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장마비 남쪽으로 내려서니 무더위, 마당에 앉아 참아 봅니다.
호랑나비!
바람이 땀을 식혀줍니다.
수세미 진노란 꽃, 한여름의 정열~ 텃밭은 점점 수세미밭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마당 여기저기 매미 허물, 절구에도 두 개나!
어젠가 그젠가 첫 울음소리 들리곤 맙니다.
참새 등쌀에…
<비유에 깃든 하느님 얼굴>에 머물러 있습니다.
저자가 예수 비유에서 주목한 점은 각 장의 제목에 담깁니다.
5장 ‘하나님의 자비와 바리사이의 불평’!
지난 주일 나눈 삼부자(?) 비유가 속한 주제입니다.
비유에 깃든 하나님의 얼굴은 어떤가요? 그분 표정이 열쇠!
3장은 ‘바로 지금이 중요하다’
“바로 이 순간 현존하시는 하나님은,
예수의 선포를 귀담아듣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다가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삶 안에 파고드신다.
내가 만일 신앙으로 그분을 받아들인다면, 하나님은 나의 삶을 온전히 바꾸신다.” (102쪽)
‘현존’이란 단어를 색다른 데서 마주합니다.
신문 새 책 소개란, <지금 여기 함께 있다는 것>
인류학자 제이스 퍼거슨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의 2021년 작,
‘다른 사람들과 물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상태’인 ‘현존’(presence)!
수렵채집사회, 사냥꾼이 사냥한 동물을 가지고 마을에 돌아왔을 때, 그 고기를 몫으로 받는 사람은 어디에 속하는지 여부를 떠나 ‘그때 거기에 있는’ 사람 모두!
나와 같은 취약성과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존재가 나와 물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상황 자체가 분배의 의무를 강제한다!
불안정 노동과 실업, 이주민과 난민을 품는 개념,
‘지금 여기 함께 있다는 것’, 현존!
2장 ‘거저 받은 초대’,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다가왔다!
‘준비가 다 되었으니, 오십시오.’(눅 14:17)
누구나 거저 그 나라에 초대받았다!
큰 잔치를 베푼 분은 ‘모세 율법에 충실함’으로 관계를 평가하지 않는 분,
자비와 은총으로 빚을 없애주시는 분!
바리새파 사람, 유대인들에게는 놀랍고 충격적이기까지 한 하나님~
지금 여기 우리에게는 어떤가요?
샬롬~
2024. 7. 13.
첫댓글 저는 바리새파 사람입니다. 어려서부터 하나님의 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하고, 법은 지켜야 한다고 하고.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안식일을 범하면,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까지 하셨습니다. 그래서 모세의 가르침들을 지키려고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남들도 다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지켜 왔는데, 지키지 못한 자들과 똑같이 대우를 받다니요. 열심히 학원 다니며 밤새워가며 공부했는데, 열심히 스트레스 쌓여가며 고생해서 돈 벌었는데, 똑같이 거저 초대를 받다니요. 이것이 공정한 것입니까? 공평한 겁니까? 억울합니다.. 삼부자 비유에서의 장남 마음도 똑같지 않았을까요? 제 마음도 들여다 봅니다.
저는 그저 평범한 유대인입니다. 저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주어진 삶의 상황들이 녹록치 않았습니다. 그들과 출발선이 달랐습니다. 학원도 다니고 싶었지만, 형편이 되지 않아 못 가봤습니다. 알바를 해서 생활비에 보태야만 했습니다. 안식일에도 밀린 일때문에 출근을 해야했습니다. 열심히 갚는데도 빚이 줄어드는 것 같지 않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이것이 공정인가요? 공평한 건가요? 저도 억울했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잔치에 와서 그들과 같은 상에서 똑같이 그냥 거저 마음껏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빚도 탕감해 주신다고 합니다. 월급도 똑같이 주신다고 합니다. 이제야 사는 것 같습니다. 사실 아버지한테 돈 받아서 가출했다가 다 써 버리고 오갈데 없어서 집에 돌아왔는데, 아버지가 모범생 형한테도 한번도 차려주지 않은 잔치상까지 차려주시더라구요.. 제 마음이 어땠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