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a-cornfactory.tistory.com/61
내 첫번째 소원은 한컵의 물이었다. 이는 단지 이 낡은 램프에서 나타나 밝게 빛나며 흔들리고있는 남자가 아주 선명한 환각같은 게 아닌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지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물 한컵이 내 부엌 탁자위에 나타났다. 손에 닿는 물컵의 감촉은 아주 시원했고 내 목구멍을 따라 내려가는 액체는 아주 상쾌한 느낌이었다.
진짜다. 그 말이 전부 사실이었던거야.
나는 곧바로 내 두번째 소원을 뭘로 해야할지 이미 정했다. 메가 로또의 당첨액은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여러 매체에서 봐왔던 지니들은 언제나 소원을 뭔가 엉뚱한 방식으로 들어주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물론 이 지니가 그런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소원을 말하기전에 신중하게 생각하기로했다.
그리고 마침내 소원을 말할 준비가 되었고,
"내가 다음에 살 메가 로또 복권의 번호가 그대로 다음 당첨번호가 되도록 해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지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주유소로 가서 복권을 산 뒤 그날밤 당첨방송을 보는 내내 숫자가 하나 하나 뽑힐 때 마다 내 심장은 마치 터질 것 처럼 뛰었다.
3주뒤 모든 서류에 사인을 마치고 홍보용 사진까지 다 찍고 난 후 나는 700만달러어치만큼 더 부유한 남자가 되었다. 세금문제에서도 자유로워지고 난 뒤 나는 오지에 있는 멋지고 작은 오두막을 하나 샀다. 도시의 번잡함과 부산스러움에서 멀리 떨어져서 각종 오락거리와 편의시설을 갖춘 나만의 작은 오두막.
그 모든 시간동안 지니는 묵묵히 나의 마지막 소원을 기다리며 이 모든것을 지켜보았고, 난 오랫동안 마지막 소원에 대해 생각했다. 이제 나는 내가 원하는 것들을 충분히 살 수 있는 상태였기때문에 이 모든것들을 좀 더 오랫동안 즐기고싶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렇다하더라도 영생같은 것은 말도 안된다. 내가 너무 오래 살거나 죽지않게 되는 것은 불필요한 관심을 끌게 될 게 뻔한데다가 진심으로 영원히 살고싶다는 생각같은 것은 하지않으므로.
마침내 나는 내 마지막 소원을 정할 수 있었다.
"80세에 잠든 상태에서 편안하게 죽고싶어."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지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는 사라져버렸다.
그로부터 채 한달도 되지않아 핵전쟁이 일어났다.
나는 폭심지에서는 충분히 떨어져있었지만 그 날 지구가 쪼개지기라도 할 기세의 지진을 똑똑히 기억한다. 모든 전자기기는 더이상 작동하지 않았기때문에 피해가 얼마나 심한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하늘은 잿더미로 뒤덮여 회색빛으로 변해버렸고 내 주변의 모든 식물과 동물들은 방사능에 의해 변하거나 죽어버렸다.
나의 경우에는 온 몸이 굉장히 쇠약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머리는 항상 욱신거리고 머리카락은 얇게 변해버렸다. 음식과 물은 충분히 비축해 둔 상태였지만 식사를 거의 하지 못했는데, 음식물들 대부분을 피와 함께 토해내곤했다.
그게 6개월 전의 일이었다.
나는 침대에 누워 간신히 벽에 표시를 남기기 위해 힘을 짜냈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7개월이 지나갔고,
이제 47년이 남았다.
첫댓글 융통성 없는 지니..
시발 구러면
나는 내 남은 삶의 기간 동안 육체적 고통이 없는, 사회에서 통상적으로 일컽는 '건강한'상태를 유지하며 80세까지 살기를 바란다. 내/외적인 질병이나 통증을 겪지 않으며 만약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피한 상황이 닥칠 경우 고통받지 않고 편안하게 죽음에 이를 수 있기를 바란다.
뭐 이딴식으로 빌어야되냐고ㅠㅠ
소원 98개 더 추가 해줘 가넝한?
쭉 건강하다가 내가 원할 때 죽을 수 있게 해 줘
라고 빌어야겠다
아 존나 너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