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에서 전방으로 다녀오는 기행 갑자기 여수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제대로 정리가 안 된 상태라 소장님께 미리 말씀드린 대로 그제 점심 먹고 여수를 떳다. 오후 2시...고속도로 올려서 호남고속도로로 논산JC까지 논산에서 다시 천안으로,서울로 서울 들어가기 전은 늘 그렇듯 오늘도 역시 정체현상... 예상하고서 휴게소에서 구입해 둔 백미현 테이프로 그리 짜증내지 않으며 서울로, 서울에서 주욱 직진해서 한남동 지나 경복궁 지나 연신내로. 이궁 배고파,9시가 되도록 아무것도 안 먹었더니... 막내동생 만나서 밥 먹을 생각을 하고 일단 도중에 마트 들러서 삼각김밥,샌드위치랑 대충 떼우고 야근하고 있다는 막내를 태우러 장흥면사무소로 얼마나 눈을 붙였을까 막내동생은 잠시 환한 표정을 짓더니 피곤한 지 헬쓱한 모습으로 차에 올라탔다. 열흘만에 만난 남매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연신내로 다시 향했고,먹는 것보다 자는 게 낫다고 생각이 들어 막내동생을 집으로 보냈는 데 잠시 후에 만난 친구에게 혼이 났다. 피곤해도 밥을 먹이기 않았냐구 ㅋㅋ 김밥이라도 사서 주지 않았냐구 ㅎㅎㅎ 막내동생을 보내고 나니 마음이 착잡해져 왔다. 이렇게까지 고생하면서 멀리 왓는 데 볼 사람이 없다니 물론 시간은 자정을 가리키지만... 외대앞에서 주점을 하는 동갑내기 여친에게 전화를 걸었다. "경희얌 한잔 할래?" "너 어딘데?" "웅 연신내 멀리 왔는 데 술 한잔 할 사람이 없다 생각이 드니 기분이 꿀꿀해서 너한테 전화했지.이궁" "연신내면 멀텐데 그럼 와 보던지"ㅋㅋ 늘 쌀쌀맞은 경희는 모 사이트 동호회에서 안 지가 어느 새 4년째. 가끔씩 보지만 겉으로는 늘 강하지만 가엾게 생각하는 친구이다. 내부순환도로를 타고 40분만에 도착해서 들어간 경희네 가게에는 손님도 없고 같이 운영하는 경희 남동생이랑 둘만 덩그러니 있었다. 호프 석 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피로를 풀었다. 번데기탕을 만들어 온 경희는 2년전 친언니 조카들 보던 시기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진 모습. 독신주의자인 경희에게 늘 야단치고 경희는 자기대로 받아치고 우린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곤 한다. 기분좋게 석잔을 마시고 차에 올라타 3시간정도 새우잠을 청했다. 눈 뜨니 6시.제법 바쁠 것 같은 하루를 시작, 경희말대로 서운하게 생각이 들었을 지 모르는 막내에게부터 전화를 했다. "영주야 너 태워줄게.몇시까지 태우러 가면 되?" "웅 7시 50분까지 온나" "알따 그럼 언능 좀 더 자라.그 시간에 앞에 대기할게" 도착하니 한시간 전 피시방에서 메일도 확인하고 싸이 들러서 조카들 사진도 보고 ㅋㅋ 검정정장을 차려입고 나온 막내동생은 이제 제법 대견스럽게까지 보인다. 자랑스런 울 막내.오빠때문에 양주왔지만 오빠가 없는 생판 낯선 동네에서 피붙이 하나 없는,그렇다고 친구하나 없는 먼리타향의 양주라는 곳에서 묵묵히 열심히 사는 울 막내. 얼마나 자랑스럽겠는 가!!! 짜식 어런 건 날 닮아가지고 ㅋ 그런 거라도 날 닮아야지 뭐 김밥 두 줄,난 우유 막내는 오렌지 쥬스 처음에는 하나씩 먹여주더니 귀찮은 지 나중에는 두 개씩 오빠입으로 넣어주는 울 막내 ㅋㅋ 귀엽당. 갑자기 서운한지 "오빠 점심시간에도 못보겠네" "응 좀 바쁘지.일단 사무실가서 일도 좀 보고 태릉가서 일 보고 내려가야지 얼렁" 면사무소에 동생을 내려주고는 열흘만에 송추땅을 밟았다. 모든 게 그대로인 송추는 열흘만이지만 너무 반가웠다. 초점은 오직 아롱이에게 혹시 울 아롱이 해칠까 봐 동네에 평소 나에게 잘해주신 분께 맡겨두고 갔었다. 열흘만에 주인과 재회한 아롱이는 건강한 모습이었고, 날 보더니 평소 짖지도 않는 녀석이 무척이나 짖어댄다. 사람으로 따지면 반가워서 흘리는 눈물로 비유될 까 사무실에서 이런저런 정리를 하고 아롱이를 태워 태릉에 도착하니 11시 볼일을 보고 이제는 하행길 ㅋㅋ 교통방송을 들으니 경부선 무지 막힌다고 해서 서해안선을 타보기로 하고 성산으로 향하는 데 헉 강변북로 나오는 데만 1시간 헉 날씨는 덥고 배는 고픈 데 무쟈게도 짜증이 났다. 이대로 갈 수는 없지 않는 가 ㅋㅋ 한강시민공원 강서지역으로 차를 몰았고 아롱이와 서울에서 마지막 산책을 나눴다. 소세지도 먹이고 햄도 먹이고 물도 먹이고 ㅋㅋ 올만에 달리기 시합도 하고 짜증난 기분이 풀리기에 충분했다. "아롱아 이젠 널 안 버릴게,사람들은 날 비웃고 이핼 못하겠지만, 난 널 태우러 차를 가져왔어. 비행기나 버스로 타고 왔으면 편할 것을 말이지. 이젠 나 옆에서 늘 같이 있게 해 줄게,행여나 널 해칠까봐 내가 얼마나 마음 졸였는 지 ㅎㅎ 다시 내 앞에서 웃고 뛰노는 널 보니 값진 생명수를 얻은 기분이얌" 2002년 목포근무할 적에 부분개통 되었을 때 타보고는 처음 타보는 서해안선.서해대교 아래 휴게소 도착하니 5시 남짓 저희 회원 중 한분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전에 글 올린 바 있는 장애인시설 복지원에 살고 있는 회원이다. 그리 어렵지 않게 도착한 복지시설. 이궁 그녀는 생각보다 몸이 많이 안 좋았다. 난치병인 근이양증으로 투병중인 그녀는 웃는 데도 뼈의 힘이 필요하다고 기뻐도 슬퍼도 무표정인 그녀,하지만 지금은 분명히 웃고 있을 그녀. 날 데리고 8명이 같이 생활하는 자기 숙소로 데려간다. 5,60대로 보이는 어느 복지원님을 만나게 해주기 위해서 데려간 것이다. "저기요,얘 데리고 가서 저녁만 먹여서 데리고 오면 안 될까요?" 환하게 웃으시면서 "네,죄송합니다.지금은 관리자들이 모두 퇴근하여서 곤란하답니다.대신 사 와서 여기서 드시는 건 좋습니다." 차를 몰고 다시 시내로 나갔다. 난생처음 들어가 본 피자헛.ㅋ 처음 내가 사는 피자가 그녀를 위한 것이라 잊혀지지 않을 것이며 참으로 행복한 기분이다. 15분 뒤에 찾아오라고 하는 말을 듣고 근처 분식점에 가서 오늘 처음 먹는 밥 된장찌개 한그릇을 후딱 해 치우고, 아롱이 먹일 돈까스도 사들고 ㅋ 청과에 들러서 가을 보약이라는 사과 한 박스를 사고 피자를 찾고 다시 복지원으로 가기 위해 이미 깜깜해진 거리를 달렸다. 길눈이 어두운 난 조금 해맸지만,그리 어렵지 않게 찾았다. 다시 그녀방으로 갔는 데 아까는 두어명 있던 방에 식구들이 다 모여있다. 아까 만난 아주머니께서 사과를 깍으셔서 식구들한테 돌리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다. 어려서부터 천주교 다니면서 봉사활동을 많이 다녀봐서 나에게 낯설지 않은 이런 곳 사람들에게 사과를 하나하나 나눠주는 모습을 보면서 그 아주머니께서도 제법 친하게 말을 붙여온다. 나 역시 복지원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하고 그녀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하고 내 예상대로 버려진 분들도 데려와서 키우는 데 그 식구가 200명 남짓이라고 한다. 그 아주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oo는 하체가 조금 안 좋아서 그렇지 머리는 좋아요. 오히려 자기 친언니보다 더 좋겠던 걸요" 그렇다 그녀와 몇번 대화를 나눠봤지만 어느 누구에 뒤쳐지지 않을 정도의 순수함과 그 나이에 맞는 지성을 ,아니 그 이상의 지성을 가진 그녀라고 늘 생각해 왔다. 마음같아서는 평생 옆에서 챙겨주고 싶을 정도로 아쉬운 그녀지 않는 가 부모님도 안 계시고 언니,오빠가 있지만 다들 사는 게 그리 넉넉치 않은 지 제대로 안 챙기는 것 같아 많이 아쉬워 하고 있다. 8시 자리를 떠서 나오면서 오늘 차 막힐 때 읽은 책에서 본 것 중에 이런 글이 떠올랐다. 아이때 하루에 100번을 웃는다면 어른은 하루에 10번도 웃지 않는 다 비록 몸과 머리는 불편하지만 그들은 늘 웃고 있다. 난 그 하나로 너무 좋다.정신이 맑다는 것, 이보다 더 좋은 게 뭐가 있단 말인 가 복지시설 다녀오면 늘 느끼면서 다짐하는 것 '이런 분들도 사랑하는 데 왜 주위 건강한 사람을 시기하고 미워하려 했던가, 이제 가면 모두를 사랑하면서 살아야지' 이제는 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국도로 해서 거의 전라도를 일주를 했다. 92년 친구 군대보낼 때 지나쳐본 군산, 2002년 번개하러 와서 1박2일로 머물렀던 전주, 중고시절 꼭 수학여행가면 들러던 왜 여기로 올까 불만스러웠던 동네 남원, 조영남 아저씨 노래말로만 들었던 구례란 동네를 지나 순천엘 도착하니 12시 국도를 거의 120을 밟고 왔더니 4시간만에 도착했다. 절대 수면부족,영양부족였던 이틀을 보내고 목적지가지 오니 긴장도 풀리고 힘이 주욱 빠졌다. 수면시간이 부족하고 절대 피곤할 때 가끔 쓰는 방법... 안마시술소로 갔다.넘 솔직해서 탈이얌 ㅋ 안마를 받고,ooo도 받고 3시간 수면을 하고 출근전에 이렇게 글을 적는 겁니다. 제 일기가 너무 길었죠?ㅎㅎㅎ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즈음에 울 님들 생각으로 후딱 달려와서 글 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 가득한 하루 자기보다 조금 낮은 곳에 있는 분들을 생각하는 하루 그래서 은총 가득 받는 기쁜 하루가 되셨으면 합니다. 06...09...28 카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