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경매시장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지난달까지 진행되는 경매 마다 응찰자가 몰리고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되는 고가낙찰이 속출했던 것과는 완전 딴판이다.
지난 12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경매10계. 이날 경매에 부쳐진 매물은 모두 73건이지만 15건만 주인을 찾았다. 이날 이 법원만 낙찰률(전체 경매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을 따질 경우 20%에 불과한 셈이다.
매물이 나와도 응찰자가 없었던 것이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낙찰률이 34%인 점을 염두에 두면 경매시장의 인기가 급락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전체 낙찰된 15건 가운데 10건이 혼자 응찰해 낙찰됐다는 점이다. 1인 응찰자가 입찰가를 써내면 경쟁자 없이 무조건 낙찰됐다는 이야기다.
13일 열렸던 서울 중앙지방법원 경매7계 분위기도 비슷하다. 전체 낙찰건수(11건)의 절반인 5건이 단 한명만 응찰해 낙찰됐다.
EH경매연구소 강은현 소장은 “경매시장의 인기가 식으면서 1인 응찰자가 낙찰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오히려 지금 같은 시기가 급매물을 잘 잡으면 내집 마련의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12일 중앙지방법원에서 낙찰된 감정가 5억5000만원의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휴먼시아 전용면적 114.7㎡형은 한번 유찰된 후 4억4000만원에 최저가로 경매에 나와 혼자 응찰한 김모씨가 4억6108만원(낙찰가율 83.8%)의 입찰가를 써내 경쟁 없이 바로 낙찰받았다. 이 아파트는 지난 2~3월만 해도 5억5000만원이상에 실거래 신고 됐다.
강남권·도심 지역 1회 이상 유찰 매물 노려 볼만
경매전문가들은 요즘 경매시장에서 서울 강남권이나 도심 주요 지역의 인기 매물이 많지 않은 것이 경매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지금 경매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4~5개월 전 전세 급등세가 매매로 이어지면서 시장이 활기를 띠던 때 경매로 넘어온 것이다. 좋은 매물의 경우 경매보다는 매매시장에서 처분하려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에 지금은 인기 지역의 유망 매물을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전반적인 시장 침체로 경매시장의 인기가 떨어지는 와중이긴 하지만 간혹 인기 매물이 눈에 뜨인다”면서 “1회 이상 유찰돼 감정가 대비 80%나 그 이하 수준에서 경매가 시작돼 시장 급매물보다 싸다면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예를들어 16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118㎡형이 감정가(9억5000만원)의 80%인 7억60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한다. 같은 날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99㎡형은 감정가(11억원)의 64%인 7억400만원에 주인을 찾는다.
내달 2일엔 감정가 20억원의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37㎡형이 16억원을 최저가로 경매를 진행하며, 같은날 압구정동 한양 아파트 106㎡형도 감정가(14억5000만원)의 80%인 11억6000만원에 주인을 찾는다.
자료원:매일경제 2011.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