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건축물의 웅장미 ‘하앙과 치미’
전통적인 건물 양식에서 장식기와, 하앙(下昻), 치미(鴟尾) 등은 건물을 웅장하게 보이면서 멋을 내기 위하여 치장하던 부재였다. ‘하앙’은 일종의 겹서까래로 처마길이를 길게 뺄 수 있도록 고안한 건축 부재를 말한다.
지붕은 기와로 지을 경우 팔작, 맞배, 우진각, 십자형, 육모, 정자형 등의 형태였다. 맞배지붕은 수덕사 대웅전, 무위사 극락보전, 선운사 대웅전, 화암사 극락전 등에서 볼 수 있다. 가장 오래된 수덕사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4칸으로 정면보다 측면이 넓은 정사각형으로 황금비율을 이룬다.
건물은 규모가 클 경우 서까래를 높이 올려서 건물을 웅장하게 보이도록 했다. 건물에 사용하는 하앙(下昻)은 내단(內端)을 도리에 고정시켜서 지붕의 하중을 받고, 외단(外端)이 처마를 받쳐서 균형을 맞춘다. 하항 목재가 지붕에서 처마까지 사선방향으로 길게 빼서 건물이 날렵하면서 웅장하게 보이도록 했다.
하앙이 사용된 건물은 웅장하면서도 섬세하게 설계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대의 부여, 고구려의 건축이 하앙을 사용했다. 현존 건축물은 완주 화암사의 극락전(1425~1429년 중건)이 있다. 극락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맞배 지붕으로 전면과 후면의 포작(包作)에 하앙이 내부에서 뻗어 있다.
기와는 지붕에 얹어서 눈이나 빗물을 차단하고 지붕의 부식을 방지하고, 건물의 경관과 치장을 하는데 사용된다. 수막새(瓦當)와 치미(鴟尾)가 건물의 경관과 치장을 위하여 사용되었다. 수막새는 여러 가지 무늬로 건물의 아름다움과 위엄을 드러내도록 처마를 장식했다. 백제의 수막새는 섬세하면서 우아한 8개 연꽃잎으로 문양을 구성하였다.
치미는 봉황의 형상으로 건물을 웅장하고 장엄하게 보이도록 용마루 양쪽 끝에 배치했다. 미륵사지와 황룡사지에서 치미가 발견되었고,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도 볼 수 있다. 고려시대에 용 머리와 물고기 꼬리의 용미(龍尾)가 쓰였고, 조선시대에 좀 더 간소화된 용두(龍頭)와 취두가 쓰였다. 백제의 사찰은 건축에 대형 치미를 사용했다.
부소산 서복사지 치미는 높이 90센티미터의 소형으로 뒷면에 연꽃 무늬로 장식했다. 왕흥사지 치미는 대형으로 전체를 하나로 제작한 후 상하로 나누어서 가마에서 구웠다. 용마루 좌우의 치미 1벌이 동시에 출토되었다. 미륵사지 치미는 높이 99센티미터, 길이 85센티미터로 서복사지 치미보다 약간 크지만 왕흥사 치미처럼 상하로 나누어서 제작했다.
<조세금융신문, 구기동 교수(신구대) 문화 칼럼>中에서
[출처] 사찰 건축물의 웅장미 ‘하앙과 치미’|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