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해결 촉구 단식 5명, 정부청사 앞에서 연행
항의하던 시민도 연행...범대위 "광진경찰서 앞에 모여달라"
26일 경찰이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용산참사 해결 촉구 단식농성'을 시작하려던 참가자들을 강제 연행하고 있다. 사진은 경찰에 연행되고 있는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용산참사 해결을 촉구하며 26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던 용산범대위 대표자 5명이 농성돌입 20여분 만에 경찰에 연행됐다.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 조희주 노동전선 대표, 최헌국 예수살기 목사 등 5명은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정부와 정운찬 총리가 용산참사에 정부 책임을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할 때까지 오늘부터 곡기를 끊을 것"이라며 단식에 들어갔다. 박래군.이종회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과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도 명동성당에서 단식에 동참했다.
경찰은 기자회견 전부터 200여명의 병력을 주변에 배치하고 기자회견이 끝난 뒤 대표자들이 연좌하자 세차례 해산경고 끝에 이들을 모두 연행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다 항의하던 시민 1명도 함께 연행됐다.
대표자들과 연행된 시민은 경찰 호송버스에 태워져 광진경찰서로 이송됐다.
홍석만 범대위 대변인은 단식 농성단이 연행된 광진경찰서 앞에서 오후 2시부터 항의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26일 경찰은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용산참사 해결 촉구 단식농성'을 시작하려던 참가자들을 강제 연행했다. 사진은 경찰의 연행이 시작되기전 농성 참가자들의 모습.ⓒ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26일 경찰이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용산참사 해결 촉구 단식농성'을 시작하려던 참가자들을 강제 연행하려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앞서 이들은 농성에 돌입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1인 시위, 삼보일배 등 "더 이상 해볼 것 없이 다 해봤다"며 참사 280일이 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는 용산참사 문제를 정부가 해결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국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농성에 들어가며 범대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수호 최고위원은 "지금 이 순간 문규현 신부님 얼굴이 떠오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렇게 고운 얼굴로 유족들의 손을 붙잡고 위로하며 기도하셨다. 이건 아닌 것 같다. 벌써 280일이 지났다. 이건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다. 정상적인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이런 사회에 함께 있다는 것이 부끄럽고 책임감을 느낀다.
이제 더 할 일이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 저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도 못하게 했다. 손피켓을 펴는 순간 경찰에 의해 완전히 짓눌렸다. 삼보일배도 못했다. 용산 문제가 무엇이기에 우리 사회가 행동조차 못하게 하나.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정상적인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유족들과 냉동고 속에서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 앞에 조금이라도 부끄러운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조희주 대표는 " 정말 겨울이 오기 전에 장례를 치러야 한다"며 "최소한 인간이라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현 이명박 정부는 인간이기를 거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를 광주 학살을 은폐하려 한 전두환.노태우 정권에 비유하기도 했다.
"80년 광주 때 전두환.노태우 정권은 '광'자만 나와도 철저히 차단했다. 용산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 것은 전.노 정권처럼 학살한 것을 철저히 차단하는 모습과 똑같다. 진실이 알려지는 순간 정권이 위태로워져 경찰.검찰을 시켜 이렇게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경찰이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용산참사 해결 촉구 단식농성'을 시작하려던 참가자들을 강제 연행하고 있다. 사진은 경찰에 연행되고 있는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는 "자국민을 공권력이 태워 죽여놓고 사과까지 않는 이런 나라가 100년 전 의거를 감행한 안중근 의사가 바란 나라였겠느냐"며 "이 정부는 지금 곳곳에서는 안 의사의 의거 기념식이 열고 있다. 기념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 한 명 한 명을 하늘처럼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성토했다.
이강실 진보연대 상임대표도 "일본에게 안중근 의사는 테러범이지만 우리에게는 애국자시다. 마찬가지로 용산 철거민들은 이 정부에게는 테러리스트이지만 우리에게는 평범한 시민이다"라며 "용산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사회는 야만의 사회로 가게 된다"라고 말했다.
범대위는 이날 농성단이 연행된 데 대해 "경찰이 단식농성 대표단을 연행한들 단식을 끊게 할 수는 없을 것이요, 용산참사 해결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오늘 연행은 더 큰 분노와 저항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오늘 단식농성장에는 유족분들이 한 분도 안 나오셨다"며 "신부님들이 단식에 들어가고 문규현 신부님까지 쓰러지시면서 유족들이 매우 고통스러워 하고 계시다. 그래서 여기 오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27일 오전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정운찬 총리의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한편 28일 용산참사 철거민들에 대한 선고공판을 앞두고 범대위는 이틀간 동안 모은 종교계, 정치인 등 1천378명의 탄원서를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용산참사 유가족과 피고인 가족, 명진스님, 조헌정 목사, 박창균 신부 등 종교계 인사와 오제세 민주당 의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 정치인, 이영환 성공회대 부총장 등 교수, 영화감독 정지영, 소설가 현기영 등 문화예술인 등이 서명했다.
범대위는 "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일거에 탄원서를 모아주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범대위는 지난 8월에도 시민 23만여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26일 경찰이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용산참사 해결 촉구 단식농성'을 시작하려던 참가자들을 강제 연행하고 있다. 사진은 경찰에 연행돼 경찰버스에 태워지고 있는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26일 경찰은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용산참사 해결 촉구 단식농성'을 시작하려던 참가자들을 강제 연행했다. 사진은 경찰의 연행이 시작되기전 기자회견 모습.ⓒ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26일 경찰이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용산참사 해결 촉구 단식농성'을 시작하려던 참가자들을 강제 연행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26일 경찰은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용산참사 해결 촉구 단식농성'을 시작하려던 참가자들을 강제 연행했다. 사진은 경찰의 연행이 시작되기전 기자회견 모습ⓒ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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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발~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