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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축전 10월 2일 "모든 노래는 아리랑으로 통한다"에서 노래하는 성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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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김기 |
| 아리랑의 힘은 역시 대단하다. 문예진흥원이 의욕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열흘간의 국악축전 이틀째인 10월 2일 상암 월드컵경기장 남문광장은 아리랑으로 뜨겁게 물결쳤다. 10월 들어 느닷없이 찾아온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 관객들은 아리랑에 휩쓸려 남문광장을 아리랑 터전으로 만드는 듯싶었다.
공연이 시작하기 전 축전 관계자는 갑자기 떨어진 기온으로 야외공연이 실패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관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물론 10월의 야외공연은 분명 변수가 많은 터였으나 이날의 주제가 ‘모든 노래는 아리랑으로 통한다’ 이었기에 공연장소를 야외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리랑이 가진 대동성, 축제성을 감안한다면 아리랑을 부르는 이나 들으면서 이내 따라 부르는 이나 덩실덩실 춤도 추고 환성을 지를 수 있는 탁 트인 광장이 아리랑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열흘간의 축전기간 중 8일의 홍대앞 클럽 콘서트를 제외하고는 대중가수들이 가장 많이 출연한 것도 아리랑의 열기에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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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2일 상암경기장 객석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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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김기 |
| 공연 시간 한참 전부터 입장을 위해 장사진을 친 줄에 선 팬들의 모습도 초겨울의 날씨에 보기 쉽지 않은 장관이었다. 모포를 준비한 이, 기다리면서 떡볶이 등으로 요기를 하는 이, 일행이 오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며 이곳저곳에 전화를 거는 이 등 다양한 모습이 기다란 줄 속에서 보였다.
이날 공연은 목원대 이태백 교수가 이끄는 40명의 설장구팀이 열었다. 인기 아나운서 정지영이 곱게 한복을 차려 입고 사회를 본 이날 무대에는 성시경, 서영은, MRJ, 조PD, 이선희, 김도향, NRG 등의 대중가수들이 등장했다. 그리고 경기민요스타 김영임과 국악축전 공식음악을 만든 공명과 박애리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부른 노래들은 모두 아리랑이란 제목이 붙은 곡들이었다. 워낙에 노래를 잘하는 이들도 혹은 댄스가수들도 아리랑을 부를 때에는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역시 한국인이 부르는 한국의 노래 아리랑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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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축전]10월2일 회심곡을 부르는 김영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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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김기 |
| 추위에 웅크렸던 관객들도 아리랑이 이끄는 열기에 힘입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객석을 뜨겁게 달궜으며 맨 앞자리를 차지한 장애인들은 시종일관 춤을 추며 흥겨워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연주는 김만석이 지휘하는 국악축전 퓨전밴드가 맞았다. 해금, 거문고, 가야금, 장고 등이 신디, 전자기타 등과 어울려 대중가요를 척척 연주하자 관객들은 우리 국악기에 대한 감탄을 금치 못했다.
국악축전의 공식일정은 10월 1일 오후 2시, 인청공항 문화마당에서 이상균이 이끄는 가무악코리아와 민요명창, 가야금 병창의 무대로 시작되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과 시민들에게 갖가지 민요를 들려주었는데 공항이란 곳이 오래 머물 수 없는 지리적 특성이 있었지만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인천공항의 공연이 끝난 몇 시간 후 서울대 문화관에서 ‘명인, 젊음을 만나다’에서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 명인의 비단길, 안숙선 명창의 적벽가, 이생강 명인의 강원풍류 등의 연주가 있었고, 이용탁이 지휘하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반주로 원썬, 이자람이 젊은이와 이은관 명인의 배뱅이굿,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무대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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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축전]10월1일 이상균이 이끄는 가무악코리의 인천공항 공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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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김기 |
| 양일 공연을 관람하고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젊은이들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말이 있었다. ‘우리 국악이 이렇게 재미난 줄은 몰랐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열흘간의 축전을 통해 재미와 의미를 가져갈 관객들이 이후에도 계속해서 국악공연장을 찾고 생활 속에 국악을 가까이 하도록 만들 수 있는 후속 프로그램의 존재여부일 것이다.
물론 국악축전이 그것까지 책임질 일은 아닐 것이나 축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내년에 가서 또 새롭게 관객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올해의 성과들을 내년, 내후년으로 계속 몰아가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은 자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악축전은 앞으로도 여드레가 남았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많이 기다리고 있다. 축제의 달 10월 서울 곳곳을 종횡무진 찾아다닐 국악축전에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달리는 버스에도, 거리 곳곳에 대형 광고판도 서있다. 그렇게 오라고 열심히 홍보해서 찾아오는 관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충실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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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상암경기장을 찾은 시민들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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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김기 |
| 이틀 공연 동안 관객들이 내내 지적한 사항은 음향 문제였다. 공연장에서 완벽한 음향을 만들기란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모처럼 기대를 잔뜩 품고 찾은 음악공연장에서 음향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결코 성공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다. 국악축전 홈페이지를 찾은 이병휘, 나그네, OHZARA라는 아이디를 쓰는 시민들이 음향에 대한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하였다.
무료 공연이고 선착순 입장임에도 버젓이 가장 좋은 자리는 귀빈석이라고 비워두는 모습이라든가, 추위에도 길게 줄을 선 사람들에게 몸을 잠시라도 녹일 수 있는 온수 등이 제공되지 않은 것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질서요원으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얇은 티셔츠 하나만 입고 야외에서 떠는 모습은 보기에 무척이나 안쓰러웠다.
아직 8일간의 공연이 남아있는 만큼 초기에 지적되는 문제점들에 대해 민첩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모두가 만족할 국악축전을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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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축전]10월 2일 아름다운 강상을 부르는 이선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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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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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축전] 10월2일 아라리아래를 부르는 MRJ와 조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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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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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축전]10월2일 강원도 아리랑을 부르는 N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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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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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축전]10월1일 "명인, 젊음을 만나다"의 황병기, 안숙선, 이은관 명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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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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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축전]10월1일 이생강, 김덕수 명인 그리고 국립국악관현악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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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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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근데 시경님은 무슨 노랠 하셨나요? 아리랑이 들어간 노래를 부른다고 기사에 적혀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