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얼굴을 보여주는 햇님이 참 반가웠습니다.
그들의 풍부한 수량이 참으로 부러운 우리나라의 요즘입니다.
다행이 오늘 서울은 비가 제법 내려주네요.
전국적으로 내리면 좋으련만...
목도에서 슬쩍 미끄러져도 깔깔대며 웃을 수 있는 날이었습니다.
드디어 중식 장소인 미하라시에 도착합니다.
중식 후 우리가 걸어갈 길입니다.
카레라이스와 소바 중에 선택한 것을 골라서 식사합니다.
저는 따끈한 소바입니다.
중식을 먹은 미하라시에서 숙소인 류구산장(竜宮)까지는 30분 거리랍니다.
안개로 목도 건너편에 우뚝한 해발 2228m의 시부츠산이 안보이는 게 좀 아쉽네요.
아, 안개가 살짝 걷히며 아직 눈으로 덮인 시부츠산이 그 위용을 드러내네요.
정면에 거대한 벽처럼 보이는 하얀 반점들이 시부츠산이랍니다.
이 지역을 지날 때마다 늘 느끼지만 아프리카 세랭게티 생각이 납니다.
다른 분들도 비슷하다고 하시더군요.
뒤를 돌아보면 조금 전 우리가 떠나온 미하라시입니다. 그 뒤로 일본 100대 명산 중에 하나라는
히우치다케가 솟아 있습니다.
정말 많은 여행자들이 오제 국립공원 트래킹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하얀 물파초와 함께 하는 오제 습지 트래킹입니다.
물파초라는 말 답게 물 속에 핀 꽃도 적잖이 보입니다.
꽃이 핀 다음 수량이 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안개가 좀더 걷히며 시부츠산이 가까이 다가옵니다.
아, 저 색감은 정말....
우리가 이틀을 묵을 류구 산장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산장에 들어가자마자 빗 속을 걸어온 손님들을 위해 마른 수건부터 전달해주시네요.
이 산장은 50명 넘는 손님을 맞을 수 있다네요.
가볍게 샤워를 마치고 산장에서의 첫날 저녁을 먹습니다.
호텔처럼 거하지는 않지만 알뜰살뜰하게 만들어낸 저녁식사입니다.
마치 집밥을 먹는 느낌이었답니다.
이곳은 차량 접근이 안되기에 봇카라는 짐꾼들이 100kg이나 되는 짐을 지어나르며
물자를 공급하고, 간혹 헬기로 물자를 공수해오기도 한답니다.
지하수로 냉각한 맥주와 음료들이 자리합니다. ^^
저녁식사로 마치고 한가한 첫날 산장의 저녁을 맞습니다.
산장이기에 잠자리는 좁은 편입니다.
대자연 속에서 이정도 불편감수는 받아들여줍니다.
이불과 요가 깔끔해서 좋았답니다.
귀마개를 이용하니 코고는 소리에 의한 부작용도 거의 없었어요. ^^
젖은 옷과 신발 등을 말리는 건조실이 별도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류구 산장은 참으로 효율적으로 공간운영을 잘 하는 것 같아요.
다음날 새벽, 아침식사 전에 산책을 나섭니다.
물파초 군락에는 벌써 산책하러 가신 분들이 자리를 잡으셨어요.
류구 산장의 느낌은 참으로 독특합니다. ^^
5편으로 후기가 이어집니다.
첫댓글 태어나서 처음으로 산장에서 묵어 본 1인은 오제산장의 시설과 깔끔함에 반했습니다. 특히 화장실!!
류구 산장을 한국의 지리산이나 설악산 산장과 비교하신 분들은 특급 호텔 같다고 하셨고,
일반 호텔과 견주신 분은 많이 불편하셨을 것 같아요.
귀마개 요청하신 분들이 별로 없으셔서 놀랐는데, 나중에 듣고 보니 귀마개 없어서 부작용에 시달린 분이 더러 계셨더라고요. ^^
류구산장은 그야말로 예술이었지않나 싶습니다.
못내 부러움은 어찌할 수 없네요.
그나마 가까운 나라에 있다는 것이 다행스러운 것 같아요. 원추리가 저 평원 습지를 가득 채울 때 다시 가서 편안하게 걸어보시자고요.
그때는 류구 산장 기둥 하나 뽑아올까요? ㅋㅋ
제일 아쉬웠던게
미하라시에서 숙소인 류구산장까지의 길을
너무 서둘러 걸었던 겁니다.
색감이 너무 좋았는데,
앞에서 너무 달려가시는 바람에
제대로 앵글도 대어보지 못하고 뒤따라갔거든요.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노을이 지는 모습까지
천천히 담아보고 싶은 정말 아쉬운 길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지요~!
개인적으로는 별사진을 담지 못한게 좀 아쉬워요. 삼각대에 릴리즈까지 갖고 갔는데 말이지요.^^;
갖고 간게 아까워 둘째날 아침에 총동원하긴 했지만 미진함은 남네요.
아쉬움이 없다면 진짜 여행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어느 여행가가 말했다던데요. ^^
곱은 손으로 먹은 카레라이스~ 류구산장 가는길~ 난 시부츠산을 못봤다 땅만 보고 걸었나?
빗속에서 그냥 돌진~ 아쉬움 가득하나 사진으로나마 만족해야지
들어서자마자 산장주인께서 닦으라고 건네주신 정갈한 수건, 그 깨끗함과 배려, 감동이었죠
이럴수도 있구나 ㅎㅎ 또 다른 세상과의 마주침
류구 산장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그렇게들 빗속으로 빛의 속도를 내셨던가봅니다.
저도 바짝 마른 깨끗한 수건 하나하나를 전 회원님들께 주는 모습에 찡한 감동을 먹었어요. ^^
자작나무
사스레나무
거제수나무
물박달나무
모두 같은 집안이긴 하지만
이제 마악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무채색의 습원에
작은 연초록 잎들은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려주었네요.
기억 속에 오래 남을 몽환의 수채화~
꿈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현실로 돌아와 꿈해몽을 해보니 더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라 라고 나오네요.
그래야 다음 여행이 더 값질 것이라고... ^^;
점심을 먹으러 가는 내리막에서 이 등치가 물경 다섯번을 꽈당 꽈당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아직도 일본은 건재하네요. 나 정도가 넘어지면 일본 전체에 최소한 진도 2 정도의 지진이 발생해야 되는데 말입니다(?)...ㅎㅎ...
도라님의 낙법을 많은 분들께 전수해주셔야 할듯합니다. 운동신경이 대단하신듯 싶습니다.
혹시 일본 계시는 동안 여진이 오진 않았는지요? ^^;;
안개속 오제는 아름답고 신비스런곳이었죠~~넘어진후로는 발만보고 걸었어유~~엉덩이가 아파서~~ㅎ
아효. 컨디션은 다 회복하셨나 모르겠습니다. 눈만 있었으면 나았을지 모르는데
눈길 빗길 목도 진창 낙엽 등등 참으로 역경이 많았던 듯싶습니다.
기회 된다면 쨍한 날 재방문도 좋을듯요. ^^
저도 배가 아픔니다, 비가 많이 와서도 아니고, 저빼놓고 이런 좋은데를 다녀오셔서 ㅠㅠ담에는 저도 꼭 같이 가겠습니다
지금 아프신 배는 부러워서 들이켜신 맥주 앓이 아니신지...
기린은 신제품 에일 3종이 가격은 어마무시하게 비쌌지만 참 맛났는데 말이지요. ^^
쭈욱 미그러지는 순간~ '아, 내 엉디 죽었다' 했는데....
베낭 때문인지 잘 살아 있더라구요....그 다음은 안심되는 생각에 웃음이~~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