
어머니도, 아버지... 황제폐하께셔도... 시체로우도...
마지막의 봉인으로 모두... 희생되셨다."
"봉인?"
"...거기까지 말하기에는 너에대한 내 신뢰가 부족하구나..."
"그렇습니까... 처음에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요"
"쟈디오라고 했나? 난 아직 친구들에게 신분을 말하지 않았다. 비밀을 지켜줫으면 좋겠군"
"왜 굳이 숨기십니까?"
"...날 떠날것 같아, 모두가"
"어차피 어울리지 못하는 신분이었습니다. 헤어져도..."
"아니... 난, 그들을 이용하고 있는거다... 아니, 처음엔 이용할 목적이었지."
"이용이요?!"
"...고개를 들수 없는일이지... 하지만... 페니샤트리를 위해, 나의 조국을 위한,
일이라며 나를 정당화 하고 있다... 넌...세이안디 제아이 쥬플리니아드님을 아나?"
"쥬플리니아드라면... 2000년전 페니샤트리의 왕족아닙니까"
"그래"
"세이안디...라면 대 예언자...?!"
"그래, 그렇게 그냥 예언자로서만 알고있지"
"그분이 무슨...?"
"난, 전에 그분의 예언서를 본적이 있다, 여지껏 발견되지 않은..."
"어떻게...?!"
세이의 눈은 먼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옛일을 회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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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판타지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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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리스(Hidris) -제7장-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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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4.27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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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근데 이름이랑 제목, 마법 등은 이름을 어떻게 지으시나요? 너무 멋있어요
이름이나 제목은 제가 자작이구요-// 마법은... 판타지 자료실 같은데 많거든요^-^; 펌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