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선생의 세례
S권사로부터 소식이 왔다. 남편 J선생이 세례를 받기로 했다며 심방을 청했다. 양치기 소년과 늑대 이야기처럼 몇 차례 불발되었던 까닭에 확신이 가지 않았다. 76년 동안 부부로 해로한 착한 남편이지만 아내의 계속된 전도에도 세례만큼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상에 대한 자손의 도리라 여겨 마음을 열지 않았다.
믿음을 가진 여러 자녀들의 간곡한 부탁과 아내의 간절한 소원을 거절하는 본인의 마음인들 편했을까? 몇 번이고 세례를 받겠노라 했다가도 거절하곤 했던 것에서 그의 마음을 짐작케 했다. 멈추지 않는 기도가 있으니 때가 오리라.
이번에는 꼭 세례 받겠노라 했다는 말을 주일 목자모임에서 듣고는 기도가 되었다. 이때가 그때가 되게 하소서. 빈 걸음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몇 사람에게 기도 부탁을 하고 조용히 움직이고자 했다.
정작 일을 크게 만든 이는 아내 S권사였다. 정한 시간에 목장 식구들을 모두 그 자리에 모이라 청했다. 덕분에 모처럼 목장식구 대다수가 J선생의 세례 자리에서 만났다.
J선생의 청력은 건강했지만 귀가 어두워진 S권사를 위해 큰 목소리로 말씀을 선포하였다. 그리고 J선생에게로 자리를 옮겨 그에게 물었다.
“세례를 받으시겠습니까?”
응답이 없으면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전에 거절을 겪었던 순간이었기에 긴장되었다.
“네!” 짧지만 확실한 대답이었다.
주저없이 그곳에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었다. 감격과 감사의 눈물과 함께 축하의 박수가 쏟아졌다.
그의 나이 97세이다.❍