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과 병아리'·'물놀이하는 아이들' 첫 공개
이중섭의 1950년대 전반 작품인 '닭과 병아리'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후 한국 서양화를 대표하는 화가 이중섭의 작품 90여
점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서울관 1전시실에서 12일부터 내년 4월 23일까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전시에서는 고(故) 이건희 회장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이중섭 작품 104점 가운데 80여 점, 미술관
이 기존에 소장하고 있던 11점 중 10점을 합쳐 총 90여 점이 선보인다.
특히 1950년대 전반에 그린 '닭과 병아리', '물놀이하는 아이들'은 이번에 이건희 컬렉션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다.
또 '춤추는 가족', '손과 새들'도 1980년대 전시된 이후 약 40년 만에 다시 일반에 모습을 보인다.
이중섭이 부인에게 보낸 편지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전시는 이중섭의 작품을 1940년대와 1950년대 작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1940년대에 그가 일본 유학을 떠났다가 원산에 머무를 때 그린 연필화·엽서화, 이후 1950년대 제주도·통영·
서울·대구 등지를 옮겨 다니며 그린 은지화 등을 차례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연애 시절 아내에게 보낸 엽서화 36점과 담배를 감싸는 은박지에 그려낸 은지화 27점도 출품됐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김병기 화백이 '이중섭 세계의 진정성을 은지화
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며 "이 은지화를 한 자리에서 30점 정도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전시
회의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중섭의 '가족과 첫 눈'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는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을 계기로 마련됐다. 이 회장은 국립현대미술관에 1천488점의 작품을
기증했는데 이 가운데 이중섭 작품이 '황소'를 비롯해 104점에 달한다.
1천488점의 기증품 가운데 유영국, 파블로 피카소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유영국의 작품은
판화, 피카소는 도자기 작품이 주를 이루는 것을 고려하면 회화·드로잉 가운데서는 이중섭 작품이 가장 많은
셈이다.
윤 관장은 "이건희 컬렉션으로 증폭된 문화 예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에 부응하고 미술관의 한층 심화된 연구
를 발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로 이중섭의 삶과 예술세계를 새로운 각도에서 살필 수 있어 또
다른 감동과 의미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 해설 오디오 가이드에는 배우 고두심이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했다. 오디오 가이드는 국립현대미술
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전시장 내 QR코드를 통해 누구나 들을 수 있다.
전시회 관람은 하루 7회에 걸쳐 나눠서 진행한다. 관람을 원하는 사람은 온라인 사전예약을 하거나 현장
에서 접수하면 된다.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