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프랑스의 향수회사에서 일하던 남성이 직장에서 단조로운 일만 시킨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해 약 6800만 원의 배상을 받았던 사건이 있었다.
노동자에게 미치는 '보어아웃'의 영향력을 법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였다.
단조로운 업무를 주고 방치한 것은 회사의 잘못이라는 판단이다.
회사 업무가 지루하다는 이유로 배상금을 받았다는 사실에 다소 놀랄 수 있지만 보어아웃(Boreout)은 노동자들의 극심한 정신적 피로감을 유발하는 현상으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증상이다.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에서 발표한 보어아웃 경험 여부를 묻는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중 무려 41%가 직장 생활 중에 보어아웃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 이 보어아웃이 뭐기에 직장인들의 정신 건강에 이토록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걸까? 오늘은 보어아웃의 정의에 대해 살펴보고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번아웃 보다 위험할 수 있는 보어아웃 증후군
과도하게 일에 몰두하던 직장인이 어느 순간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를 호소하며 무기력함에 빠지는 것을 “번아웃”이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보어아웃”은 직장에서 단조롭게 반복되는 업무에 지쳐 점차적으로 의욕을 잃어 무관심, 무기력에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다시말해 자기가 하는 일에 의미를 찾지 못하고 도전의식이나 열정이 사그라들게 되는 현상이다.
보어아웃은 만성화되기 쉽고 벗어나기 어려워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특별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증상 나타나면 보어아웃 증후군을 의심해 볼 것
1. 근무 시간에 주식이나 부동산 사이트를 뒤지는 등 개인적인 일을 한다.
2. 근무 시간에 동료와 채팅을 하거나 잡담을 즐긴다.
3. 일이 많이 있는 것처럼 바쁜 척한다.
4. 퇴근 후 집에 와도 무기력한 상태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만약 여러분이 회사에서 반복적으로 업무 외에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보어아웃 증후군에 빠진 건 아닌지 점검해 보라.
2021년 터키 공무원 18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보어아웃에 빠진 공무원들에게 공통적으로 우울증 증상과 스트레스 및 불안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심지어 퇴근 후에도 두통과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하는 등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다.
보어아웃이 위험한 이유는 내가 보어아웃 증후군이라는 걸 인지한 순간 이미 만성화 단계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클 뿐만아니라 보어아웃은 육체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 상태를 알아차리기가 더 쉽지 않다.
또 많은 직장인이 상대적으로 번아웃 상태를 알리는 것에는 비교적 수월한데 비해 보어아웃을 알리는 것에는 소극적이다.
직무에 관심 없거나 게으른 사람으로 평가받을까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해 두면 점점 더 만성화되고 나아가 자신의 노력이나 능력까지 의심하게 된다.
그러면 보어아웃 증후군, 어떻게 극복할까?(Solution)
1. 업무의 목적이나 의미 찾기 :
보어아웃을 탈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의 자각과 변화에 대한 의지를 갖는 것이다.
잡코리아 설문조사 결과에서 보어아웃에 빠지는 이유를 보면 동기부여 결여, 단조로운 업무 부여, 적성에 맞지 않는 업무 등이 있었다. 어렵지만 내가 하는 일에서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야 보어아웃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매일 하는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려면 일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야 하고,, 노력에 따라서 내가 처한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지녀야 한다. 내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끌어갈 수 있고 직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어야 하는 것이다.
회사나 팀 내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이를 쪼개어 매일매일 내가 달성할 수 있는 목록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빠르고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들을 달성하며 성취감을 느껴보는 것은 무기력을 이기는 힘이 되기도 한다.
2. 상사와 대화를 통해 업무 변경해보기
회사와 조직에 몰입하고 나의 직무에서 의미와 보람을 찾으려면 개인의 능력 수준과 희망하는 업무 영역을 고려해 합리적인 업무를 부여받아야 하는데 이건 개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직장상사와의 면담을 통해서 나에게 맞는 업무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업무에 변화를 주는 것도 업무의 무기력을 떨쳐내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3. 퇴근 후 활동적인 취미생활 하기
퇴근하고 침대에만 누워 있거나 주말에도 꼼짝하기 싫어 두문분출하고 있진 않는가요?
퇴근 후에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활력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업무가 즐겁지 않다는 지배적인 생각에서 빠져나와 관심을 밖으로 돌려 보는 거다. 업무 외에 관심사를 찾아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해 나가다 보면 무기력을 빠져나오는 동력을 얻을 수도 있기때문이다.
업무 무기력을 떨치는 가장 쉽고도 빠른 방법은 환경을 바꾸는 것이지만 이직을 하거나 새로운 업에 도전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데 회사 내에서 내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해낼 수 있도록 필요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동기는 스스로 부여하는 것이고. 동기부여의 궁극적인 형태가 바로 몰입이다.
무기력을 깨우기 위해선 일상 속 사소한 부분부터 변화시켜 보기를 권장한다. 어느새 만족스러운 직장 생활은 물론, 일상의 소중함을 되찾게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