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덕사 가을메모
1. 전설
마늘각시 덕숭낭자
수탉벼슬 수덕도령
이루지 못한 애뜻한 사랑은
하얀 버선꽃으로 피어나
성심을 말하거늘
싸울아비들아 그 신성한 정토에
어찌하여 창칼을 들며
어찌하여 오욕을 놓느냐
나라만 위한다면 모두 선이더냐
나무삭정이 꺽듯 목을 베고 버였지
경허, 만공스님이 그대들 대신 속죄쿠나
2. 대웅전
말없이 한자리에 700년 배가 흘러내려 기둥은 든든하다
평안이 좌대에 앉아 긴긴 세월 이 땅을 지켜보노니
배흘러 내리듯 완만히 내려트린 산자락
벼바슴 날 잡고 누렇게 드러누운 들자락
내포 사람들 그렇게 길 들이고
내포 땅을 그렇게 먹여 살렸구나
덕숭산 중턱까지 끌어 올린 나그네 마음이
이렇듯 차분히 가라앉는 이유 알리라
3. 대웅전 느티나무
내가 이렇토록 오랜 세월 몸 굽혀
합장한 님은 본당 부처가 아니라
묵묵히 일해 온 저 배흘림 기둥님이라
독경소리, 목탁소리 관심없다
소슬바람아 하던 이야기 마저 하자
4. 여승당
속세에 두고 온 님 잊을 길 없어
법당에 촛불 켜고 여승 홀로 울적에......
비구인지 비구닌지 구별마소
내 청춘 불사를 곳
환희대, 금선대 아니어도 좋으니
덕숭총림을 들고 나는 젊은님네
내 모습 맘대로는 상상마오
다시 태어날 땐 여자로는 아닐 터이니
5. 수덕여관
수난의 세월 살며
추억뭉치 착착 쟁여 놓은 초가객관
평생 내 생각만 그리다 간다
나혜석, 이응로 그 이름은 잊어다오
너희들 스스로 알아서 사랑하고
너희들 스스로 알아서 살겠지만
내가 가졌던 재물들 다 필요없다
나는 조강지처도 버렸니라
머물렀던 추억은 암각하지 말것
나의 생각만 흔적으로 남아 있으라
6. 하산하며
벌써 바람소리 소슬하니
나무들 월동준비 하느라 바쁜데
덕숭산 그늘에 지펴온 목숨
널어 놓은 더덕처럼 쭈그렁 노파보살이
좌대 대신 좌판에 앉아 관세음보살을 외친다
동부 한 뎃박, 산나물 여남은 묶음, 도토리 말 가웃......
어금니처럼 자란 분신들은 어디서들 잘 살겠지
내가 짐이 될 수는 없음이라
남들은 급작스레 가기도 잘 가드만
마른 고사리 같은 이 질긴 목숨이랴
다 버리고 훌쩍 갈 것이니라
나그네여 인연 한푼 주시고
여기 인연 한 뎃박 가져 가슈
그 보살 떠나고 나면 무덤에 하얀 버선꽃 필려나
- 강희창 -
첫댓글 홍성쪽 시인이군여..^^
6.7년전 거북이님과 간 적도 있지만..ㅜ
세월이 너무 흘러...창건은 수덕각시에 홀린
정혜란 마을 총각의 역사로..
관내 비구니 도량은 견성암과 환희대지요.
오래전 출발동서남북 촬영도 수덕사에서 했다는..
2등 상품이 포터블 카세트..1등은 냉장고...
제 어떤 절친은 수덕사 관내 의경이었던가..ㅠ
감사합니다
https://youtu.be/Yq1usF7Gd88?si=2rfqykrwIQwvLJy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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