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하 (게녀들 사랑한다는뜻)
김도토의 유럽여행기 마지막편이야. 그동안 읽어줬던 게녀들 정말 고마워. 막생정은 처음이라 많이 떨렸는데 하나하나 소중한 댓글들도 너무 소중하다.
런던편 http://cafe.daum.net/ok1221/9fQk/97501
파리상편 http://cafe.daum.net/ok1221/9fQk/97533
파리하편 http://cafe.daum.net/ok1221/9fQk/97567
로마편 http://cafe.daum.net/ok1221/9fQk/97607
한인민박편 http://cafe.daum.net/ok1221/9fQk/97621
전글들은 여기에서 확인할수 있어. 한번씩 읽어 줬으면 좋겠다. 그럼 마지막
편 시작할께.
로마 3일차
바티칸
17유로 하지만 나는 호객당해서 56유로
로마편에서 언급했는데 런던, 파리와는 달리 로마는 관광지가 워낙 모여있어서 2~3일이면 모두 다 관광할수 있었어. 그래서 이날은 바티칸에 가기로했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줄이 굉장히 길다고해서 아침 일찍 갔는데 그럼에도 줄이 끝도 없이 길었어. 내가 유럽에서 본 줄중에 가장 길었을꺼야. (2위는 파리의 베르사유 궁전이었어). 도저히 엄두가 안나더라고.
그래서 멍때리고 있었는데 어떤 정장차림의 잘 차려입은 사람이 나한테 티켓 뭐라고 하는거야. 나는 영어를 거의 못해. 티켓만 알아들었는데. 뭐라뭐라하더니 "노웨이팅" 이러는거야. 나는 "노웨이팅"이라는말에 눈이 번쩍 띄였어. 그렇게 관심을 보이니까 그 사람이 하는말은 대충 이랬어 "우리는 여행사인데 바티칸에 들어가려면 일반관광객은 줄을 서서 가야 하지만 우리는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수 있다. 가이드를 소개해 줄테니 그쪽 여행사에서 티켓을 사라. 그러면 20분만에 안에 들어갈수 있다" 대충 이랬어. 그러면서 팜플렛을 보여줬는데 거기엔 가격이 56유로로 찍혀있었어.
내가 얼마나 바보 같았냐면 나는 바티칸에 갈때까지 입장료를 모르고 있었어. 그래서 "바티칸이니 입장료가 그쯤 되겠지? 게다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고? 그럼 개이득이잖아? 역시 난 운이 좋아" 이러면서 바로 그 티켓을 샀어. 사고 뭔가 느낌이 꺼림직해서 폰으로 바티칸 입장료를 검색해보니 17유로.. 나는 그제서야 당했다는걸 알았어. 미스터션샤인에서 그런말이 있지? 거기 있는 사람중에 호구가 누군지 모른다면 너가 바로 호구라고. 응.. 로마에서는 내가 호구였어. 바티칸에서 왼쪽가슴위에 분홍색 하트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사람들이 그 호구야.
그래도 기다리지 않는건 정말이었어. 그리고 위안을 삼을수 있었던건 여행사에 국제호구들이 나말고 꽤 여럿 있었다는거지. 뭐 기다리지 않는 비용으로 40유로를 냈다고 생각하면 되긴 되는데 사실 그건 일반줄에서 기다리는 사람에게도 민폐고 왜 바티칸에서 그런식으로 입장을 허용해 주는건지는 모르겠어.
그렇게 혼자 "내가 호구라니.. 내가 호구라니" 이렇게 자책하며 있는데 옆에서 누가 "한국인이세요?" 이러는거야. 그렇게 옆을 돌아보는데.. 완전 내 이상형인거야. 맞다고하니 "그쪽도 당하셨네요" 이러면서 웃는데 와.. 화보세요? 순간 40유로가 안아깝더라고.
그분도 혼자오셨고 나도 혼자 왔어서 바티칸에서는 동행했어. 이날은 날씨도 좋았고 또 작품에 대해서 많이 아시는분이셔서 설명도 잘해주더라고. 아참 그리고 바티칸에서는 한국단체관광객을 정말 많이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비추천해. 요새는 가격이 저렴해져서 2,3만원으로 투어신청을 할수 있다고는 하는데 오디오가이드가 잘 되어 있어서 그것만들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동행이 있었고, 또 내 이상형이어서 좋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바티칸은 솔직히 정말 실망이었어. 여러 작품들이 있었지만 알고 있는 작품은 천지창조 하나뿐이었고 전체적으로 오르셰를 봤다면 바티칸의 작품은 오르셰보다 훨씬 못했던것 같아. 유럽여행중에 미술관 박물관 통틀어서 나는 오르셰가 가장 좋았어.
바티칸에서 건질껀 중간에 카펫의방이 있었는데 거기가 괜찮았지만 밀려드는 사람때문에 작품을 감상할수 없고 계속 이동하면서 봐야해서 집중이 안됐어. 솔방울의 정원정도가 괜찮았어. 이부분은 약간 취향이 갈릴꺼라고 생각해. 나는 미술품은 조각에 크게 관심이 없고 그림에만 관심이 많아서 그런걸수도 있어.
이때는 여행 막바지라 돈이 거의 떨어질때쯤이었는데 40유로를 날린데다가 바티칸마저 실망이어서 멘탈이 날라갔어. 그래도 동행분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다행이었어. 바티칸에서 나와서 서울에서 만나기로하고 헤어졌어. 일정이 달랐거든.
성베드로 성당
그렇게 성베드로 성당으로 왔어. 나는 바티칸박물관보다 여기가 훨씬 좋았어. 로마에서의 성당은 이따가 피렌체 대성당에서도 얘기하겠지만 어디든 다 좋았어. 뭔가 진짜 성스러운 느낌? 어느방에서는 입장객을 제한하는방이 있었는데 명품가게들처럼 사람이 나와야 들어갈수 있는. 그방에는 진짜 수녀님들께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고 관광객중에 가톨릭신자로 보이는분들도 무릎꿇고 기도하고 계셨어.
베네치아 광장
숙소 들어가는길에 우연히 보고 갔어. 특별할껀 없었는데 이탈리아 국기가 굉장히 위엄있게 펄럭이고 있었어. 안에 들어갈수 있었고 뷰는 그냥 그랬어.
4일차
피렌체 여행
피렌체 대성당
입장료 무료 패키지 18유로
내 유럽여행의 마지막날이었어. 나는 로마는 더이상 볼께 없다고 생각해서 근교를 가기로 했어. 가까이 피렌체가 있길래 당일날 아침에 정한 피렌체 여행. 피렌체역에서 처음 내렸을땐 시골 느낌이었는데 조금 걸어가면 바로 피렌체 대성당이 보이거든. 진짜 크고 웅장했고 건물 자체가 너무 예뻤어. 안에 들어가기만하는건 무료였고, 18유로를 내면 피렌체대성당 지하에 있는 박물관이랑 조토의 종탑을 패키지로 묶어서 갈수 있었는데 나는 안 들어갔어. 이날이 마지막날이라 건물안보다는 계속 바깥에서 풍경을 보고 싶었거든. 무료로 개방되는 피렌체 대성당안에는 갔는데 확실히 안보다는 밖이 예뻤다. 같은 이유로 근처에 있는 우피치 미술관도 패스했어.
베키오다리
나의 그 생각은 좋은 선택이었어. 계속 풍경을 보고 싶어서 간 베키오의 다리는 너무 예뻤어. 다리에서 한동안 풍경을 계속 감상했어. 피렌체에 간다면 꼭 가보길 바라. 뷰는 피렌체에서 최고였어.
바르디니 정원
5유로
음, 여기가 조금 실망이었어. 어린이대공원에서도 충분히 볼수 있는 정원이었는데 일부러 찾아간 느낌? 그래도 가는길은 예뻤고 (첫사진) 현지사람들이 사는곳을 지나가는길이라 조용했고 관광객이 별로 없었어.
시뇨리아 광장
사..진이 없어. 글 올리려고 사진을 찾는데 왜 없지? 이생각을 했는데 이때 기차 시간이 2시간밖에 안남아져 있었거든. 그래서 나는 마음이 상당히 급해져있었어. 내가 보는 그 풍경들을 조금이라도 더 내 눈에 담으려고 노력했어. 어쩌면, 아니 확실히 다시 오지 못할 이 장소를 추억하기 위해서 나는 길거리를 무작정 걸었어. 오랜 여행으로 지친 내 다리가 이때는 전혀 아프지 않았어. 하지만 시간이 흐르는것을 막을수는 없었고, 나는 기차 시간이 되어서 다시 로마 숙소로 돌아올수밖에 없었어. 그렇게 내 17일간의 유럽여행은 끝났어.
에필로그
(조금길것 같아. 여행기는 여기가 끝이라 여행기를 보러온거라면 여기서 그만 읽어도 될것 같아.)
대한항공
나는 유럽에 갈때는 외항사를 이용했는데 인천에 돌아올때는 대한항공을 이용했어. 이때 내가 되게 뜬금없이 울었거든. 이유도 어처구니 없었는데 들어볼래?
나는 한국에서는 당연했던 그 친절한 서비스들을 외국에서는 전혀 이용할수 없었어. 로마에서 일정은 원래 5일이었는데 4일까지밖에 없는 이유가 파리에서 로마에 올때 비행기를 한번 놓쳤거든. 로마 비행기는 아침 9시 출발이었는데 보헤공항으로 오다가 중간에 길을 헤맸고, 나는 9시30분에야 보헤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를 놓쳤어. 로마 다음 비행기는 밤 9시였고 그렇게 꼼짝없이 나는 12시간을 공항에서 대기해야했어.
내가 이용했던 라이언항공은 굉장히 불친절했어. 영어를 못하는 나에게 그들은 어떤 배려로 해주지 않았어. 내 여권은 계속 던져졌고 라인 어플로 뭔가 도움을 줄수 없느냐라는 나의 질문은 계속 무시됐어. 비행기를 놓친건 내 잘못이라 나도 더이상 할수 있는게 없었어.
하지만 대한항공은 달랐어. 나는 경유지에서 한번 내 수하물을 못 찾은적이 있었어. 다 영어로 된곳이라 내 수하물이 어디서 나오는지 못 찾았거든. 나는 대한항공의 카운터로가서 사정을 말했어. 그랬더니 직원분께서 바로 같이 따라가서 내 수하물을 찾는걸 도와주셨어. 거기서 뜬금없이 펑펑 울었다. 직원분이 굉장히 당황하시더라고.
외항사의 스튜어디스는 불친절했어. 그런말들 있잖아. 스튜어디스가 왜 외모를 보는지 모르겠다고 외항사의 스튜어디스처럼 승객들 짐도 바로 들고 그런것들만 잘하면 되지, 우리나라 스튜어디스들은 외모만 본다고.
나는 이번 여행으로 생각이 달라졌어. 우리나라 스튜어디스분들은 외항사 스튜어디스분들이 하는 모든것들을 다하고 거기에 외모도 예쁘시고 친절하시다고. 서비스일지는 몰라도 해외여행으로 지친 여행객에게 그 미소 한번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느껴본 사람들은 알수 있을꺼야.
복직
오늘이 회사원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월요일이지? 나는 오늘부터 복직해서 출근했어. 첫날이라 월루하면서 이렇게 그때를 추억하고 있어. 확실히 긴 여행을 다녀오니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이었어. 물론 쉬면서 못벌었던 돈+ 유럽여행하면서 쓴 돈은 평범한 회사원인 나에게는 큰돈이야. 하지만 나는 내가 행복하길 바라. 돈은 다시 벌면 되고 이번 유럽여행은 살면서 나에게 큰 도움이 될꺼라고 생각해.
민박집에서 밤에 맥주 마시면서 놀았던 기억들. 비행기 놓쳐서 허망하게 하루를 잃었던 그날들도 이제 다 추억이야. 일이 힘들때마다 나는 그때를 추억하면서 하루를 살아가겠지? 그 아름다웠던 풍경들을 나는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것 같아.
그리고 오늘 저녁에 바티칸에서 만났던 그 이상형을 만나기로 했어. 몇년동안 없었던 내 인연이 서울이 아니라 로마에 있었을줄이야 생각도 못했어. 결과는 어떨지 나도 모르겠어. 정말 인연일지 아니면 스쳐가는 인연일지.
게녀들도 궁금하지? 나도 궁금해. 결말은 열린 결말로 해둘께.
그동안 여행기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안녕!
나는 내글 절대 안지우니까 걱정 안해도 돼! 정말 행복해서 쓴글이라 그렇게 보일꺼야 ㅋㅋ
잘봤어! 개인적으로 이탈리아 꼭 가고싶었는데 많은 도움이됬어ㅎㅎ20대지나기 전에 꼭 한번 가볼거야ㅠㅠ고마워!
이탈리아 갈꺼면 베네치아 포함해서 가는게 좋을것 같아~! 로마는 진짜 생각보다 좁아서 2일이면 충분했어서
정말 글 써줘서 고마워 !̤̻ 또 읽고 또 생각날 때 읽고 하서 내가 여행가는̆̈ 날까지 지우지 말아줘 퓨ㅠㅠ̑̈ 행복하게 잘 지내~~
여행갔다온후에 항상 행복하게 살고 있어 ㅋㅋ 이 행복이 떨어질때쯤에 나는 다시 동유럽갈려고! ㅋㅋ
그 동안 잘 봤어 ! 💝 나도 다다음달 출국인데 너무 설렌다 흐흐 게녀처럼 행복한 여행이 됐으면 좋겠어. 설명들이랑 후기들 정말 고마워 !
전편 다 읽어준거야? 고마워 ㅋㅋ 크리스마스시즌에 가는거 같은데 그때쯤이면 더 예쁠것 같아 게녀도 행복한 여행 되길 바랄께 ㅋㅋ
다 읽었다! 지금까지 많은 유럽 여행기들을 봤지만 각 잡고 읽은 건 게녀 후기가 처음이야 보는 내내 내가 여행하는 것처럼 즐거웠고 행복했어! 후기 남겨줘서 고맙고 게녀가 항상 행복하길 바랄게 💓
조회수가 별로 안나와서 재미없는줄 알고 걱정했는데 게녀말이 너무 따뜻하다 ㅠ 고마워 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나야말로 읽어줘서 고마워 ㅋㅋ 끈지 오래되어서 묻히는줄 알았는데 아직까지 읽어주는 게녀들이 있다니 ㅠㅠㅠㅠㅠ
냄져 나가
존나 가증스럽다 댓글 ㅋㅋ 형냐야? 여자가 되고싶냐?
와 미쳤다 짖짜ㅠㅠㅠㅠㅠㅠㅠㅠ 게녀야 잘 봤어ㅠㅠㅠ흡 나도 같이 여행 한 기분이다
넘고마워 ㅠㅠㅠ 지금 여행 계획중인데글 북마크해두고 계속 보려구💖💖
여행 계획 짜려고 검색하다가 보게 된 파리 상편부터 정독햇다!! 좋은 정보들 가득이라 진짜 도움 많이 될 것 같아 참고할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