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대통령 꿈은 불가능하다
2023/09/11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8월24일 저녁에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구금시설에 도착, 지문채취와 구금자 사진(Mug shot) 촬영을 마치고 자정이 넘어서 귀가했다. 보석금 문제는 사전합의에 의해서 실질적 구속은 없었다.
구금자 사진은 지난 3번의 구금절차 때는 시행하지 않았으나 이번 조지아에서는 다른 피고와 동등한 절차를 적용한다는 이유로 머그샷을 찍었고 TV에 밤늦도록 방영했다. 화난 얼굴의 사진이 전 세계에 방영됐을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창피한 일이지만 트럼프 본인은 그렇게 생각지 않는 것 같다. 소송비용 모금에 머그샷을 이용하고 있다. 머그샷이 인쇄된 T셔츠를 34달러에 판매한다. 하루 동안에 418만달러를 모금했단다.
지역법원에 기소된 전직 대통령의 형사사건은 트럼프 지지자 가운데서도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위스컨신주 밀워키에서 시행한 공화당 대통령 후보 토론에 참석한 8명 후보 중에서 트럼프가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그를 지지할 거냐는 진행자 질문에 6명이 그렇다고 답한 걸 보면 이해가 안 된다. 이전에 헌법 수호를 선서한 적이 있다면 반역(Insurrection or rebellion)에 가담한 자는 대통령 직을 포함한 공직에 선출될 수 없다는 헌법 규정을 모르고 답한 것 같다.
해당 헌법 규정은 1868년 채택된 수정헌법 14조 3항으로서 반란에 가담한 사실만으로도 공직에 임명될 수 없다는 규정을 주시해야 한다.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재판에서 반란혐의에 유죄판결을 받을 때까지 무죄를 주장할 수 있으나 유죄판결 후에는 변명할 근거가 없어진다. 91개 혐의로 기소된 상황으로 볼 때 그중 반란혐의 하나 정도의 유죄판결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한다. 트럼프의 대통령 복귀 꿈은 헌법적으로 불가능함을 밝힌다.
불가사의한 일이다. 선거에서 700만표 차로 낙선하고도 선거에서 이겼다고 주장하는 트럼프는 그렇다 치더라도 기라성 같이 빛나는 그 많은 변호사들이 선거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고 우긴 일이 믿어지지 않는다. 초등학교 5학년 아동도 반장선거에서 패한 후 이겼다고 주장할 아이는 없을 텐데 말이다.
연방검사 시절 뉴욕 마피아 소탕으로 명성을 날리던 루디 줄리아니도, 선거결과를 법적으로 뒤집을 수 있다고 방법을 제시한 존 이스트만도 기라성으로 알려진 변호사다. 트럼프 주위에 변호사들이 하나같이 안 된다고 강변했더라면 불행한 1월6일 사태는 없었을 것이란 아쉬움을 남긴다.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기소된 사건의 재판 날자는 2024년 3월4일로 결정됐고 조지아주 사건을 연방 법원으로 이관하고자 하는 트럼프와 메도우스 비서실장의 노력도 좌절될 조짐이다.
스티브 존스 연방 판사는 “법은 자명하다. 최종 판결까지 주 법원이 계속하라”(The law is clear that State court proceedings continue)고 명했다. 최종 판결도 같은 취지일 것으로 예단한다. 수정 11조에 따라 “연방법원은 주에게 연방법원의 법 해석을 따르도록 강요할 수 없다”고 판시한 걸로 보아 최종 판결을 예시한다. 스티브 존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판사로서 상원 청문회를 90대 0으로 통과한 기록을 보유한다.
어른세대가 범한 추태가 아이들 뇌리에 어떻게 각인될 지가 관건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물려줘야하는데 걱정이다. 다음 세대는 민주주의를 더 굳건한 의지로 지켜야할 것이다.
[미주 한국일보 / 이인탁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