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1767년, 충남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 개심사의 관경변상도 본래 있었던 탱화는 도둑맞고, 현재 걸린 탱화는 1995년에 새로 조성한 것이다. 원래의 탱화는 1767년에 만들어진 관경변상도 였다고 한다. 새 탱화는 세월의 변화를 겪지 않아 깨끗하긴 하나 뭔가 부족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조선 후기의 변형된 관경변상도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화기에는 개심사 대웅전 아미타후불탱이라 적혀 있으나 그림 내용은 《관무량수경》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린 16관경변상도이다. 이 그림은 화면이 상하단으로 나뉘고, 상단은 16관경 가운데 제15중품의 설법 장면만 확대한 매우 특징적인 배치 구도를 보이고 있다. 더 자세하게 보면 아래의 구름을 경계로 16관경의 한 부분을 확대하여 불·보살·제자·속중으로 보이는 무리가 찬탄하는 모습을 확대하여 그렸다. 결국 크게는 두 부분으로 나뉘고 작게는 세 부분으로 나눠 그려 다른 관경변상도와 다를 뿐 아니라 일부를 생략하여 그려서 작자가 자기 나름대로 변형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표현 능력에서 지방의 장인이 지닌 기술적 한계로 말미암은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고려 불화에서 유행한 본존불의 가슴에 표현한 승각기 장식이 있는 점이 흥미롭다. 보살상은 전반적으로 영락 장식이 억제되었으나 배 부근에 큼직한 둥근 구슬이 강조된 점은 조선 후기 보살상의 특징과 일치한다. 이 불화에서는 선이 차분하게 정리되었고, 색깔도 적색과 녹색이 주로 사용되었으나 황색도 많이 쓰였다. 아미타 불화는 극락전이나 아미타전에 모시는 것이 원칙이나 화기에 보이는 것처럼 대웅전에 봉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로 보아 이 불화는 대웅전이 완성된 뒤에 봉안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알맞은 장소에 알맞은 내용을 지닌 불화가 배치되어야 하지만 절의 규모가 작아지면서 한 전각에 전각의 명칭과 다른 내용의 탱화가 봉안되기 시작하는 경우에 속한다. |
영산회괘불탱
영산회괘불탱은 보물 제1264호이다.
석가가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영산회괘불탱’으로, 괘불이란 절에서 큰 법회나 의식을 행하기 위해 법당 앞뜰에 걸어놓고 예배를 드리는 대형 불화이다.
화면을 가득채운 석가불은 오른쪽 어깨가 드러난 우단편견 차림으로 화면 중앙에 서 있으며, 둥근 얼굴, 비대한 어깨, 유난히 길고 굵은 팔, 짧은 하체가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옷에는 둥글고 변형된 덩굴무늬가 빽빽하게 장식되어 있고, 釋迦牟尼佛 뒤의 광배에도 모란줄기와 연꽃무늬 등이 새겨져 있다. 석가의 머리 주변에는 7구의 화불(화신불)이 둥글게 앉아 있으며, 옆으로는 2구의 비로자나불과 노사나불이 석가모니불을 협시하고 있다.
맨 아래 부근에는 2구의 제석천과 범천이 손을 모은 자세로 석가를 향해 서 있다. 조선 영조 48年(1772年)에 그려진 이 탱화는 왕과 왕비 그리고 세자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기 위해 그려진 것이다. 주로 붉은색과 녹색을 사용하였고 아름답고 복잡한 문양에서 매우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비현실적인 신체비례와...
범종각
제멋대로 춤추듯 휘어진 범종각의 기둥과 심검당의 수수한 목재를 다듬지 않고 그대로 쓴 기둥은 어디도 걸리지 않는 佛法의 정수를 보는 것 같다.
제멋대로 춤추듯 휘어진 범종각의 기둥과 심검당의 수수한 목재를 다듬지 않고 그대로 쓴 기둥은 어디도 걸리지 않는 佛法의 정수를 보는 것 같다.
그러나 범종각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상에서 세운 필로티부분이 콘크리트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1970年代 보수하면서 당시의 최고 기술이었던 콘크리트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기둥이 주는 우리의 굳어버린 인식의 한계에 던지는 충격파의 의미를 반감하고 만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곧은 기둥보다 휘어진 기둥을 세우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아마도 이 기둥을 세운 사람은 한 인간의 삶이 아무리 쓸모가 없다고 하여도 佛心을 세우는데는 아무런 장애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휘어진 나무를 쓴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명부전은 충남문화재 자료 제194호이다.
개심사의 오른쪽에 위치한 건물로 명부전은 지장보살을 모시는 전당으로 죽포 김설제가 작성한 개심사 중창 수리기란 기록에 따르면 조선 인조 24年(1646年)에 세웠다고 전해진다. 앞면 3칸 옆면 3칸 규모로 지붕은 맞배지붕 양식이다. 지붕처마를 받치기 위하여 만든 공포는 새 날개 모양의 익공약식으로 꾸며져 있다. 건물 안쪽은 천장의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연등천장으로 되어 있으며 기둥이 없어서 넓어 보이는 공간에 천불지장보살 좌상과 시왕상을 모시고 있다.
명부전의 건립 시기는 조선중기로 일찍이 이곳이 지장신앙의 도량임을 알려주고 있다. 명부전 안 지장보살님의 단정한 모습이 근엄한 표정의 장군상과 매우 대조적이다. 개심사는 영험 있는 지장기도 도량으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대불교사의 큰 봉우리들이 주석하면서 수행했던 참선도량으로 이름이 높다. 근대 한국불교 선종의 중흥조로 불리는 경허스님(1849~1912年)이 한동안 머무르며 두문불출 정진하던 곳이 바로 여기다. 어느 날 生死의 절박함을 깨달아 동학사의 강사자리를 던지고 깨달음을 얻은 후 이곳에서 보임(保任)했다.
요연선원 붉은 녹이 슨 함석지붕의 요원선원은 일엽스님께서 세워 비구니 스님들을 정진케 했던 곳이다.
요사채의 건물양식은 일제 강점기 시대의 양식으로 보인다. 개심사에 있는 건물 중에서 가장 모던한 건물이다. 요즘은 웬만한 사찰에 가면 새로 지은 건물로 가람을 채운 것을 볼 때 오히려 이런 무국적의 건물이 개심사를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안양루 상왕산 개심사라는 예서체의 현판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안양루에 오르면 절과 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현판의 글씨는 유명한 근세의 서화가 해강 김규진의 필체이다. 안양루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마음을 글씨에 그대로 담아 낸 듯 보인다.
안양루는 본시 극락으로 통하는 문이다. 따라서 안양 문을 지나면 당연히 무량수전이 나타나야 한다. 무량수전은 서방정토를 관장하는 주불인 아미타불을 모시는 전각을 뜻 한다. 하지만 개심사는 무량수전이 오른쪽으로 나앉아 있고 정면에 대웅보전이 배치되어 있다. 이를 미루어 초기에는 무량수불을 모시는 화엄종 사찰이었지만 후세에 석가모니를 모시는 선종사찰로 변한 것이 아닌가하고 추측해 본다.
편액 큰 글씨는 개심사 일주문에 있는 ‘상왕산개심사象王山開心寺’ 현액의 글씨이다. 해강 김규진의 작품으로, 그 동안 해인사나 대흥사 등과 같은 사찰에서 보아온 작품과는 달리, 예서풍의 대담성이 돋보임을 볼 수 있다.
일주문의 이 현액에서, 우리는 절에 들어서면서부터, 상왕산의 봉우리를 후광으로 삼고서 늠름하게 앉아 있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안온하면서도 편안한, 그러면서도 은근하게 힘이 느껴지는 개심사의 분위기를 한눈에 짐작 할수가 있는 것이다.
일주문 안으로 들어서면 곧이어 개심사開心寺 라고 쓴 편액이 눈에 들어온다. 단아한 해서풍의 글씨가 두드러져 보인다. 사찰중심에 있는 큰 법당에 걸린 ‘대웅보전大雄寶嚴’ 현액을 위시하여, ‘심검당尊劍堂, ‘안양루安養樓’등과 같은 각 채의 현판들이 이 곳 개심사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듯이 저마다 처처에서 나름대로의 개성과 운치를 자랑하며 걸려 있다.
큰법당 대웅 보전 옆에 있는 ‘무량수각無量壽開’의 글씨는 누가 일필 휘호한 것인지 알려져 있지 않으나, 해서에 행의를 띠는 것이 그 나름의 독특한 풍미를 자아내고 있다.
그 현판 밑으로 네 기둥에는 주련이 각각 걸려 있는데, 중국 청나라 시대 미원장풍의 행서로 척척 써 내려 간 그 글씨들은 보기에 거침이 없다. 주련의 글을 새겨 보면 이렇다.
*아미타 부처님 어느 방향 계시 온지 집착하여 얻은 마음 잊고 끊으소서.
생각하고 궁구하면 생각할 곳이 없는 법 육문이 항상 불그레한 금빛일세.
阿弼院佛在何方 着得心頭功慕忘 念到念窮無念處 六門常懶金光
*부처님의 몸은 시방세계에 두루 하시니, 삼세의 모든 부처님의 몸이 다르지 않다.
三世如來一切同 ~ 佛身普遍時方中 三世如來一切同.
첫댓글 캡쳐 안되는 것은 스크린 프린트 이용해서... 사진을 담아봤습니다. 저는 내일... 포교사단에서 봄 가을로 떠나는 사찰답사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가면 5번째 인데, 저는 청림일로 이번에 처음으로 가게되었습니다. 또 안올까봐... 개심사해설을 맡기더군요. 찬찬히 준비하려했는데... 지난 토요일부터 오늘 새벽까지 노대통령 서거로 봉하마을과 서울 나들이하느라... 준비가 부실합니다만, 울 법우님들도 보시라고 올립니다.
사진이 엑박떠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