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바람의 나라
일시: 2007. 5. 9(수) 8시, 5. 12(토) 3시
장소: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인원: 어른1, 아이 1
무휼의 나라엔 너무도 많은 게 함축 돼 있다.
무휼..... 역사 속에선 무시되었던 그가 만화 속에서 튀어 나와
극으로 나왔을 땐 뭐랄까 어떠한 인물인지.... 뭘 이야기 하려 하는건지 몰라
첨엔 그의 인물에 주시하고 또 주시해야만 했다.
주몽의 손자 무휼....
그의 밑에는 우리도 익숙한 호동이 함께 한다.
지난 해 김진 작가의 만화가 원작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이슈였던 이 작품은 기대 이상 많은 사랑을 받아 다시 앵콜로 이어지는데
약간의 업그레이되어 또 한 번 토월에서 우리를 맞는다.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정면에 위치한 벽면 전체의 영상을
만화로 뒤덮는다는 것~!
(강렬한 영상의 아름다움은 극에 있어 감칠 맛 나는 소스와도 같다)
이것은 이 작품의 전부이자 김진 작가의 <바람의 나라>를 훼손시키지 않으려는
연출의 의도와 맞물려졌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묻혀 버린 무휼의 관한 이야기는 생소한만큼
로비나 팜플렛에 나타난 가족도에서 그 의미를 재발견하는데
유리왕의 아들 해명과 그의 동생 무휼을 바탕으로 제목에서 그 느낌을 알 수 있듯
피 비린내 나는 역사의 뒤엉킴을 앙상블의 군무와 함께 쉼 없이 그려 나간다.
여기서 또 하나의 커다란 특징은 정신없이 쏟아져 나오는 배우들의 대사를
과감히 잘라 퍼포먼스적인 배우들의 감정 처리로 대신하는데
이는 감독의 역량이자 만화를 만화에만 그치게 하는 것이 아닌
극으로 들어서는 발판을 아주 야무지고 다부지게 만드는 감독의 고집이었다!
이는 무휼(고영빈)의 퍼포먼스적인 동선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으며
말 발굽 소리를 나타내듯, 뒤흔드는 시대를 반영시키 듯 끝없이 지치던
앙상블의 군무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가장 기억에 많이 남던 이지(도정주)와의 만남과 사랑을 끊고, 자르며,
절도 있는 장면을 하던 두 배우의 연기는 안무의 또 다른 맛을 선보였는데
다만 그 연기가 아직 물 오르질 않아 이유를 명확히 드러내질 못하는 안타까움에
회를 거듭할 수록 명쾌한 답을 제시했음 싶다.
또 하나의 빙 점 텅 빈 무대 장치는 무휼이 홀로 고뇌하며 흐느끼던 모습을
바닥에 뒤엉켜 있는 무사들의 주검을 참맛으로 끌어내지 못하는데,
약간의 안개 스모그가 아쉬운 장면이었고, 눈물이 고여야 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느낌조차 못느끼던 명장면의 바닥이었다....
장시간 이어지는 극의 전부를 배우들의 군무를 비롯한 영상으로 채우기엔
너무도 역부족이던 무대 장치는 조명이든, 좀 더 역동적인 배우들의 군무든
무대 장치를 메우는 여느 장치든 암튼 좀 더 나은 작품의 모습을 그려가야 하겠다.
약간의 생뚱맞던 구신들의 연기 또한 약간의 소름으로 다가왔기에
등을 두드려 가며 연기하던 앙상블의 장면 또한 급수정해야할 부분으로 남겨지고...
2001년 김광보 연출의 <바람의 나라>와는 조금 다른 맥락으로 들어선
무휼의 <바람의 나라>는 정말 연기 맛깔스럽게 하던 이 극의 대들보인 해명(홍경수)과
더불어 또 다른 주몽의 손자들을 다각도로 재해석했다.
우리가 익히 알던 호동 왕자의 내용 또한 아버지 무휼과 어머니 연의 사랑 이야기가
주축이 되어 그 이상이 달랐던 탓에 대결의 구도로 가야만 했던 비극의 끝을
공간을 뛰어 넘던 수 많은 설정과 더불어 그 실타래를 풀어가고 있었다.
아름다운 의상의 실루엣에 빛나던 괴유(김산호)를 비롯한 배우들의 모습은
어쩌면 전설 속에나 있음직한 신화의 신들처럼 시공을 초월하는 영상과 더불어
이 극을 받쳐주는 빛나는 조연으로 각인된다.
`지킬앤하이드' 이후 정말 아름다운 음악이 돋보였던 <바람의 나라>,
중간 특이한 무대장치 속 타악의 연주 또한 남 달랐던 <바람의 나라>,
금방이라도 화면 밖으로 튀어 나올듯한 마력을 지녔던 영상의 <바람의 나라>,
그 긴 시간 속 끊임없는 씬을 소화하던 앙상블의 군무가 저력이 됐던 <바람의 나라>,
흐드러질 듯 고운 자태를 돋보이게 만들던 특별했던 의상의 <바람의 나라>,
과감히 가지치기를 잘 해서 시를 읊듯, 독백을 하듯 연출의 힘이 컸던 <바람의 나라>
진정한 부도가 어디인지.... 무엇인지....
무휼이 연을 향했던 말 `연아! 너는 내가 다치면 가슴이 아프지. 나는 네가 울면 마음을 다쳐....'
호동이 아버지 무휼께 하던 말 `가슴 속에 눈물이 하나 가득 차 있는 거 같아요....'는
아마도 이 <바람의 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역사 속 그리 그리던 유토피아(부도)를 향하여~~!!

(무휼의 두 번째 부인 이지 역의 도정주님)

(앙상블의 멋진 타악 군무)

(해명태자의 연인 혜압 역의 고미경님)

(이 극의 히어로 해명 역의 홍경수님)--->이 극의 보석~★

(무휼 역의 고영빈님)

(고구려 장군 괴유 역의 김산호님)---> 매우 신비로운 배역

(이지 역의 도정주님)

(제가 넘넘 사랑하는 호동 역의 김호영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