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해고는 너무 억울합니다.
(주)형지어패럴, (주)샤트렌 회사를 위해, 정성을 들여 옷 만드는 일만 했습니다. 사장님을 생각하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회사가 원하는 연봉에 회사가 원하는 야근을 밥 먹듯이 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주5일제 사업장임에도 불구하고 격주 토요일은 물론이고, 일요일도 매장에 상품실태조사의 명목으로 일을 시켰습니다. 회사가 발전할 수만 있다면 집안일 제껴놓고 샘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회사를 사랑하는데 회사는 저희들을 해고하겠답니다. 최소한 근로자와 관리자, 사장 따지기 전에 인간존엄성 만큼은 존중해 줄 줄 알았습니다. “회사가 이러저러하게 어려운데 회사 자체적으로 자구의 노력과 최선을 다해 보았지만 방법이 없다”라든가, “회사의 회계장부를 근거로 보여주며, 여러분을 해고하지 않는다면 회사는 당장 3개월을 버티지 못한다”라는 등등의 회사가 처한 입장에 대해서 이렇다 할 사유를 듣지 못했습니다. 해고예고를 한 당사자의 생활에 대한 처지는 어떠한지 일언반구도 없이 “그만두는 사람은 좋게 받아라”는 해고통지의 말 한마디 뿐 이었습니다. 노동자, 관리자, 사장의 직책관계를 떠나 같은 사람끼리 이럴 수는 없는 겁니다.
우리 스스로에게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해고예고통지...
회사는 구조조정과 조직의 재정비, 업무분장, 성향의 차이 등등 해고예고의 사유를 말하지만 회사의 구조조정은 결국 회사경영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회사가 구조조정 하는 것 아닙니까? 정작 회사경영을 잘못한 것은 회사경영진인데 경영은 아무것도 모르고 미싱으로 샘플만 만든 사람이 왜 회사의 잘못을 책임지고 회사를 그만두어야 합니까?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주)형지 어패럴, (주)샤트렌에 몸담고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 자신부터 잘리지 않으려고 움 추려 든 것은 아닌지, 내 몸만 보호하면 주변 동료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모른채 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봅니다. 비로소 내가 해고예고 통지를 받고서야 회사를 사랑했던 마음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믿었던 회사에 분노만 더 할 뿐입니다.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이상 회사는 얼마든지 쉽게 해고예고 통지를 여러분에게 보낼 것입니다.
앉아서 당할 순 없습니다.
우리의 주변에는 많은 노동조합이 합법적으로 결성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법원, 검찰청의 직원까지도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노동력에 대한 합리적인 대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학교의 선생과 대학교의 강사도, 심지어 지하철 청소용역의 아주머니 조차도 노동조합을 자유롭게 합법적으로 결성하여 권리를 찾고 있습니다. 하여 (주)형지어패럴과 (주)샤트렌 사원은, 소산업별 노동조합인 민주노총 산하 서울의류업노동조합에 가입하여 합법적으로 (주)형지 . 샤트랜분회를 결성하였습니다. 그래서 회사에 정식으로 교섭을 요청했습니다. 2008년 11월 17일 오후 4시 부당한 해고예고와 단체협상(노동조합활동 . 근로조건 . 근로시간 등)에 대해서 교섭을 요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여러분들의 지지와 격려, 더 나아가 함께 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우리가 회사를 상대로 부당해고예고철회, 단체협상에 대한 교섭을 요청한 것은 회사를 말아먹자고 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최소한의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열심히 일한 만큼의 대우를 받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하나보다는 둘이, 개인보다는 조직이 우리를 지켜줍니다. (주)형지어패럴, (주)샤트렌 사원 여러분 2008년 11월 17일 있을 부당해고예고철회 단체협상 1차 교섭을 지켜봐 주시고 저희와 함께 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2008년 11월
서울의류업노동조합 (주)형지 . 샤트렌 분회원 일동
첫댓글 중도 포기하지 마시고 노동자의 권리를 꼭 쟁취 하시기 바람니다
날씨도 추운데 고생들 하십니다
절대포기 하지마십시요 아무리힘든 상황이라고해도 포기하면않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